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 난경
17 第十七難 · 제17편
第十七難
溫谷 · · 15분
1. 조문 원문
第十七難曰:經言病或有死,或有不治自愈,或連年月不已,其死生存亡,可切脈而知之耶?然,可盡知也。診病若閉目不欲見人者,脈當得肝脈,强急而長,而反得肺脈,浮短而澀者,死也。病若開目而渴,心下牢者,脈當得緊實而數,反得沈澀而微者,死也。病若吐血,復鼽衄血者,脈當沈細,而反浮大而牢者,死也。病若譫言妄語,身當有熱,脈當洪大,而反手足厥逆,脈沈細而微者,死也。病若大腹而泄者,脈當微細而澀,反緊大而滑者,死也。
2. 직역
제십칠난(第十七難)에서 말하기를: 경전에서는 병에 걸려 죽는 경우가 있고, 치료하지 않아도 스스로 낫는 경우가 있으며, 해와 달을 연이어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 그 사생존망(死生存亡)을 맥을 짚어서 알 수 있는가?
그렇다. 다 알 수 있다.
- 병을 진단할 때 눈을 감고 사람을 보려 하지 않는 자는 마땅히 간맥(肝脈)을 얻어야 하니, 강(强)하고 급(急)하며 장(長)해야 하는데, 도리어 폐맥(肺脈)인 부(浮)하고 단(短)하며 삽(澀)한 맥을 얻으면 죽는다.
- 병에 걸려 눈을 뜨고 갈증이 있으며 심하(心下)가 단단한 자는 마땅히 긴(緊)하고 실(實)하며 삭(數)한 맥을 얻어야 하는데, 도리어 침(沈)하고 삽(澀)하며 미(微)한 맥을 얻으면 죽는다.
- 병에 걸려 토혈(吐血)하고 다시 뉵혈(鼽衄血)하는 자는 마땅히 침(沈)하고 세(細)한 맥을 얻어야 하는데, 도리어 부(浮)하고 대(大)하며 뢰(牢)한 맥을 얻으면 죽는다.
- 병에 걸려 헛소리를 하고 망령된 말을 하며 몸에 마땅히 열(熱)이 있어야 하고 맥이 마땅히 홍대(洪大)해야 하는데, 도리어 수족궐역(手足厥逆)하고 맥이 침(沈)하고 세(細)하며 미(微)하면 죽는다.
- 병에 걸려 배가 크고 설사하는 자는 마땅히 미(微)하고 세(細)하며 삽(澀)한 맥을 얻어야 하는데, 도리어 긴(緊)하고 대(大)하며 활(滑)한 맥을 얻으면 죽는다.
3. 의역
난경(難經) 제십칠난(第十七難)은 다음과 같은 물음을 던진다: "경전에서 병에는 죽는 것도 있고, 저절로 낫는 것도 있고, 오래도록 낫지 않는 것도 있다고 하는데, 그 생사(生死)를 과연 맥진(脈診)만으로 알 수 있는가?"
대답은 "그렇다, 모두 알 수 있다"이다.
그 원리는 증(症)과 맥(脈)의 순역(順逆) 관계이다. 병의 증상으로 보아 마땅히 나타나야 할 맥상(脈象)이 나타나면 순증(順證)이니 살 수 있고, 증상과 어긋나는 맥상이 나타나면 역증(逆證)이니 죽는다. 본문에서는 다섯 가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증맥상응(症脈相應)이면 생(生)이고, 증맥상반(症脈相反)이면 사(死)라는 대원칙을 밝히고 있다.
4. 핵심 요지
"맥증상응(脈症相應)이면 생(生)하고, 맥증상반(脈症相反)이면 사(死)한다."
이것이 본 난(難)의 일관된 주제이다. 병의 예후(豫後)를 판단하는 근본 기준은 증상이 가리키는 병기(病機)의 방향과 맥상이 보여주는 정기(正氣)·사기(邪氣)의 실제 상태가 일치하느냐 여부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1) 총론부
| 원문 | 해석 |
|---|---|
| 經言(경언) | 경전에서 말하기를 – 여기서 '경(經)'은 『황제내경(黃帝內經)』을 지칭 |
| 病或有死(병혹유사) | 병에 걸려 죽는 경우가 있고 |
| 或有不治自愈(혹유불치자유) | 치료하지 않아도 스스로 낫는 경우가 있고 |
| 或連年月不已(혹연년월불이) | 해와 달을 이어서 낫지 않는 경우가 있다 |
| 死生存亡(사생존망) | 죽고 사는 것, 있고 없어지는 것 |
| 可切脈而知之耶(가절맥이지지야) | 맥을 짚어서 알 수 있는가? |
| 然,可盡知也(연, 가진지야) | 그렇다, 다 알 수 있다 |
- 切脈(절맥): '절(切)'은 만진다는 뜻. 맥진(脈診)을 의미.
- 盡知(진지): '진(盡)'은 다한다는 뜻. 완전히 알 수 있다는 강한 긍정.
(2) 제1례: 閉目不欲見人(폐목불욕견인)
診病若閉目不欲見人者,脈當得肝脈,强急而長,而反得肺脈,浮短而澀者,死也。
| 구절 | 해석 |
|---|---|
| 閉目不欲見人(폐목불욕견인) | 눈을 감고 사람 보기를 원하지 않음 |
| 肝脈(간맥) | 간(肝)에 해당하는 맥 |
| 强急而長(강급이장) | 강(强)하고 급(急)하며 장(長)하다 – 현맥(弦脈)의 특성 |
| 肺脈(폐맥) | 폐(肺)에 해당하는 맥 |
| 浮短而澀(부단이삽) | 부(浮)하고 단(短)하며 삽(澀)하다 |
핵심 한자 분석:
- 閉目(폐목): 눈을 감음. 목(目)은 간(肝)이 개규(開竅)하는 곳. 간(肝)이 주관하는 관문이 눈이므로, 눈을 감고 사람 보기 싫어하는 것은 간병(肝病)의 표현.
- 不欲見人(불욕견인): 사람을 보려 하지 않음. 이는 궐음(厥陰) 간경(肝經)의 병으로, 간기울결(肝氣鬱結) 또는 간혈부족(肝血不足)으로 신(神)이 안으로 수렴되는 상태.
- 强急(강급): 현(弦)하면서도 긴장된 상태. 간(肝)의 본맥(本脈)은 현(弦)이니, 강급이장(强急而長)은 간맥(肝脈)의 특징적 형태.
- 浮短而澀(부단이삽): 폐(肺)의 맥상 특징. 폐(肺)는 금(金), 간(肝)은 목(木). 금극목(金剋木)의 관계이므로, 간병(肝病)에 폐맥(肺脈)이 나타나면 상극(相剋)의 사맥(死脈)이 된다.
(3) 제2례: 開目而渴, 心下牢(개목이갈, 심하뢰)
病若開目而渴,心下牢者,脈當得緊實而數,反得沈澀而微者,死也。
| 구절 | 해석 |
|---|---|
| 開目而渴(개목이갈) | 눈을 뜨고 갈증이 있음 |
| 心下牢(심하뢰) | 심하(心下, 명치 아래)가 단단함 |
| 緊實而數(긴실이삭) | 맥이 긴(緊)하고 실(實)하며 삭(數)함 |
| 沈澀而微(침삽이미) | 맥이 침(沈)하고 삽(澀)하며 미(微)함 |
분석:
- 開目(개목): 눈을 뜨고 있다는 것은 양열(陽熱)이 왕성하여 신명(神明)이 흥분된 상태.
- 渴(갈): 갈증은 진액(津液) 소모 또는 열사(熱邪)가 진액을 상한 것.
- 心下牢(심하뢰): '뢰(牢)'는 단단하고 굳은 것. 심하(心下)에 유형(有形)의 사기(邪氣)가 결취(結聚)된 실증(實證).
- 이 세 증상은 모두 양열실증(陽熱實證)을 가리킨다. 따라서 맥도 긴실이삭(緊實而數)이어야 한다.
- 도리어 침삽이미(沈澀而微)한 맥이 나타나면, 증(症)은 실(實)인데 맥(脈)은 허(虛)하여, 정기(正氣)가 이미 패절(敗絕)한 것이므로 죽는다.
(4) 제3례: 吐血, 鼽衄血(토혈, 구뉵혈)
病若吐血,復鼽衄血者,脈當沈細,而反浮大而牢者,死也。
| 구절 | 해석 |
|---|---|
| 吐血(토혈) | 피를 토함 |
| 鼽衄血(구뉵혈) | 코에서 피가 남. 鼽(구)는 코막힘, 衄(뉵)은 코피 |
| 沈細(침세) | 맥이 침(沈)하고 세(細)함 |
| 浮大而牢(부대이뢰) | 맥이 부(浮)하고 대(大)하며 뢰(牢)함 |
분석:
- 吐血(토혈)과 鼽衄(구뉵): 출혈이 위(上)로 나가는 병증. 혈(血)이 이미 손상되어 탈혈(脫血) 상태.
- 脈當沈細(맥당침세): 출혈로 혈(血)이 크게 손실되었으므로, 맥이 침(沈)하고 세(細)해야 혈허(血虛)의 상태와 부합한다. 이것이 순증(順證).
- 浮大而牢(부대이뢰): 도리어 맥이 부(浮)하고 대(大)하며 뢰(牢)하다는 것은, 혈(血)은 이미 빠져나갔는데 양기(陽氣)가 밖으로 부월(浮越)하여 산탈(散脫)하려는 것. 이는 양기폭탈(陽氣暴脫) 또는 혈탈양부(血脫陽浮)의 위중한 상태로 사증(死證)이 된다.
- 鼽(구): 원래 코가 막히는 것을 의미하나, 여기서 鼽衄(구뉵)은 비뉵(鼻衄, 코피)을 통칭.
(5) 제4례: 譫言妄語(섬언망어)
病若譫言妄語,身當有熱,脈當洪大,而反手足厥逆,脈沈細而微者,死也。
| 구절 | 해석 |
|---|---|
| 譫言妄語(섬언망어) | 헛소리를 하고 망령된 말을 함 |
| 身當有熱(신당유열) | 몸에 마땅히 열이 있어야 함 |
| 洪大(홍대) | 맥이 홍(洪)하고 대(大)함 |
| 手足厥逆(수족궐역) | 손발이 차갑게 역냉(逆冷)됨 |
| 沈細而微(침세이미) | 맥이 침(沈)하고 세(細)하며 미(微)함 |
분석:
- 譫言妄語(섬언망어): 의식이 혼탁하여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하는 것. 일반적으로 양명부실(陽明腑實)의 열(熱)이 심(心)을 교란하는 실열증(實熱證)에서 나타남.
- 身當有熱, 脈當洪大(신당유열, 맥당홍대): 섬어(譫語)가 실열(實熱)에 의한 것이라면, 몸에 열이 있고 맥이 홍대(洪大)해야 한다. 이것이 순증(順證).
- 反手足厥逆, 脈沈細而微(반수족궐역, 맥침세이미): 도리어 사지가 차갑고 맥이 약해진다는 것은, 겉으로는 열증(熱證)의 증상(섬어)이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양기(陽氣)가 이미 쇠패(衰敗)하여 소멸(消滅)에 이른 상태.
- 이는 진한가열(眞寒假熱) 중에서도 가장 위중한 형태로, 양기(陽氣)가 탈진(脫盡)하기 직전의 최후 착란(錯亂)일 수 있다. 다만, 여기서 난경(難經)의 논지는 증(症)이 실열(實熱)을 가리키는데 맥(脈)이 허한(虛寒)을 보이면 사(死)라는 '증맥상반(症脈相反)'의 원칙을 보여주는 것이다.
(6) 제5례: 大腹而泄(대복이설)
病若大腹而泄者,脈當微細而澀,反緊大而滑者,死也。
| 구절 | 해석 |
|---|---|
| 大腹(대복) | 배가 크게 부풀어 있음 (복창, 腹脹) |
| 泄(설) | 설사함 |
| 微細而澀(미세이삽) | 맥이 미(微)하고 세(細)하며 삽(澀)함 |
| 緊大而滑(긴대이활) | 맥이 긴(緊)하고 대(大)하며 활(滑)함 |
분석:
- 大腹而泄(대복이설): 복부가 팽만하면서 설사하는 것. 비양허(脾陽虛)로 수습(水濕)이 정체되어 배가 부르고, 비(脾)의 운화(運化) 기능이 실조(失調)되어 설사하는 허한증(虛寒證)의 전형.
- 脈當微細而澀(맥당미세이삽): 비양허(脾陽虛)·중기부족(中氣不足)의 병이므로, 맥도 허약(虛弱)한 미세삽(微細澀)이어야 증맥(症脈)이 부합한다.
- 反緊大而滑(반긴대이활): 도리어 맥이 긴(緊)하고 대(大)하며 활(滑)하다는 것은, 사기(邪氣)가 매우 성(盛)한 실맥(實脈). 정기(正氣)는 이미 허탈(虛脫)되었는데 사기(邪氣)만 강성(强盛)한 것이니, 정불승사(正不勝邪)하여 사증(死證)이 된다.
6. 병기 분석
총체적 병기 구조
본 난(難)은 다섯 가지 사례를 통해 공통된 하나의 병기(病機) 원리를 보여준다:
증상이 가리키는 병기 방향 → 해당 병기에 맞는 맥상이 기대됨 →
├─ 맥이 증상과 부합 (症脈相應) → 정사교쟁(正邪交爭)의 정상 반응 → 生
└─ 맥이 증상과 상반 (症脈相反) → 정기패절(正氣敗絕) 또는 오행상극(五行相剋) → 死
각 례의 병기 구조
제1례: 오행상극(五行相剋)으로 인한 사맥(死脈)
병인: 간기울체(肝氣鬱滯) 또는 간혈부족(肝血不足)
→ 병위: 간(肝), 궐음(厥陰)
→ 증상: 폐목불욕견인(閉目不欲見人) [간주목(肝主目)]
→ 당맥: 간맥(肝脈) = 강급이장(强急而長) = 현장(弦長)
→ 반맥: 폐맥(肺脈) = 부단이삽(浮短而澀)
→ 병기: 금극목(金剋木) – 간병(肝病)에 극아지맥(剋我之脈)이 나타남
→ 결과: 사(死)
제2례: 실증(實證)에 허맥(虛脈)
병인: 양열사기(陽熱邪氣) 내성(內盛), 실열결체(實熱結滯)
→ 병위: 중초(中焦), 양명(陽明)
→ 증상: 개목(開目) + 갈(渴) + 심하뢰(心下牢) [양열실증(陽熱實證)]
→ 당맥: 긴실이삭(緊實而數) [실(實)한 사기에 대응]
→ 반맥: 침삽이미(沈澀而微) [정기허패(正氣虛敗)]
→ 병기: 사성정쇠(邪盛正衰) – 정기가 사기를 대항할 힘이 없음
→ 결과: 사(死)
제3례: 혈탈양부(血脫陽浮)
병인: 혈열망행(血熱妄行) 또는 기허불섭혈(氣虛不攝血)
→ 병위: 위(上焦), 폐위(肺胃)
→ 증상: 토혈(吐血) + 구뉵(鼽衄) [출혈→혈허(血虛)]
→ 당맥: 침세(沈細) [혈부족(血不足)의 반영]
→ 반맥: 부대이뢰(浮大而牢) [양기부월(陽氣浮越), 탈상(脫象)]
→ 병기: 음혈이탈(陰血已脫), 양무소부(陽無所附), 양기외산(陽氣外散)
→ 결과: 사(死)
이 병기는 임상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출혈 후 맥이 갑자기 홍대(洪大)해지는 것은 양기탈절(陽氣脫絕)의 전조로, 『상한론(傷寒論)』에서도 유사한 맥증상반(脈症相反)의 경고가 있다.
제4례: 양기쇠절(陽氣衰絕)의 가열(假熱)
병인: 고열(高熱) 또는 실열(實熱)로 보이는 증상
→ 병위: 심(心), 양명(陽明)
→ 증상: 섬언망어(譫言妄語) + 신열(身熱) [실열교심(實熱擾心)]
→ 당맥: 홍대(洪大) [양열충성(陽熱充盛)]
→ 반맥: 수족궐역(手足厥逆) + 맥침세이미(脈沈細而微)
→ 병기: 양기탈절(陽氣脫絕), 음양이결(陰陽離決)
→ 결과: 사(死)
제5례: 정허사실(正虛邪實)의 극단
병인: 비양허(脾陽虛), 수습내정(水濕內停)
→ 병위: 비(脾), 중초(中焦)
→ 증상: 대복(大腹) + 설(泄) [비허습정(脾虛濕停)]
→ 당맥: 미세이삽(微細而澀) [비기허약(脾氣虛弱)]
→ 반맥: 긴대이활(緊大而滑) [사기강성(邪氣强盛)]
→ 병기: 정기이극(正氣已極), 사기독성(邪氣獨盛), 정불승사(正不勝邪)
→ 결과: 사(死)
7. 오행(五行)과 맥증(脈症) 관계의 심층 분석
제1례에서의 오행 논리
이 조문에서 특히 제1례는 오행상극(五行相剋)의 맥진 원리를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간(肝) = 목(木) ← 폐(肺) = 금(金)
금극목(金剋木)
간병(肝病)에 간맥(肝脈)이 나오면 아장자맥(我臟自脈)이니 순(順)이다.
간병(肝病)에 폐맥(肺脈)이 나오면 극아자맥(剋我者脈)이니 역(逆)이다.
이 원리는 난경(難經) 제십오난(第十五難), 제십사난(第十四難)과도 밀접히 연결된다. 오행(五行) 상생상극(相生相剋)의 관계에 따라:
| 맥의 관계 | 의미 | 예후 |
|---|---|---|
| 본장맥(本臟脈) | 아장자맥(我臟自脈) | 순(順) |
| 생아자맥(生我者脈) | 모기(母氣) 도움 | 길(吉) |
| 아생자맥(我生者脈) | 자기(子氣) 설(泄) | 보통 |
| 극아자맥(剋我者脈) | 적(敵)이 강함 | 흉(凶)/사(死) |
| 아극자맥(我剋者脈) | 내가 이김 | 미흉(微凶) |
나머지 4례의 원리: 증맥상응(症脈相應)의 허실(虛實) 판단
제2~5례는 오행(五行) 상극이 아닌, 허실순역(虛實順逆)의 원리를 보여준다:
| 상황 | 당맥(當脈) | 반맥(反脈) | 의미 |
|---|---|---|---|
| 실증(實證) | 실맥(實脈) = 순 | 허맥(虛脈) = 역 | 정허불승사(正虛不勝邪) |
| 허증(虛證) | 허맥(虛脈) = 순 | 실맥(實脈) = 역 | 사성정절(邪盛正絕) |
| 열증(熱證) | 열맥(熱脈) = 순 | 한맥(寒脈) = 역 | 양기쇠절(陽氣衰絕) |
| 출혈증(出血證) | 세약맥(細弱脈) = 순 | 부대맥(浮大脈) = 역 | 양기폭탈(陽氣暴脫) |
8. 관련 조문 비교
(1) 『황제내경·소문(素問)』 「옥기진장론(玉機眞臟論)」과의 관련
眞臟脈見者(진장맥현자), 勝日死(승일사).
진장맥(眞臟脈)이란 위기(胃氣)가 없는 순수한 장맥(臟脈)으로, 이것이 나타나면 죽는다. 제17난(第十七難)의 '반득(反得)' 맥도 일종의 위기(胃氣)를 잃은 비정상 맥으로 이해할 수 있다.
(2) 『상한론(傷寒論)』 관련 조문
제12조 계통:
太陽中風(태양중풍), 陽浮而陰弱(양부이음약)...
『상한론(傷寒論)』에서도 증맥상응(症脈相應)의 원칙은 일관된다.
제333조:
傷寒(상한), 脈遲(맥지), 六七日(육칠일), 而反與黃芩湯徹其熱(이반여황금탕철기열). 脈遲爲寒(맥지위한)...
증상이 열(熱)처럼 보여도 맥이 지(遲)하면 한(寒)이니, 이때 청열(清熱)하면 죽인다. 이것도 맥과 증의 상응 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의 연장이다.
탈혈(脫血)과 맥의 관계:
亡血家(망혈가), 不可發汗(불가발한).
— 『상한론(傷寒論)』
대량 출혈 후 맥이 부대(浮大)한 것은 제3례와 같은 병기(病機)로, 혈탈양부(血脫陽浮)의 위기 상태이다.
(3) 난경(難經) 내부 관련
- 제13난(第十三難): 오장 각각의 색(色)·맥(脈) 관계
- 제14난(第十四難): 사계절 맥(四時脈)의 순역(順逆)
- 제15난(第十五難): 사계절에 나타나야 할 맥과 실제 맥의 비교
- 제16난(第十六難): 맥의 내외(內外), 상하(上下) 변동으로 장부(臟腑) 판별
제17난(第十七難)은 이들의 응용편으로, 구체적 임상 증상과 맥상의 조합으로 예후(豫後)를 판단하는 실전적 내용이다.
9. 임상적 의의
(1) 대출혈 환자의 맥진
현대 응급의학에서도 대량 출혈 환자가 갑자기 맥이 강해지면(보상성 빈맥→이후 맥이 급격히 약해지는) 이는 순환 허탈(circulatory collapse)의 전조로 본다. 제3례(토혈·뉵혈에 부대뢰맥)의 상황과 일맥상통한다.
(2) 패혈증(sepsis) 환자의 판단
고열에 섬어(譫語)하는 감염 환자가 갑자기 사지가 차가워지고 맥이 미약해지면 — 이는 패혈성 쇼크(septic shock)에 해당하며, 제4례의 병기(섬언망어에 수족궐역·맥침세미)와 정확히 대응한다.
(3) 만성 간질환 환자의 맥진
간경변(肝硬變) 등 간병(肝病) 환자의 맥이 현장(弦長)하면 간의 본맥(本脈)이니 아직 치료 가능성이 있으나, 부단삽(浮短澀)한 폐금(肺金)의 맥이 나타나면 극도로 나쁜 예후를 시사한다.
(4) 복수(腹水)·만성 설사 환자
대복이설(大腹而泄)의 상황은 현대의 간경변 복수 + 설사, 또는 만성 장질환으로 인한 영양실조 + 복부팽만에 비견할 수 있다. 이런 환자에서 맥이 긴대활(緊大滑)하면 사기(邪氣)가 정기(正氣)를 압도하고 있어 예후가 극히 불량하다.
(5) 열증(熱證) 환자의 심하 경결(心下硬結)
개목이갈(開目而渴), 심하뢰(心下牢)의 환자는 현대적으로 급성 복증(急性腹症), 장폐색(腸閉塞), 복막염(腹膜炎) 등의 실열증(實熱證)에 비견할 수 있다. 이때 맥이 침삽미(沈澀微)하면 이미 정기(正氣)가 패절(敗絕)한 것이니 예후가 극히 나쁘다.
10. 오해하기 쉬운 지점
① "反(반)"의 의미
'반(反)'은 단순히 "반대"가 아니라, "마땅히 ~여야 하는데 도리어 ~하다"는 뜻이다. 즉, 병기(病機)의 논리적 기대치에 어긋남을 나타내는 핵심 글자이다. 이 '반(反)' 자 하나가 순증(順證)과 역증(逆證)의 분기점이다.
② "死(사)"의 임상적 해석
'사(死)'는 반드시 "즉시 사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예후가 극히 나쁘다", "치료가 극히 어렵다", "정기가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다"라는 의미로 넓게 해석해야 한다. 그러나 적극적 치료 없이는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중한 상태를 가리키는 것은 분명하다.
③ 제2례의 "긴실이삭(緊實而數)"
'긴(緊)'은 보통 한(寒)과 관련되는 맥인데, 여기서는 실증(實證)의 맥으로 사용되었다. 이때의 긴(緊)은 사기(邪氣)가 충실(充實)하여 맥이 팽팽하게 긴장된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한사(寒邪)의 긴(緊)과는 구별해야 한다. 일부 주석가는 이를 실열(實熱)이 심하(心下)에 결취(結聚)된 상태에서의 실맥(實脈)으로 해석한다.
④ 제5례 "대복(大腹)"의 해석
'대복(大腹)'은 단순 비만이 아니라, 복창(腹脹), 복수(腹水), 고장(鼓脹) 등 병리적 복부 팽대를 의미한다. 비양허(脾陽虛)로 수습(水濕)이 정체되어 배가 부르고, 동시에 운화(運化) 실조로 설사하는 것이므로, 허증(虛證)의 범주에 속한다.
⑤ 제1례만 오행(五行) 상극, 나머지는 허실순역(虛實順逆)
주의할 점은, 5가지 사례가 모두 같은 원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 제1례: 오행상극(五行相剋)의 원리 (간병에 폐맥 = 금극목)
- 제2~5례: 증맥(症脈)의 허실(虛實)·한열(寒熱) 상응 원리
두 가지 원리는 다르지만, "증과 맥이 어긋나면 사(死)"라는 대원칙 아래 통합된다.
11. 요약 도표
| 례 | 증상 | 병기 방향 | 당맥(當脈) | 반맥(反脈) | 사(死)의 원리 |
|---|---|---|---|---|---|
| 1 | 폐목불욕견인 | 간병(목) | 강급이장(간맥) | 부단이삽(폐맥) | 금극목(金剋木) |
| 2 | 개목·갈·심하뢰 | 실열증 | 긴실이삭 | 침삽이미 | 정허불승사 |
| 3 | 토혈·구뉵혈 | 혈허증 | 침세 | 부대이뢰 | 혈탈양부 |
| 4 | 섬언망어·신열 | 실열교심 | 홍대 | 수족궐역·침세미 | 양기쇠절 |
| 5 | 대복이설 | 비양허증 | 미세이삽 | 긴대이활 | 사성정절 |
12. 결론적 의의
난경(難經) 제십칠난(第十七難)은 맥진(脈診)의 예후판단(豫後判斷) 기능을 체계적으로 제시한 핵심 조문이다. 이 조문이 전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 맥은 단독으로 읽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증상과 대조하여 읽어야 한다.
- 증맥상응(症脈相應)은 정사(正邪)가 아직 교쟁(交爭) 중이라는 뜻이니 치료 가능성이 있다.
- 증맥상반(症脈相反)은 정기패절(正氣敗絕), 오행상극(五行相剋), 음양이결(陰陽離決)을 의미하니 예후가 극히 나쁘다.
- 임상에서 맥과 증이 어긋날 때는 반드시 경각심을 가지고, '왜 어긋나는가'를 깊이 분석해야 한다.
이 원칙은 후대 『상한론(傷寒論)』, 『금궤요략(金匱要略)』은 물론 모든 한의 임상에서 예후 판단의 근본 토대가 된다.
溫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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