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57 第五十七難 · 제60편

第五十七難

溫谷 · · 14분

1. 조문 원문

五十七難曰:泄凡有幾,皆有名不?然,泄凡有五,其名不同。有胃泄,有脾泄,有大腸泄,有小腸泄,有大瘕泄,名曰後重。
胃泄者,飮食不化,色黃。脾泄者,腹脹滿,泄注,食卽嘔吐逆。大腸泄者,食已窘迫,大便色白,腸鳴切痛。小腸泄者,溲而便膿血,少腹痛。大瘕泄者,裏急後重,數至圊而不能便,莖中痛。此五泄之法也。

2. 직역

오십칠난에서 말하기를: 설사[泄(설)]에는 무릇 몇 가지가 있으며, 모두 이름이 있는가?
그러하다. 설사에는 무릇 다섯 가지가 있으며, 그 이름이 같지 않다. 胃泄(위설)이 있고, 脾泄(비설)이 있고, 大腸泄(대장설)이 있고, 小腸泄(소장설)이 있고, 大瘕泄(대가설)이 있으니, [대가설을] 일컬어 後重(후중)이라 한다.

胃泄(위설)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변의] 색이 누렇다. 脾泄(비설)은 배가 그득하고 팽만하며 쏟아지듯 설사하고[泄注(설주)], 음식을 먹으면 곧 구역질하고 토하는 것이다. 大腸泄(대장설)은 음식을 먹고 나면 급박하게 [변의가] 절박하고, 대변의 색이 희며, 장이 울리고 잘리는 듯 아프다. 小腸泄(소장설)은 소변을 볼 때 농혈(膿血)을 함께 대변으로 내보내고, 아랫배가 아프다. 大瘕泄(대가설)은 뱃속이 당기고[裏急(이급)] 뒤가 무직한[後重(후중)] 것이며, 여러 번 뒷간[圊(청)]에 가되 변을 보지 못하고, 음경 속[莖中(경중)]이 아프다. 이것이 다섯 가지 설사의 법이다.

3. 의역

설사에는 다섯 종류가 있으며, 각각 병이 자리 잡은 장부(臟腑)에 따라 이름과 증상이 다르다.

  • 위(胃)에서 비롯된 설사는 음식물이 소화되지 않고 누런 변을 본다.
  • 비(脾)에서 비롯된 설사는 복부 팽만과 물 같은 설사가 나며, 먹기만 하면 바로 구토한다.
  • 대장(大腸)에서 비롯된 설사는 먹고 난 뒤 급박하게 변의가 몰려오고, 흰색 변을 보며, 장이 꾸르륵 소리 내고 꿰뚫는 듯 아프다.
  • 소장(小腸)에서 비롯된 설사는 소변과 함께 농혈이 대변으로 빠져나오고, 아랫배가 아프다.
  • 대가설(大瘕泄)은 뱃속이 당기고 뒤가 묵직하여 여러 번 화장실에 가지만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며, 음경 속이 아프다.

4. 핵심 요지

같은 "설사"라 해도 병위(病位)가 다르면 증상과 치법이 모두 달라진다.
이 조문은 泄瀉(설사)를 위·비·대장·소장·대가(大瘕)의 다섯 장부 계통으로 분류하여, 변별진단(辨別診斷)의 틀을 제시한 것이다. 단순히 "배탈이 났다"로 뭉뚱그리지 않고, 변의 색깔·복부 증상·배변 양상·수반 통증·소변 상태를 관찰하여 병이 있는 장부를 특정하는 장부변증(臟腑辨證)의 원형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1) 총론부

구절해석
泄(설)넓은 의미의 설사. 후세에는 泄(설)은 서서히 스며 나오듯 사하는 것, 瀉(사)는 쏟아지듯 급하게 나오는 것으로 구분하기도 하나, 여기서는 설사 전체를 포괄한다.
凡有幾(범유기)무릇 몇 가지가 있는가.
皆有名不(개유명불)모두 이름이 있는가, 없는가. '不(불/부)'는 여기서 의문사.
大瘕泄, 名曰後重(대가설, 명왈후중)大瘕(대가)의 '瘕(가)'는 고정되지 않은 덩어리·적취를 뜻하며, 장(腸) 내에 氣滯(기체)가 뭉쳐서 마치 덩어리가 있는 듯 막히는 병리를 가리킨다. 이를 달리 '後重(후중)'이라 부른다.

(2) 胃泄(위설)

飮食不化, 色黃(음식불화, 색황)
  • 飮食不化(음식불화): 먹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변에 음식물 찌꺼기가 그대로 섞여 나옴. 이를 후세에서는 完穀不化(완곡불화)라 한다.
  • 色黃(색황): 변의 색이 누렇다.

병기 분석:

胃의 腐熟(부숙) 기능 저하
→ 水穀(수곡)이 소화되지 못함
→ 음식물이 未消化(미소화) 상태로 하행
→ 便中 음식잔사 + 黃色(황색)
  • 위(胃)는 水穀之海(수곡지해)로서 음식을 받아들이고 腐熟(부숙), 즉 삭히는 기능을 담당한다.
  • 색이 누런 것은 胃에 해당하는 土色(토색)이며, 병이 아직 脾(비)까지 깊이 들어가지 않고 胃(위) 자체의 소화 기능 부전에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 임상적으로 급성 위염·과식·음냉상위(飮冷傷胃) 등에서 볼 수 있다.

(3) 脾泄(비설)

腹脹滿, 泄注, 食卽嘔吐逆(복창만, 설주, 식즉구토역)
  • 腹脹滿(복창만): 배가 그득하고 가득 차는 느낌.
  • 泄注(설주): 물처럼 쏟아지듯 설사함. '注(주)'는 물이 쏟아지는 모양.
  • 食卽嘔吐逆(식즉구토역): 먹기만 하면 곧바로 구역질하고 토함.

병기 분석:

脾의 運化(운화) 기능 실조
→ 水濕(수습) 내정(內停)
→ 中焦(중초) 氣機(기기) 불리
→ 腹脹滿
→ 清濁不分(청탁불분) → 泄注(수양성 설사)
→ 脾氣不升(비기불승) + 胃氣不降(위기불강) → 食入卽吐(식입즉토)
  • 脾(비)는 運化(운화)·升清(승청)을 주관한다. 脾가 虛(허)하면 수습이 정체되어 복만이 생기고, 청탁이 분리되지 못하여 수양성 설사가 된다.
  • "食卽嘔吐逆"은 脾虛(비허)로 인해 胃의 和降(화강) 기능까지 영향을 받아 脾胃 동시 실조를 보이는 것이다.
  • 위설(胃泄)과의 감별: 위설은 소화불량이 주이고 구토는 두드러지지 않으며 완곡불화가 핵심인 반면, 비설은 복만 + 수양성 설사 + 식즉구토의 삼징(三徵)이 핵심이다.

(4) 大腸泄(대장설)

食已窘迫, 大便色白, 腸鳴切痛(식이군박, 대변색백, 장명절통)
  • 食已窘迫(식이군박): 먹고 나면[食已(식이)] 곤색하고 급박하다[窘迫(군박)]. 즉 먹자마자 곧바로 변의(便意)가 급히 몰려옴.
  • 大便色白(대변색백): 대변의 색이 희다.
  • 腸鳴切痛(장명절통): 장이 꾸르륵 소리 나며[腸鳴(장명)], 칼로 베는 듯 아프다[切痛(절통)].

병기 분석:

大腸 傳導(전도) 기능 실조 + 寒邪(한사) 침범
→ 食入 → 胃腸 반사 항진 → 窘迫(급박한 변의)
→ 大腸 不能 固攝(고섭)
→ 色白: 陽氣(양기) 부족 / 寒證(한증) 반영
→ 腸鳴: 水氣(수기)가 장 속에서 움직임
→ 切痛: 寒邪 凝滯(응체)로 氣血 不通 → 痛
  • 色白(색백)은 대장의 陽氣(양기) 부족 또는 寒(한)의 징후이다. 金(금)에 해당하는 白色(백색)이 대장(大腸)의 본색과도 연결된다.
  • 食已窘迫은 후세의 이른바 食後卽瀉(식후즉사), 소위 "먹기가 무섭게 화장실 간다"는 증상과 일치한다. 이는 胃-大腸 반사(gastrocolic reflex)가 항진되어 있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 腸鳴切痛(장명절통): 寒凝(한응)으로 기혈이 소통되지 못하면 不通則痛(불통즉통)이 된다. '切(절)'자는 날카롭게 끊어지는 듯한 통증의 성질을 표현한다.

(5) 小腸泄(소장설)

溲而便膿血, 少腹痛(수이변농혈, 소복통)
  • 溲(수): 소변. '溲而(수이)'는 소변을 보면서.
  • 便膿血(변농혈): 고름[膿(농)]과 피[血(혈)]가 대변으로 나옴.
  • 少腹痛(소복통): 아랫배[少腹(소복)]가 아프다.

병기 분석:

小腸 泌別清濁(비별청탁) 기능 실조
→ 清濁이 분리되지 못함
→ 濕熱(습열) 또는 邪氣가 小腸에 蘊結(온결)
→ 血絡(혈락) 손상 → 膿血(농혈) 발생
→ 小腸의 부위 = 少腹(소복) → 少腹痛
→ 소변과 대변이 혼란 → "溲而便膿血"
  • 小腸(소장)의 핵심 기능은 泌別清濁(비별청탁)이다. 맑은 것[清(청)]은 脾로 올리고, 탁한 것[濁(탁)]은 대장과 방광으로 내려보내는 분류 기능이다.
  • 이 기능이 실조되면 소변과 대변의 경계가 무너져, 소변을 볼 때 농혈이 대변으로 나오는 것이다.
  • 膿血(농혈)이 나온다는 것은 단순한 수양성 설사가 아니라 열(熱)이 혈분(血分)에 침투하여 혈락을 손상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후세의 腸癰(장옹)·痢疾(이질) 범주와 겹친다.
  • 少腹(소복)은 小腸의 해부학적 위치와 일치한다.

(6) 大瘕泄(대가설)

裏急後重, 數至圊而不能便, 莖中痛(이급후중, 삭지청이불능변, 경중통)
  • 裏急(이급): 뱃속[裏(이)]이 급박하게 당기는 느낌.
  • 後重(후중): 항문 부위[後(후)]가 묵직하게 느껴지는 것[重(중)].
  • 數至圊(삭지청): 여러 번[數(삭)] 뒷간[圊(청)]에 감.
  • 不能便(불능변): 변을 제대로 보지 못함.
  • 莖中痛(경중통): 음경 속[莖中(경중)]이 아프다.

병기 분석:

大瘕 = 腸中 氣滯凝結(기체응결) → 마치 적취(積聚)가 있는 듯
→ 氣機 下迫(기기하박) → 裏急(뱃속 당김)
→ 排出 不暢(배출불창) → 後重(항문 무직감)
→ 便意는 빈번하나 실제 배출 곤란 → 數至圊而不能便
→ 氣滯가 前陰(전음)까지 파급 → 莖中痛
  • 大瘕(대가)의 '瘕(가)'는 假聚(가취), 즉 氣의 응결로 인한 가성 종괴를 의미한다. 이는 유형의 덩어리[積(적)]가 아니라, 氣가 뭉쳐서 마치 무언가 막혀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병리이다.
  • 裏急後重(이급후중)은 후세 이질(痢疾) 변증의 대표적 증후이다. 『傷寒論(상한론)』에서도 이급후중은 少陰病(소음병) 하리 등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 莖中痛(경중통): 小腸泄(소장설)과 감별이 필요한 부분이다. 대가설에서는 氣滯(기체)가 下焦(하초)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므로, 항문 쪽뿐 아니라 전음(前陰)인 음경 속까지 통증이 파급된다. 이는 下焦(하초)의 기기(氣機)가 전면적으로 막혀 있음을 시사한다.
  • 현대적으로는 세균성 이질, 궤양성 대장염, 과민성 장 증후군의 이급후중형 등과 대비할 수 있다.

6. 五泄(오설) 비교 종합표

분류病位(병위)핵심 증상변의 특징핵심 병기
胃泄(위설)胃(위)飮食不化(음식불화)色黃(색황), 음식잔사胃의 腐熟(부숙) 부전
脾泄(비설)脾(비)腹脹滿(복창만), 食卽嘔吐(식즉구토)泄注(설주, 수양변)脾의 運化(운화) 실조
大腸泄(대장설)大腸(대장)食已窘迫(식이군박), 腸鳴切痛(장명절통)色白(색백)大腸 傳導(전도) 실조 + 寒凝(한응)
小腸泄(소장설)小腸(소장)少腹痛(소복통)膿血(농혈)小腸 泌別清濁(비별청탁) 실조 + 熱入血絡(열입혈락)
大瘕泄(대가설)下焦(하초) 전체裏急後重(이급후중), 莖中痛(경중통)數至圊不能便(삭지청불능변)腸中 氣滯凝結(기체응결)

7. 병기(病機)의 구조적 분석

총론적 병기 구조

五泄(오설)의 분류 원리는 病位(병위)의 차이에 따른 증상 발현의 차이이다.

泄(설사) 공통 병기: 水穀 → 정상적 소화·흡수·배설 경로 이탈

  ┌─ 胃: 腐熟 불능 → 完穀不化
  ├─ 脾: 運化 불능 → 水濕 내정 → 泄注 + 嘔吐
  ├─ 大腸: 傳導 실조 + 寒 → 色白·切痛·窘迫
  ├─ 小腸: 泌別 불능 + 熱 → 膿血·少腹痛
  └─ 大瘕: 氣滯 凝結 → 裏急後重·莖中痛

上·中·下 三焦(삼초) 관점의 분석

三焦 위치해당 泄병리 특징
上~中焦(상·중초)胃泄·脾泄소화·운화 기능 부전 중심
中~下焦(중·하초)大腸泄전도(傳導) 실조, 한증(寒證) 경향
下焦(하초)小腸泄·大瘕泄청탁불분, 기체응결, 열상(熱傷) 혈락

寒·熱(한·열) 관점의 분석

  • 偏寒(편한): 胃泄(양기 부족으로 부숙 불능), 大腸泄(색백·절통 = 寒凝)
  • 偏熱(편열): 小腸泄(농혈 = 熱傷血絡)
  • 氣滯 위주(기체 위주): 大瘕泄(이급후중, 기기 울체)
  • 虛證 위주(허증 위주): 脾泄(운화 실조, 중기 하함 경향)

8. 유사 조문·관련 문헌과의 비교

(1) 《難經(난경)》 제57난과 제56난의 관계

  • 제56난(제오십육난)은 五臟之積(오장지적), 즉 다섯 장부의 적취(積聚)를 논한다.
  • 제57난은 五泄(오설), 즉 다섯 장부의 설사를 논한다.
  • 두 조문 모두 병위에 따른 분류라는 동일한 방법론을 사용한다.
  • 이는 《難經(난경)》이 臟腑辨證(장부변증)의 체계를 확립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 《素問(소문)·陰陽應象大論(음양응상대론)》과의 연관

"淸氣在下, 則生飱泄; 濁氣在上, 則生䐜脹"
(청기재하, 즉생손설; 탁기재상, 즉생진창)
  • 이 조문은 청양(清陽)이 상승하지 못하고 아래에 머물면 설사가 생긴다는 총론적 병기를 제시한다.
  • 제57난의 脾泄(비설)이 바로 이 병기와 정확히 부합한다: 脾氣不升(비기불승) → 청탁불분 → 泄注.
  • 胃泄(위설)의 완곡불화 역시 飱泄(손설)의 한 형태이다. '飱(손)'은 곧 저녁 먹은 음식이 소화되지 않고 나오는 것이다.

(3) 《傷寒論(상한론)》과의 비교

  • 太陰病(태음병) 조문: "太陰之爲病, 腹滿而吐, 食不下, 自利益甚, 時腹自痛(태음지위병, 복만이토, 식불하, 자리익심, 시복자통)"
  • 이는 제57난의 脾泄(비설) 증상(복창만 + 구토 + 설사)과 거의 동일하다.
  • 太陰病 = 脾의 虛寒(허한)으로 인한 운화 실조.
  • 少陰病(소음병) 下利(하리): "少陰病, 下利便膿血者, 桃花湯主之(소음병, 하리변농혈자, 도화탕주지)"
  • 이는 제57난의 小腸泄(소장설)(농혈 + 소복통)의 치료와 연결된다.
  • 裏急後重(이급후중): 傷寒論 조문에 "下利後更煩, 按之心下濡者, 爲虛煩也, 宜梔子豉湯(하리후갱번...)"이나, 이급후중에 대해서는 白頭翁湯(백두옹탕)이 대표적이다.
  • 『傷寒論』 제371조: "熱利下重者, 白頭翁湯主之(열리하중자, 백두옹탕주지)"
  • 이는 大瘕泄(대가설) 중 熱證(열증)에 해당하는 경우의 치료 방침이 된다.

(4) 後世 醫家의 발전

  • 《景岳全書(경악전서)》 泄瀉篇(설사편): 張介賓(장개빈)은 五泄을 바탕으로 하되, 寒·熱·虛·實(한·열·허·실)을 교차하여 더 세밀하게 분류한다.
  • 《醫宗金鑑(의종금감)》: 五泄의 분류를 실제 처방과 연결시킨다.

9. 치법(治法) 추론

원문에는 치법이 직접 제시되어 있지 않으나, 병기 분석에 근거하여 추론할 수 있다.

분류추정 치법대표 방제(참고)
胃泄(위설)溫胃消食(온위소식)保和丸(보화환), 平胃散(평위산) + 理中湯(이중탕) 가감
脾泄(비설)健脾益氣, 升清止瀉(건비익기, 승청지사)參苓白朮散(삼령백출산), 補中益氣湯(보중익기탕)
大腸泄(대장설)溫腸散寒, 止痛止瀉(온장산한, 지통지사)附子理中湯(부자이중탕), 眞人養臟湯(진인양장탕)
小腸泄(소장설)淸熱涼血, 分利小便(청열량혈, 분리소변)桃花湯(도화탕, 虛寒型), 白頭翁湯(백두옹탕, 濕熱型), 黃芩湯(황금탕)
大瘕泄(대가설)行氣導滯, 淸熱止痢(행기도체, 청열지리)芍藥湯(작약탕), 木香檳榔丸(목향빈랑환)

10. 현대 임상에서의 이해

사례 1: 胃泄(위설) — 급성 소화불량성 설사

40대 남성, 과음 후 다음 날 아침부터 누런 묽은 변, 변에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 섞임. 복통은 심하지 않으나 속이 거북하고 식욕 저하.
  • 분석: 음주로 인해 胃의 腐熟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 → 完穀不化 + 黃色便 → 胃泄
  • 치법: 消食和胃(소식화위) — 保和丸(보화환) 가감, 또는 平胃散(평위산) + 神麴(신곡)·山楂(산사)·麥芽(맥아)

사례 2: 脾泄(비설) — 만성 기능성 설사

30대 여성, 평소 체력이 약하고 잘 붓는 체질. 만성적으로 배가 더부룩하고, 조금만 먹어도 속이 울렁거리며, 하루 3~5회 물 같은 변. 피로감 심함.
  • 분석: 脾氣虛(비기허) → 運化 실조 → 水濕 내정 → 腹脹滿 + 泄注 + 食入卽嘔 → 脾泄
  • 치법: 健脾益氣(건비익기) + 升陽止瀉(승양지사) — 參苓白朮散(삼령백출산) 또는 補中益氣湯(보중익기탕)

사례 3: 大腸泄(대장설) — 과민성 장 증후군(설사형)

50대 남성, 아침에 식사 후 곧바로 화장실에 달려감. 대변은 무르고 색이 연하며(백색에 가까움), 복부에서 꾸르륵 소리가 나고, 배꼽 주위가 칼로 베는 듯 아프다가 배변 후 일시적으로 완화.
  • 분석: 食已窘迫 + 色白 + 腸鳴切痛 → 大腸 傳導失調 + 寒邪 → 大腸泄
  • 치법: 溫腸散寒(온장산한) — 附子理中湯(부자이중탕) 가감, 또는 四神丸(사신환)(새벽 설사가 동반되면)

사례 4: 小腸泄(소장설) — 세균성 장염 혹은 궤양성 대장염

25세 남성, 급성으로 아랫배 통증과 함께 점액성 혈변. 소변을 볼 때 함께 농혈이 빠짐. 발열·갈증 동반.
  • 분석: 少腹痛 + 溲而便膿血 → 小腸 泌別清濁 실조 + 濕熱入血 → 小腸泄
  • 치법: 濕熱型이면 白頭翁湯(백두옹탕) + 黃連(황련)·秦皮(진피), 虛寒型 농혈이면 桃花湯(도화탕)

사례 5: 大瘕泄(대가설) — 세균성 이질(痢疾)

35세 여성, 여러 번 화장실에 가지만 변은 거의 나오지 않고, 뱃속이 꼬이듯 당기고 항문이 무직하며 힘을 줘도 시원하지 않음. 음부 불쾌감·통증 호소.
  • 분析: 裏急後重 + 數至圊而不能便 + 前陰部 통증 → 下焦 氣滯凝結 → 大瘕泄
  • 치법: 行氣導滯(행기도체) — 芍藥湯(작약탕) (白芍(백작)으로 裏急 완화 + 檳榔(빈랑)·大黃(대황)으로 導滯)

11. 오해하기 쉬운 지점

(1) "大瘕泄 = 痢疾(이질)"로 등치시키는 오류

대가설의 핵심 증상인 裏急後重(이급후중)은 후세에 痢疾(이질)의 대표 증후로 자리 잡았으나, 원문에서 대가설은 반드시 이질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氣滯(기체)로 인해 배변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든 상황을 포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과민성 장 증후군에서도 이급후중형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2) "小腸泄"의 膿血을 대변 출혈로만 보는 오류

원문은 "溲而便膿血(수이변농혈)"이라 하여, 소변을 볼 때[溲(수)] 농혈이 [대변으로] 나온다고 했다. 이는 小腸의 泌別清濁 기능이 무너져 소변과 대변의 배설 경로가 혼란됨을 강조한 것이다. 단순한 혈변과는 다른 병리이다.

(3) 五泄(오설)이 반드시 하나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는 胃泄(위설)과 脾泄(비설)이 겹치거나, 大腸泄(대장설)과 大瘕泄(대가설)의 특징이 혼합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 분류는 이론적 원형(prototype)을 제시한 것이며, 실제 환자에서는 주된 병위를 판별하되 겹침을 인정해야 한다.

(4) "色黃(색황)"·"色白(색백)"의 의미

단순히 변 색깔만이 아니라, 오행(五行) 배속에 따른 臟腑 귀속의 단서이기도 하다.

색오행장부
黃(황)土(토)脾胃(비위)
白(백)金(금)肺·大腸(폐·대장)

12. 《難經(난경)》 五泄 분류의 의의

학술적 의의

  1. 臟腑辨證(장부변증)의 원형 확립: 같은 "설사"라는 증상을 장부별로 세분화하여, 동일 증상 → 다른 병위 → 다른 치법이라는 변증논치(辨證論治)의 기본 논리를 제시했다.
  1. 症狀 鑑別(증상 감별)의 기준 마련: 변색(色黃·色白), 배변 양상(泄注·窘迫·不能便), 통증 부위(少腹·莖中), 수반 증상(嘔吐·腸鳴·膿血) 등 구체적인 감별 지표를 명시했다.
  1. 後世 泄瀉論(설사론)의 기초: 후대의 모든 설사 분류 체계(寒瀉·熱瀉·濕瀉·脾虛瀉·腎虛瀉·食積瀉·肝鬱瀉 등)는 이 五泄 분류를 바탕으로 확장된 것이다.

임상적 의의

  • 같은 설사를 두고도 변의 색·질감, 통증의 위치와 성질, 수반 증상을 관찰하면 병이 있는 장부를 특정할 수 있다.
  • 이는 현대 한의 임상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진단 틀이며, 기능성 위장질환, 염증성 장질환, 감염성 장질환 등을 한의학적으로 변증할 때 기본 골격이 된다.

요약

항목내용
경전《難經(난경)》 第五十七難(제57난)
주제泄瀉(설사)의 五種 分類(오종 분류)
분류 기준病位(병위) = 胃·脾·大腸·小腸·大瘕(하초 전체)
핵심 원리같은 증상이라도 병위가 다르면 표현이 다르고 치법도 다르다
후세 영향장부변증(臟腑辨證)·설사 변증론치의 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