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 난경
5 第五難 · 제5편
第五難
溫谷 · · 10분
1. 조문 원문
第五難曰:脈有輕重,何謂也?然,初持脈,如三菽之重,與皮毛相得者,肺部也。如六菽之重,與血脈相得者,心部也。如九菽之重,與肌肉相得者,脾部也。如十二菽之重,與筋平者,肝部也。按之至骨,擧指來疾者,腎部也。故曰輕重也。
2. 직역
제오난(第五難)에서 말하기를: 맥(脈)에 경중(輕重)이 있다 함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그러하다. 처음 맥(脈)을 잡을 때, 삼숙(三菽)의 무게와 같이 (가볍게 눌러) 피모(皮毛)와 서로 상응(相得)하는 것은 폐부(肺部)이다. 육숙(六菽)의 무게와 같이 (눌러) 혈맥(血脈)과 서로 상응하는 것은 심부(心部)이다. 구숙(九菽)의 무게와 같이 (눌러) 기육(肌肉)과 서로 상응하는 것은 비부(脾部)이다. 십이숙(十二菽)의 무게와 같이 (눌러) 근(筋)과 평(平)한 것은 간부(肝部)이다. 눌러서 뼈(骨)에 이르고, 손가락을 들어올릴 때 맥(脈)이 빠르게 돌아오는 것은 신부(腎部)이다. 그러므로 경중(輕重)이라 이른다.
3. 의역
맥을 잡을 때 손가락에 가하는 압력(指力)의 경중(輕重)에 따라 맥박이 느껴지는 깊이(層位)가 다르며, 각 깊이는 오장(五臟)과 대응한다.
가장 가볍게 누르면 피모(皮毛)의 층위에서 폐(肺)의 맥을 얻고, 조금 더 누르면 혈맥(血脈)의 층위에서 심(心)의 맥을 얻으며, 중간 정도로 누르면 기육(肌肉)의 층위에서 비(脾)의 맥을 얻고, 더 깊이 누르면 근(筋)의 층위에서 간(肝)의 맥을 얻으며, 가장 깊이 뼈까지 눌렀다가 손가락을 들어올릴 때 강하게 반발하여 올라오는 것은 신(腎)의 맥이다.
이것이 맥(脈)에 경중(輕重)이 있다는 의미이다.
4. 핵심 요지
지력(指力)의 경중(輕重) = 안맥(按脈)의 심천(深淺) = 오장(五臟)의 부위별 진단법
이 조문은 촌구맥(寸口脈) 하나의 위치에서도 지력의 강도를 5단계로 나누어 오장을 감별진단할 수 있다는, 난경(難經) 특유의 독창적 맥진 이론을 제시한다. 이는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삼부구후법(三部九候法)과는 다른 접근이며, 촌구맥 독취법(獨取寸口法)을 전제로 한 입체적 진맥 체계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핵심 글자 분석
| 글자/구절 | 독음 | 해석 |
|---|---|---|
| 輕重(경중) | 가볍고 무거움 | 손가락으로 맥을 누르는 압력의 강약(强弱)을 의미 |
| 持脈(지맥) | 맥을 잡다 | 손가락으로 요골동맥(寸口) 부위에 접촉하여 맥을 진찰하는 행위 |
| 菽(숙) | 콩 | 콩알의 무게를 단위로 사용. 菽(숙)은 대두(大豆) 혹은 소두(小豆)를 가리킴 |
| 三菽之重(삼숙지중) | 콩 세 알의 무게 | 가장 가벼운 지력(指力). 피부에 살짝 닿는 정도 |
| 相得(상득) | 서로 상응하다 | 맥박과 해당 층위의 조직이 서로 합치되어 느껴지는 상태 |
| 皮毛(피모) | 피부와 털 | 인체의 가장 바깥 층. 폐(肺)가 주관(肺主皮毛) |
| 血脈(혈맥) | 혈과 맥 | 피부 아래의 얕은 혈관층. 심(心)이 주관(心主血脈) |
| 肌肉(기육) | 살과 근육 | 중간 층위. 비(脾)가 주관(脾主肌肉) |
| 筋(근) | 힘줄 | 깊은 층위. 간(肝)이 주관(肝主筋) |
| 骨(골) | 뼈 | 가장 깊은 층위. 신(腎)이 주관(腎主骨) |
| 按之至骨(안지지골) | 눌러서 뼈에 이르다 | 최대 지력으로 완전히 깊이 누름 |
| 擧指來疾(거지래질) | 손가락을 들면 빠르게 돌아오다 | 강한 반발력으로 맥이 되돌아옴. 신(腎)의 양기(陽氣) 반영 |
| 平(평) | 고르다, 합치하다 | 相得(상득)과 유사한 의미. 해당 층위에서 맥이 고르게 느껴짐 |
구절별 상세 분석
① "如三菽之重,與皮毛相得者,肺部也"
- 三菽(삼숙): 지력의 최소 단위. 피부에 살짝 접촉하는 수준
- 皮毛(피모): 『素問(소문)·五臟生成(오장생성)』에서 "肺之合皮也,其榮毛也(폐지합피야, 기영모야)" — 폐(肺)는 피부와 합하고, 그 영화(榮華)는 털에 나타남
- 함의: 폐(肺)는 오장(五臟) 중 위치가 가장 높고(華蓋/화개), 기능적으로 인체의 표(表)를 주관하므로, 가장 가벼운 지력에서 맥이 느껴지는 것이 도리에 맞음
② "如六菽之重,與血脈相得者,心部也"
- 六菽(육숙): 3숙보다 한 단계 깊은 지력
- 血脈(혈맥): 『素問(소문)·五臟生成(오장생성)』에서 "心之合脈也(심지합맥야)" — 심(心)은 맥(脈)과 합함
- 함의: 심(心)은 폐(肺) 아래에 위치하며, 혈맥(血脈)을 주관. 피모(皮毛) 바로 아래 혈관층에서 느껴짐
③ "如九菽之重,與肌肉相得者,脾部也"
- 九菽(구숙): 중등도의 지력. 정확히 중간 층위
- 肌肉(기육): 『素問(소문)·五臟生成(오장생성)』에서 "脾之合肉也(비지합육야)" — 비(脾)는 근육과 합함
- 함의: 비(脾)는 오행상 토(土)에 속하여 중앙에 위치. 지력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것이 오행 배속의 논리와 일치
④ "如十二菽之重,與筋平者,肝部也"
- 十二菽(십이숙): 상당히 깊은 지력
- 筋(근): 『素問(소문)·五臟生成(오장생성)』에서 "肝之合筋也(간지합근야)" — 간(肝)은 근(筋)과 합함
- "平(평)"의 사용: 앞의 세 장(臟)에서는 "相得(상득)"이라 하였으나, 여기서는 "平(평)"이라 함. 이는 ① 문장의 변화일 수도 있고, ② 근(筋)은 뼈 바로 위에 있어 최심부와의 경계에서 "고르게 만나다"라는 뉘앙스를 표현한 것일 수도 있음
⑤ "按之至骨,擧指來疾者,腎部也"
- 按之至骨(안지지골): 최대 압력으로 뼈까지 누름
- 擧指來疾(거지래질): 이것이 이 조문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
- 다른 네 장(臟)은 "해당 깊이에서 맥이 느껴진다"는 정적(靜的) 서술
- 신(腎)만은 "뼈까지 누른 후 손가락을 들어올리면 맥이 빠르게 되돌아온다"는 동적(動的) 서술
- 이는 신(腎)이 수(水) 중의 화(火), 즉 명문지화(命門之火)·원양(元陽)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
- 가장 깊은 곳에 도달한 후 반발하여 올라오는 힘 = 신양(腎陽)의 증거
- 만약 擧指來疾(거지래질)이 없다면, 즉 뼈까지 눌렀다가 들어도 맥이 돌아오지 않으면 → 신양허(腎陽虛)의 위중한 병후
6. 병기 분석
이 조문은 정상 생리(正常生理)를 서술한 것이므로, 병기(病機)보다는 생리적 구조와 그로부터 도출되는 진단학적 원리를 분석한다.
오장-오체-오층위의 대응 체계
지력 단계 층위 오체(五體) 오장(五臟) 오행(五行)
─────────────────────────────────────────────────────────
三菽(삼숙) 최천(最淺) 皮毛(피모) 肺(폐) 金(금)
六菽(육숙) 차천(次淺) 血脈(혈맥) 心(심) 火(화)
九菽(구숙) 중(中) 肌肉(기육) 脾(비) 土(토)
十二菽(십이숙) 차심(次深) 筋(근) 肝(간) 木(목)
至骨(지골) 최심(最深) 骨(골) 腎(신) 水(수)
구조적 논리
① 해부학적 층위 순서: 피모 → 혈맥 → 기육 → 근 → 골
② 오장 위치 순서: 폐(최상) → 심 → 비(중앙) → 간 → 신(최하)
③ 오행 생극: 금 → 화 → 토 → 목 → 수 (상생 순서가 아닌, 체표 심도 순서)
④ 지력 증가: 3 → 6 → 9 → 12 → 至骨 (등차 3의 배수)
숫자 체계의 의미
- 3숙(菽) 단위로 등차적으로 증가: 3, 6, 9, 12
- 신(腎)은 숫자 대신 "至骨(지골)"이라 하여 정량 표현을 넘어 극(極)·궁(窮)의 의미를 부여
- 3의 배수: 3은 양수(陽數)의 시작이자, 천(天)·지(地)·인(人) 삼재(三才)의 기본수. 3의 배수로 층위가 심화되는 것은 일종의 규칙적 상수(常數)를 의미
진단학적 병기 추론
이 생리 구조에서 병리(病理)를 역추론할 수 있다:
| 현상 | 진단적 의미 |
|---|---|
| 三菽(삼숙)에서 맥이 과도하게 강함 | 폐기(肺氣) 실(實), 풍한(風寒) 속표(束表) |
| 三菽(삼숙)에서 맥이 없고, 중·침(沈)에서 느껴짐 | 폐기허(肺氣虛), 표위불고(表衛不固) |
| 至骨(지골)에서 擧指來疾(거지래질)이 약함 | 신양허(腎陽虛), 명문화쇠(命門火衰) |
| 至骨(지골)에서 과도하게 강함 | 신수범람(腎水泛濫) 또는 상화(相火) 항성 |
| 특정 층위에서만 맥이 유독 강하거나 약함 | 해당 장(臟)의 편성(偏盛) 또는 편쇠(偏衰) |
7. 이론적 배경과 관련 경문
① 『황제내경(黃帝內經)』과의 관계
『素問(소문)·五臟生成篇(오장생성편)』:
"心之合脈也,其榮色也,其主腎也。肺之合皮也,其榮毛也,其主心也。肝之合筋也,其榮爪也,其主肺也。脾之合肉也,其榮唇也,其主肝也。腎之合骨也,其榮髮也,其主脾也。"
이 구절에서 오장-오체(五體)의 배속이 확립되며, 난경(難經) 제5난(第五難)은 이를 맥진의 지력 심도(指力深度)에 직접 대입한 것이다.
② 난경(難經) 다른 난(難)과의 연관
- 제1난(第一難): 독취촌구(獨取寸口)의 원리 확립 → 제5난은 이를 전제로 함
- 제4난(第四難): 맥에 음양(陰陽)이 있고, 부(浮)·침(沈)·지(遲)·삭(數)의 감별 → 제5난은 부침(浮沈)을 5단계로 세분화
- 제6난(第六難): 맥의 음양(陰陽) 속성을 더 구체적으로 분류
- 제18난(第十八難): 삼부(三部: 寸·關·尺)의 진맥법 → 제5난의 종적(縱的) 분류와 제18난의 횡적(橫的) 분류가 합쳐져 삼차원적 맥진 체계 완성
③ 오장 위치와 심도의 상관
난경의 이 배열은 단순한 해부학적 위치가 아니라, 기화(氣化) 논리에 기반한다:
- 폐(肺): 화개(華蓋)라 불리며, 오장 중 가장 높이 위치. 선발(宣發)·숙강(肅降)으로 체표를 주관 → 가장 얕은 층위
- 신(腎): 하초(下焦)에 위치하며, 정(精)을 저장하고 원기(元氣)의 근본 → 가장 깊은 층위
- 심(心)·비(脾)·간(肝)은 그 사이에 순서대로 배치
8. 임상 적용
사례 1: 부맥(浮脈)만 뚜렷한 환자
- 三菽(삼숙)에서 맥이 뚜렷하나, 깊이 누르면 점차 약해짐
- 폐위(肺衛)에 사기(邪氣)가 있는 표증(表證)
- 혹은 폐기(肺氣)가 밖으로 부월(浮越)한 상태
- 태양병(太陽病) 초기, 감기 초기에 흔함
사례 2: 침맥(沈脈)만 뚜렷한 환자
- 三菽~九菽(삼숙~구숙)에서 맥이 잘 느껴지지 않고, 十二菽~至骨(십이숙~지골)에서야 맥이 촉지됨
- 병위(病位)가 리(裏)·하(下)에 있음
- 간신(肝腎) 층위의 문제: 간울(肝鬱), 신허(腎虛) 등
- 만성 질환, 체력 저하 환자에서 흔함
사례 3: 중취(中取)에서만 강한 맥
- 九菽(구숙) 층위, 즉 기육(肌肉) 층에서 맥이 가장 뚜렷
- 비위(脾胃) 문제가 핵심인 경우
- 식체(食滯), 비허습성(脾虛濕盛) 등에서 나타남
사례 4: 至骨(지골)에서 擧指來疾(거지래질)이 없는 경우
- 뼈까지 눌렀다가 손가락을 들어도 맥이 돌아오지 않거나 매우 약함
- 신양허탈(腎陽虛脫)의 위급 상황
- 극심한 피로, 만성 소모성 질환 말기, 노인의 양허(陽虛)
- 임상에서는 사지궐냉(四肢厥冷), 요슬산연(腰膝酸軟), 소변청장(小便清長) 등과 함께 나타남
사례 5: 각 층위별 맥의 균형 평가
- 숙련된 맥진에서는 5단계 지력을 순차적으로 적용하며 각 층위의 맥력(脈力)을 비교
- 어떤 층위에서 유독 강하거나 약하면 해당 장(臟)의 편성·편쇠를 의심
- 전체적으로 균등하게 느껴지면 오장 조화(五臟調和)의 건강한 상태
9. 오해하기 쉬운 지점
① "菽(숙)"의 무게는 정밀한 정량(定量)이 아니다
- 콩알 3개, 6개의 무게를 실제로 계량하여 그대로 적용하라는 의미가 아님
- 이는 상대적 지력의 비유적 표현이며, 가벼움에서 무거움으로의 등차적 단계를 설명하기 위한 수사법
- 실제 임상에서는 부(浮)·중(中)·침(沈)의 3단계를 기본으로 하고, 그 사이를 세밀하게 감지하는 것이 핵심
② 심장(心)이 폐(肺)보다 깊다?
- 해부학적으로 심장과 폐는 같은 흉강 내에 있으므로, 현대 해부학과 직접 대응시키면 혼란
- 이는 해부학적 위치가 아니라 기화(氣化)의 심도(深度)
- 폐(肺)는 기(氣)를 주관하여 체표에 위기(衛氣)를 보내므로 가장 "바깥"
- 심(心)은 혈(血)을 주관하며 혈맥(血脈)은 피부 바로 아래에 있으므로 그 다음
③ 오행 순서와의 불일치
- 일반적 오행 상생 순서: 목(木) → 화(火) → 토(土) → 금(金) → 수(水)
- 제5난의 순서: 금(金/폐) → 화(火/심) → 토(土/비) → 목(木/간) → 수(水/신)
- 이는 상생(相生) 순서가 아닌, 체표에서 체심(體深)으로의 물리적 심도 순서
- 따라서 오행 상생 순서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오류가 아님
④ 촌관척(寸關尺)의 배속과 혼동하지 말 것
- 촌관척(寸關尺)은 횡적(橫的) 배분: 촌(寸)=심폐, 관(關)=비위/간담, 척(尺)=신
- 제5난은 종적(縱的·수직적) 배분: 같은 한 곳에서 지력의 깊이로 오장을 감별
- 이 두 체계는 직교(直交)하여 입체적인 삼차원 맥진법을 구성
10. 종합 정리
이 조문의 의의
제5난(第五難)은 난경(難經) 맥학(脈學)의 핵심 조문 중 하나로,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를 확립한다:
| 항목 | 내용 |
|---|---|
| 진맥의 전제 | 독취촌구법(獨取寸口法) — 제1난(第一難)에서 확립 |
| 진맥의 방법 | 지력의 경중(輕重)을 5단계로 조절하여 심천(深淺)을 탐색 |
| 이론적 근거 | 오장-오체(五臟五體) 배속 (『素問·五臟生成(소문·오장생성)』) |
| 진단적 가치 | 한 부위의 맥에서도 오장의 편성·편쇠를 입체적으로 감별 가능 |
| 독창성 | 『황제내경(黃帝內經)』의 오장-오체 이론을 맥진 지력에 직접 대입한 최초의 체계적 서술 |
도식적 요약
체표(體表) ←───────────────────────────→ 체심(體深)
浮(부) 中(중) 沈(침)
│ │ │
三菽 六菽 九菽 十二菽 至骨
(삼숙) (육숙) (구숙) (십이숙) (지골)
│ │ │ │ │
皮毛 血脈 肌肉 筋 骨
(피모) (혈맥) (기육) (근) (골)
│ │ │ │ │
肺 心 脾 肝 腎
(폐) (심) (비) (간) (신)
│ │ │ │ │
金 火 土 木 水
(금) (화) (토) (목) (수)
이 체계를 체득하면, 맥진 시 단순히 "부맥(浮脈)이다, 침맥(沈脈)이다"를 넘어, 어느 층위에서 어떤 장(臟)의 기운이 강한지, 약한지를 세밀하게 감별할 수 있는 기초가 마련된다. 이는 난경(難經)이 후세 맥학(脈學)에 끼친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이다.
溫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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