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 황제내경(소문)
17 脈要精微論 · 제19편
脈要精微論 第一部
溫谷 · · 28분
1. 조문 원문
黃帝問曰:診法何如?岐伯對曰:診法常以平旦,陰氣未動,陽氣未散,飲食未進,經脈未盛,絡脈調勻,氣血未亂,故乃可診有過之脈。
切脈動靜而視精明,察五色,觀五藏有餘不足,六府強弱,形之盛衰,以此參伍,決死生之分。
夫脈者,血之府也,長則氣治,短則氣病,數則煩心,大則病進,上盛則氣高,下盛則氣脹,代則氣衰,細則氣少,澀則心痛,渾渾革至如湧泉,病進而色弊,綿綿其去如弦絕,死。
夫精明五色者,氣之華也。赤欲如白裹朱,不欲如赭;白欲如鵝羽,不欲如鹽;青欲如蒼璧之澤,不欲如藍;黃欲如羅裹雄黃,不欲如黃土;黑欲如重漆色,不欲如地蒼。五色精微象見矣,其壽不久也。夫精明者,所以視萬物,別白黑,審短長。以長為短,以白為黑,如是則精衰矣。
五藏者,中之守也,中盛藏滿,氣勝傷恐者,聲如從室中言,是中氣之濕也。言而微,終日乃復言者,此奪氣也。衣被不斂,言語善惡,不避親疏者,此神明之亂也。倉廩不藏者,是門戶不要也。水泉不止者,是膀胱不藏也。得守者生,失守者死。
夫五藏者,身之強也,頭者精明之府,頭頃視深,精神將奪矣。背者胸中之府,背曲肩隨,府將壞矣。腰者腎之府,轉搖不能,腎將憊矣。膝者筋之府,屈伸不能,行則僂附,筋將憊矣。骨者髓之府,不能久立,行則振掉,骨將憊矣。得強則生,失強則死。
岐伯曰:反四時者,有餘為精,不足為消。應太過,不足為精;應不足,有餘為消。陰陽不相應,病名曰關格。
帝曰:脈其四時動奈何,知病之所在奈何,知病之所變奈何,知病乍在內奈何,知病乍在外奈何,請問此五者,可得聞乎。岐伯曰:請言其與天運轉大也。萬物之外,六合之內,天地之變,陰陽之應,彼春之暖,為夏之暑,彼秋之忿,為冬之怒,四變之動,脈與之上下,以春應中規,夏應中矩,秋應中衡,冬應中權。是故冬至四十五日,陽氣微上,陰氣微下;夏至四十五日,陰氣微上,陽氣微下。陰陽有時,與脈為期,期而相失,知脈所分,分之有期,故知死時。微妙在脈,不可不察,察之有紀,從陰陽始,始之有經,從五行生,生之有度,四時為宜,補寫勿失,與天地如一,得一之情,以知死生。是故聲合五音,色合五行,脈合陰陽。
是知陰盛則夢涉大水恐懼,陽盛則夢大火燔灼,陰陽俱盛則夢相殺毀傷;上盛則夢飛,下盛則夢墮;甚飽則夢予,甚飢則夢取;肝氣盛則夢怒,肺氣盛則夢哭;短蟲多則夢聚眾,長蟲多則夢相擊毀傷。
是故持脈有道,虛靜為保。春日浮,如魚之遊在波;夏日在膚,泛泛乎萬物有餘;秋日下膚,蟄蟲將去;冬日在骨,蟄蟲周密,君子居室。故曰:知內者按而紀之,知外者終而始之。此六者,持脈之大法。
2. 직역
황제(黃帝)가 묻기를: "진법(診法)은 어떠한가?"
기백(岐伯)이 대답하기를: "진법은 항상 평단(平旦, 이른 새벽)에 하는 것을 상도(常道)로 삼으니, 음기(陰氣)가 아직 동(動)하지 않고, 양기(陽氣)가 아직 산(散)하지 않으며, 음식(飲食)이 아직 들어가지 않고, 경맥(經脈)이 아직 성(盛)하지 않으며, 낙맥(絡脈)이 조균(調勻, 고르고 균일)하고, 기혈(氣血)이 아직 어지럽지 않으니, 그러한 까닭에 비로소 허물(過)이 있는 맥(脈)을 진찰할 수 있다."
"맥의 동정(動靜)을 절(切, 짚어 만짐)하고 정명(精明, 눈의 밝음)을 시(視, 살핌)하며, 오색(五色)을 찰(察, 살핌)하고, 오장(五藏)의 유여(有餘)와 부족(不足), 육부(六府)의 강약(強弱), 형체(形)의 성쇠(盛衰)를 관(觀, 관찰)하여, 이것들을 참오(參伍, 비교·대조)함으로써 사생(死生)의 나뉨(分)을 결정한다."
"무릇 맥(脈)이란 것은 혈(血)의 부(府, 거처)이니, 장(長)하면 기(氣)가 치(治, 다스려짐)하고, 단(短)하면 기(氣)가 병(病)들고, 삭(數)하면 번심(煩心, 가슴이 답답하고 번거로움)하고, 대(大)하면 병(病)이 진(進, 진행)하고, 상성(上盛)하면 기(氣)가 고(高, 위로 치솟음)하고, 하성(下盛)하면 기(氣)가 창(脹, 부풀어 오름)하고, 대(代)하면 기(氣)가 쇠(衰)하고, 세(細)하면 기(氣)가 소(少, 적음)하고, 삽(澀)하면 심통(心痛, 가슴 통증)하고, 혼혼(渾渾, 혼탁하게)히 혁지(革至, 가죽처럼 세차게 이르는 것)하여 용천(湧泉, 샘솟듯)과 같으면 병(病)이 진(進)하고 색(色)이 폐(弊, 쇠잔해짐)하며, 면면(綿綿, 가늘고 이어지듯)히 그 거(去, 떠나감)가 현절(弦絕, 활시위가 끊어지듯)과 같으면 사(死)한다."
"무릇 정명(精明, 눈의 광채)과 오색(五色)은 기(氣)의 화(華, 꽃·윤기)이다. 적색(赤)은 백(白)으로 주(朱, 붉은 물감)를 감싼 것과 같기를 바라며, 자(赭, 붉은 흙색)와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백색(白)은 아우(鵝羽, 거위깃)와 같기를 바라며, 염(鹽, 소금색)과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청색(青)은 창벽(蒼璧, 푸른 옥)의 택(澤, 윤기)과 같기를 바라며, 남(藍, 쪽빛)과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황색(黃)은 라(羅, 비단)로 웅황(雄黃)을 감싼 것과 같기를 바라며, 황토(黃土)와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흑색(黑)은 중칠색(重漆色, 두텁게 칠한 옻칠)과 같기를 바라며, 지창(地蒼, 풀기 없이 거무스름한 땅빛)과 같기를 바라지 않는다. 오색(五色)의 정미(精微)한 상(象)이 드러나면(見), 그 수명이 오래가지 못한다. 무릇 정명(精明)이란 만물(萬物)을 보고, 백흑(白黑)을 분별하고, 장단(短長)을 살피는 것인데, 긴 것을 짧다 하고 흰 것을 검다 하면 이와 같은 것은 정(精)이 쇠(衰)한 것이다."
"오장(五藏)은 중(中, 안)을 지키는 것이니, 중(中)이 성(盛)하고 장(藏)이 만(滿)하며, 기(氣)가 승(勝)하여 공(恐)을 상(傷)한 자는, 소리가 실(室, 방) 안에서 말하는 것과 같으니, 이는 중기(中氣)의 습(濕)이다. 말(言)이 미(微, 가늘고 약함)하여 하루 종일 지나서야 비로소 다시 말하는 자는, 이는 탈기(奪氣, 기가 빼앗긴 것)이다. 의피(衣被, 옷과 이불)를 거두어들이지 않고, 언어(言語)의 선악(善惡)을 가리지 않으며 친소(親疏)를 피하지 않는 자는, 이는 신명(神明)이 어지러운 것이다. 창름(倉廩, 곳간, 비유적으로 장위(腸胃))이 저장하지 못하는 것은 문호(門戶, 항문·전음)가 요(要, 조절·긴요하게 닫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수천(水泉, 소변)이 그치지 않는 것은 방광(膀胱)이 장(藏,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킴(守)을 얻으면 살고, 지킴을 잃으면 죽는다."
"무릇 오장(五藏)은 몸(身)을 강(強)하게 하는 것이니, 머리(頭)는 정명(精明)의 부(府)인데 머리가 기울고(頃) 봄(視)이 깊으면(深) 정신(精神)이 빼앗기려(奪) 한다. 등(背)은 흉중(胸中)의 부(府)인데 등이 굽고(曲) 어깨가 따라 처지면(隨) 부(府)가 무너지려 한다. 허리(腰)는 신(腎)의 부(府)인데 전요(轉搖, 돌리고 흔들기)를 능히 하지 못하면 신(腎)이 피폐(憊)하려 한다. 무릎(膝)은 근(筋)의 부(府)인데 굴신(屈伸)을 능히 하지 못하고 걸으면 구부(僂附)리면 근(筋)이 피폐(憊)하려 한다. 뼈(骨)는 수(髓)의 부(府)인데 오래 서지 못하고 걸으면 진장(振掉, 흔들리고 떨림)하면 골(骨)이 피폐(憊)하려 한다. 강함(強)을 얻으면 살고, 강함을 잃으면 죽는다."
기백(岐伯)이 말하기를: "사시(四時)에 반(反)하는 것에서, 유여(有餘)한 것을 정(精, 정기가 왕성한 것)이라 하고, 부족(不足)한 것을 소(消, 소모됨)라 한다. 마땅히 태과(太過)해야 할 때 부족(不足)한 것을 정(精, 여기서는 '정기에 문제'가 아닌 별도의 의미—아래 해설 참조)이라 하고, 마땅히 부족(不足)해야 할 때 유여(有餘)한 것을 소(消)라 한다. 음양(陰陽)이 서로 응(應)하지 않으면 병명(病名)을 관격(關格)이라 한다."
황제(黃帝)가 말하기를: "맥이 사시(四時)에 따라 동(動)함은 어떠한가, 병이 있는 바(所在)를 아는 것은 어떠한가, 병이 변(變)하는 바를 아는 것은 어떠한가, 병이 갑자기 안(內)에 있음을 아는 것은 어떠한가, 병이 갑자기 밖(外)에 있음을 아는 것은 어떠한가, 이 다섯 가지를 청문(請問)하니 들을 수 있겠는가?"
기백(岐伯)이 대답하기를: "그것이 천운(天運, 하늘의 운행)과 전(轉)함이 대(大, 크다)함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만물(萬物)의 밖(外), 육합(六合, 동서남북상하)의 안(內), 천지(天地)의 변(變), 음양(陰陽)의 응(應)에서, 저 봄(春)의 따뜻함(暖)이 여름(夏)의 더위(暑)가 되고, 저 가을(秋)의 분(忿, 숙살)이 겨울(冬)의 노(怒, 강렬함)가 되니, 사변(四變)의 동(動)에 맥(脈)이 더불어 상하(上下)한다. 봄(春)에는 중규(中規, 원형의 그림쇠 같이 부드럽게 둥근 것)에 응하고, 여름(夏)에는 중구(中矩, 직각자 같이 모나고 성한 것)에 응하고, 가을(秋)에는 중형(中衡, 저울대 같이 가볍게 떠 있는 것)에 응하고, 겨울(冬)에는 중권(中權, 저울추 같이 가라앉는 것)에 응한다. 이런 까닭에 동지(冬至) 후 사십오일(四十五日)에는 양기(陽氣)가 미미하게 위로 오르고 음기(陰氣)가 미미하게 아래로 내리며, 하지(夏至) 후 사십오일(四十五日)에는 음기(陰氣)가 미미하게 위로 오르고 양기(陽氣)가 미미하게 아래로 내린다. 음양(陰陽)에 때(時)가 있으니 맥(脈)과 더불어 기(期, 기약)를 삼는 것이며, 기(期)하였는데 서로 잃으면(失) 맥(脈)이 분(分, 나뉘는 바)을 알고, 분(分)에 기(期)가 있으니 고로 사시(死時)를 안다. 미묘(微妙)한 것이 맥(脈)에 있으니 살피지 않을 수 없고, 살핌에 기(紀, 법칙)가 있으니 음양(陰陽)으로부터 시작하고, 시작에 경(經, 경상적 원칙)이 있으니 오행(五行)에서 생(生)하고, 생(生)에 도(度, 법도)가 있으니 사시(四時)로 의(宜, 마땅함)를 삼으니, 보사(補寫)를 잃지 않으면 천지(天地)와 같이 하나(一)가 되니, 하나(一)의 정(情)을 얻으면 사생(死生)을 안다. 이런 까닭에 성(聲)은 오음(五音)에 합하고, 색(色)은 오행(五行)에 합하고, 맥(脈)은 음양(陰陽)에 합한다."
"이로써 알 수 있으니, 음(陰)이 성(盛)하면 큰 물(大水)을 건너는 꿈을 꾸며 공구(恐懼)하고, 양(陽)이 성(盛)하면 큰 불(大火)에 번작(燔灼, 타오름)하는 꿈을 꾸며, 음양(陰陽)이 모두 성(盛)하면 서로 죽이고(殺) 훼상(毀傷)하는 꿈을 꾼다. 상(上)이 성(盛)하면 나는(飛) 꿈을 꾸고, 하(下)가 성(盛)하면 떨어지는(墮) 꿈을 꾼다. 심히 배부르면(甚飽) 주는(予) 꿈을 꾸고, 심히 배고프면(甚飢) 취하는(取) 꿈을 꾼다. 간기(肝氣)가 성(盛)하면 노(怒)하는 꿈을 꾸고, 폐기(肺氣)가 성(盛)하면 곡(哭, 우는) 꿈을 꾼다. 단충(短蟲)이 많으면 중인(衆, 무리)이 모이는 꿈을 꾸고, 장충(長蟲)이 많으면 서로 치고 훼상(毀傷)하는 꿈을 꾼다."
"이런 까닭에 맥을 지(持, 잡음)함에 도(道)가 있으니, 허정(虛靜)으로 보(保, 지킴)를 삼는다. 봄날(春日)에는 부(浮)하여 마치 물고기가 물결 위에서 노니는 것과 같고, 여름날(夏日)에는 부(膚, 살갗)에 있어 범범(泛泛, 넘실넘실)하여 만물이 유여(有餘)한 것과 같고, 가을날(秋日)에는 부(膚) 아래에 있어 칩충(蟄蟲)이 장차 떠나려는 것과 같고, 겨울날(冬日)에는 골(骨)에 있어 칩충(蟄蟲)이 주밀(周密)하고 군자(君子)가 실(室, 방)에 거(居)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안(內)을 아는 자는 안(按, 눌러봄)하여 기(紀, 기록·법칙)하고, 밖(外)을 아는 자는 종(終)하여 시(始)한다. 이 여섯 가지(六者)가 맥을 잡는(持脈) 대법(大法)이다."
3. 의역
진단의 최적 시간:
진찰은 새벽 이른 시간에 해야 한다. 이때는 몸의 음기·양기가 아직 움직이거나 흩어지지 않았고, 음식도 아직 먹지 않아 경맥과 낙맥이 평온하며 기혈이 어지럽지 않다. 오직 이런 상태에서야 정상과 비정상의 차이—곧 병적인 맥—을 제대로 감별할 수 있다.
진단의 종합 방법:
맥의 동정을 짚어보고, 눈의 광채를 살피고, 안색의 오색을 관찰하며, 오장의 허실·육부의 강약·형체의 성쇠를 두루 비교 대조하여, 환자의 생사 여부까지 판단한다.
맥상에 따른 병기:
맥은 혈이 흐르는 거처이다. 맥이 길면 기가 순조롭고, 짧으면 기가 병들고, 빠르면 가슴이 답답하고, 크면 병이 진행 중이며, 위에서 성하면 기가 위로 치솟고, 아래서 성하면 배가 부풀며, 대맥(代脈)이면 기가 쇠하고, 세맥이면 기가 부족하고, 삽맥이면 가슴이 아프다. 혼탁하고 가죽처럼 세차게 밀려오는 것이 샘솟듯 하면 병이 진행하고 안색이 쇠잔해지며, 가늘게 이어지다가 활시위 끊어지듯 갑자기 사라지면 죽음이다.
안색의 판독:
눈의 광채와 오색은 기의 꽃(華)이다. 각 색은 윤기가 있고 은은하게 비치는 것이 정상이며, 탁하고 벌거벗은 듯 드러나는 것은 비정상이다. 오색의 정미한 변화가 겉으로 명백히 나타나면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징조이다. 눈이 사물의 장단·흑백을 혼동하게 되면 이는 정기(精氣)가 쇠한 것이다.
오장의 수호 기능과 탈진 징후:
오장은 몸 안을 지키는 것이니, 목소리가 방 안에서 울리듯 하면 중기(中氣)에 습(濕)이 있는 것이고, 목소리가 미약하여 하루 종일 말을 못하다 비로소 한마디 하면 기가 빼앗긴 것이며, 옷을 여미지 않고 말의 선악이나 친소(親疏)를 가리지 않으면 정신이 혼란한 것이다. 대소변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은 해당 장부가 저장·고섭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외형에 나타나는 장부 쇠약:
머리·등·허리·무릎·뼈 각각은 정신·흉중·신장·근·수의 부(府)이며, 해당 부위의 구조적 쇠약 징후가 나타나면 그에 상응하는 장부·조직이 피폐(憊)해지려 하는 것이다.
사시(四時)와 맥의 관계:
맥은 사계절 천지의 음양 변화와 함께 변한다. 봄에는 부드럽고 둥글게(規), 여름에는 성하고 모나게(矩), 가을에는 가볍게 떠서(衡), 겨울에는 무겁게 가라앉는다(權). 이 사시 규율과 맥이 어긋나면 병의 소재와 사망 시기까지 추정할 수 있다.
꿈과 음양의 관계:
몸의 음양·상하·허실·장기기운의 편성이 꿈에 반영된다.
지맥(持脈)의 대법:
맥을 잡을 때는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해야 하며, 사계절 맥의 부침(浮沈) 양상을 숙지해야 한다. 안을 알려면 눌러서 관찰하고, 밖을 알려면 끝에서 시작으로 거슬러 추론한다.
4. 핵심 요지
이 조문은 한의 진단학의 총강(總綱)이다. 맥진의 최적 시기, 맥·색·성·형의 종합 진단 원칙, 각종 맥상의 병기적 의미, 안색의 정상과 비정상 판별 기준, 오장의 내적 수호 기능과 외형적 징후, 사시와 맥의 응대 원칙, 음양 실조와 꿈의 관계, 그리고 지맥(持脈)의 근본 태도(虛靜)까지—진단의 A부터 Z까지를 포괄적으로 제시한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1) 진찰 시간론
- 平旦(평단): 해가 막 뜰 무렵. 인시(寅時)~묘시(卯時) 사이. 하루 중 음양이 가장 균형 잡힌 시간대.
- 陰氣未動(음기미동): 야간의 영기(營氣)·음혈(陰血) 활동이 아직 동요되지 않은 상태.
- 陽氣未散(양기미산): 주간의 위기(衛氣)·양열(陽熱) 기능이 아직 흩어져 소모되지 않은 상태.
- 飲食未進(음식미진): 음식이 들어가면 수곡정기(水穀精氣)가 경맥에 충진되어 맥상을 교란한다.
- 經脈未盛(경맥미성): 경맥 안의 기혈이 음식·활동에 의해 아직 과도하게 충만해지지 않은 상태.
- 絡脈調勻(낙맥조균): 낙맥(작은 분지 혈관)이 고르고 균일한 상태.
- 氣血未亂(기혈미란): 기혈이 정서·활동·음식에 의해 교란되지 않은 순정(純靜) 상태.
- 有過之脈(유과지맥): '과(過)'는 '허물, 잘못, 이상'의 뜻. 정상에서 벗어난 병맥(病脈)을 의미한다.
임상적 의의: 현대 임상에서도 공복 상태의 맥진이 가장 정확하다는 경험이 축적되어 있다. 식후·운동 후·정서 변동 후의 맥은 위양성(假陽)·위음성(假陰)을 낳기 쉽다.
(2) 종합 진단론 — 참오(參伍)
- 切脈動靜(절맥동정): 맥을 손가락으로 짚어 그 동(뛰는 것)과 정(멈춘 것)을 살핀다.
- 精明(정명): 문자적으로 '정(精)이 밝음(明)'. 여기서는 눈(目)의 광채·신채(神彩)를 가리킨다. 눈은 五藏六府(오장육부)의 정기가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靈樞(영추)·大惑論(대혹론)』).
- 察五色(찰오색): 안면의 오색(적·백·청·황·흑)을 살핀다.
- 參伍(참오): 여러 정보를 서로 대조·비교하여 종합 판단하는 방법. 맥진·망진·문진·절진의 사진합참(四診合參)의 원형이다.
- 決死生之分(결사생지분): 진단의 궁극 목적이 단순한 병명 부여가 아니라 생사의 분별, 곧 예후(豫後) 판단임을 강조한다.
(3) 맥상 각론
- 血之府(혈지부): 맥은 혈이 머무는 집이다. 맥을 통해 혈의 상태를 아는 근거.
- 長則氣治(장즉기치): 장맥(長脈)은 기가 길게 펼쳐져 순조롭게 흐르는 것. 치(治)는 다스려짐, 정상적 질서.
- 短則氣病(단즉기병): 단맥(短脈)은 기가 축소·위축된 것. 기가 불통하거나 부족.
- 數則煩心(삭즉번심): 삭맥(數脈, 맥이 빠름)은 열(熱)을 반영. 열이 심(心)을 교란하면 번심(煩心).
- 大則病進(대즉병진): 대맥(大脈)은 맥폭이 넓어진 것. 사기(邪氣)가 성하여 병이 진행 중.
- 上盛則氣高(상성즉기고): 촌구(寸口) 부위 맥이 성하면 기가 위로 치솟아 천식·두면(頭面) 증상.
- 下盛則氣脹(하성즉기창): 척(尺) 부위 맥이 성하면 하복부 팽만·소변불리 등.
- 代則氣衰(대즉기쇠): 대맥(代脈)은 맥이 규칙적으로 멈추었다 다시 뛰는 것(止有定數). 장기(臟氣)의 쇠약.
- 細則氣少(세즉기소): 세맥(細脈)은 맥이 가늘어 기혈이 부족.
- 澀則心痛(삽즉심통): 삽맥(澀脈)은 혈의 흐름이 순탄하지 못한 것. 혈어(血瘀)·혈허(血虛)로 인한 흉통.
- 渾渾革至如湧泉(혼혼혁지여용천): 혼탁하고 거세게 밀려오는 맥이 샘솟듯 하는 것. 사기가 극도로 성한 상태. 색(色)까지 쇠잔해지면 병이 극도로 진행된 것.
- 綿綿其去如弦絕(면면기거여현절): 가늘게 이어지다 갑자기 끊기는 것. 활시위가 끊어지듯. 이는 정기(正氣)가 완전히 탈진하여 돌이킬 수 없는 사망 징후.
핵심: 마지막 두 구절은 극양(極陽, 사기 극성)의 위험맥과 극허(極虛, 정기 탈진)의 사맥(死脈)을 대비시킨다.
(4) 오색의 정상과 비정상
이 부분은 한의 망진(望診)의 핵심 원리를 제시한다.
정상 안색의 공통 원칙: 색이 있되 은은하게 비치면서 윤택(潤澤)해야 한다 — 마치 비단으로 감싼 듯, 혹은 옥의 윤기처럼.
| 색 | 정상(欲如) | 비정상(不欲如) | 해석 |
|---|---|---|---|
| 赤(적) | 白裹朱(백과주) - 흰 천으로 주사(朱砂)를 감싼 듯 은은히 비치는 홍조 | 赭(자) - 적토색처럼 탁하고 어두운 붉은빛 | 정상 적색은 혈기(血氣)가 충실하고 심화(心火)가 안정된 것. 자색(赭色)은 어혈(瘀血)·열독(熱毒)·진액고갈 |
| 白(백) | 鵝羽(아우) - 거위 깃처럼 부드럽고 윤기 있는 흰색 | 鹽(염) - 소금처럼 건조하고 광택 없는 흰색 | 정상 백색은 폐기(肺氣) 충실. 염색(鹽色)은 기혈 부족, 양허(陽虛), 탈혈(脫血) |
| 青(청) | 蒼璧之澤(창벽지택) - 푸른 옥의 윤기 | 藍(남) - 쪽빛처럼 진하고 침체된 푸른색 | 정상 청색은 간목(肝木)의 조달(條達). 남색은 한응(寒凝)·기체(氣滯)·혈어(血瘀)·통증 |
| 黃(황) | 羅裹雄黃(라과웅황) - 비단에 감싼 웅황처럼 부드럽게 비치는 황색 | 黃土(황토) - 흙빛처럼 칙칙하고 윤기 없는 황색 | 정상 황색은 비위(脾胃) 건운(健運). 황토색은 비허(脾虛)·습(濕)·위기(胃氣) 쇠약 |
| 黑(흑) | 重漆色(중칠색) - 두터운 옻칠처럼 깊고 윤기 있는 흑색 | 地蒼(지창) - 황무지처럼 거무스름하고 생기 없는 색 | 정상 흑색은 신정(腎精) 충실. 지창색은 신기(腎氣) 쇠절(衰絕) |
- 五色精微象見矣,其壽不久也(오색정미상견의, 기수불구야): 오장의 정미한 기운이 안색으로 '드러나 보이면(見)' 이는 장기(臟氣)가 밖으로 새어 나온 것이므로 수명이 길지 않다. 여기서 '見(현/견)'은 숨어 있어야 할 것이 노출된다는 의미. 은은히 비치는 것은 정상이고,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비정상이다.
(5) 오장 수호론 (得守者生, 失守者死)
- 五藏者,中之守也(오장자, 중지수야): 오장은 몸 안(中)을 지키는(守) 것이다. 장(藏)은 문자 그대로 '저장·감추기'. 오장의 본질적 기능은 정기(精氣)를 저장하고 새어 나가지 않게 하는 것.
- 中盛藏滿,氣勝傷恐者(중성장만, 기승상공자):
- 중(中)이 성(盛)하고 장(藏)이 만(滿)하다 — 장부 안에 사기(邪氣, 여기서는 濕邪(습사))가 가득 찬 상태.
- 기승상공(氣勝傷恐) — 기(氣)가 과도하여 공(恐, 두려움)을 상하게 한다. 신(腎)은 공(恐)을 주관하는데, 토극수(土克水)의 과도함으로 해석 가능.
- 聲如從室中言(성여종실중언): 목소리가 방 안에서 울리듯 웅웅 울림. → 중기지습(中氣之濕): 비위(脾胃) 중기(中氣)에 습(濕)이 가득하여 기도(氣道)가 답답해진 것. 현대적으로 보면 흉강·상기도의 부종이나 점액 과다, 성대 부종 등에 해당.
- 言而微,終日乃復言者,此奪氣也(언이미, 종일내복언자, 차탈기야): 말이 가늘고 하루 종일 지나야 겨우 다시 말하는 것 → 기(氣)가 빼앗긴(奪) 것. 중기(中氣)가 극도로 허약. 만성 소모성 질환, 중증 환자에서 관찰.
- 衣被不斂,言語善惡不避親疏(의피불렴, 언어선악불피친소): 옷과 이불을 여미지 않고, 말을 가릴 줄 모르며 가까운 사람과 먼 사람을 구별하지 않음 → 신명지란(神明之亂). 심(心)이 신(神)을 주관하는데, 신명이 어지러워진 것. 현대적으로 의식 혼미, 섬망(delirium), 치매 등의 증후.
- 倉廩不藏者,是門戶不要也(창름불장자, 시문호불요야):
- 倉廩(창름) = 곳간 = 비유적으로 비위(脾胃)·장(腸).
- 門戶(문호) = 항문·전음부.
- 要(요) = 약속하다, 조이다, 단속하다.
- 음식물·대변의 수렴·저장이 안 되는 것. 활사(滑瀉), 유뇨(遺尿), 대변실금 등.
- 水泉不止者,是膀胱不藏也(수천부지자, 시방광불장야):
- 水泉(수천) = 소변.
- 방광이 저장·고섭 기능을 잃어 소변이 그치지 않는 것. 유뇨·빈뇨·요실금.
- 得守者生,失守者死(득수자생, 실수자사): 오장이 저장·수호 기능을 유지하면 살고, 상실하면 죽는다. 이것은 단순한 교훈이 아니라, 오장의 '장(藏)' 기능이 생명 유지의 근본임을 천명하는 진단학적 강령이다.
(6) 형체 부위별 장부 관계 (得強者生, 失強者死)
이 부분은 형체 외형의 구조적 변화를 통해 내부 장부의 쇠약을 판단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 부위 | 부(府) | 쇠약 증상 | 해당 장부·조직 |
|---|---|---|---|
| 頭(두, 머리) | 精明之府(정명지부) | 頭傾視深(두경시심) — 머리가 기울고 눈이 깊이 꺼짐 | 精神(정신) 탈진 |
| 背(배, 등) | 胸中之府(흉중지부) | 背曲肩隨(배곡견수) — 등이 굽고 어깨가 처짐 | 心肺(심폐) 쇠약 |
| 腰(요, 허리) | 腎之府(신지부) | 轉搖不能(전요불능) — 돌리고 흔들 수 없음 | 腎(신) 피폐 |
| 膝(슬, 무릎) | 筋之府(근지부) | 屈伸不能,行則僂附(굴신불능, 행즉루부) — 굽히고 펼 수 없고 걸으면 구부림 | 筋(근) 피폐 (간혈(肝血) 부족 관련) |
| 骨(골, 뼈) | 髓之府(수지부) | 不能久立,行則振掉(불능구립, 행즉진도) — 오래 서지 못하고 걸으면 떨림 | 骨(골)·髓(수) 피폐 (신정(腎精) 고갈 관련) |
- 頭傾視深(두경시심): '시심(視深)'은 눈이 깊이 들어간 것(안와 함몰). 진액·정기의 극도의 소모. 말기 암환자, 중증 탈수, 악액질(cachexia) 등에서 관찰.
- 背曲肩隨(배곡견수): 흉추 후만, 어깨 처짐. 폐기종, 심부전 등 만성 흉부 질환의 체형 변화와 유사.
- 振掉(진도): 걸을 때 몸이 흔들리고 떠는 것. 파킨슨 유사 진전, 골다공증으로 인한 보행 불안정 등.
(7) 반사시(反四時)와 관격(關格)
이 구절은 해석이 복잡한 난해 조문이다.
- 反四時者(반사시자): 사계절의 정상적 맥상에 반(反)하는 것.
- 有餘為精(유여위정): 맥이 유여한 경우는 정기(精氣)가 왕성한 것이고…
- 不足為消(부족위소): 부족한 경우는 정기가 소모된 것이다.
그런데 다음 구절에서 뒤집힌다:
- 應太過,不足為精(응태과, 부족위정): 마땅히 태과(太過)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부족(不足)하면, 이를 '정(精)'이라 한다 — 여기서 '정(精)'은 '정기가 내부로 수렴되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으로 해석하는 학파가 있고, '축적(축적되어 병이 된 것)'으로 보는 학파도 있다.
- 應不足,有餘為消(응부족, 유여위소): 마땅히 부족해야 할 시기에 오히려 유여하면, 이를 '소(消)'라 한다 — 정기가 부적절하게 밖으로 소산(消散)되는 것.
왕빙(王冰) 주석의 해석: "精(정)은 정기(精氣)가 안에 축적되어 병이 된 것이고, 消(소)는 정기가 밖으로 새어 소모되는 것이다."
- 陰陽不相應,病名曰關格(음양불상응, 병명왈관격): 음양이 서로 호응하지 못하면 관격(關格)이라 한다.
- 關(관) = 막힘(閉). 아래(음)가 닫혀 소변이 불통.
- 格(격) = 거부(拒). 위(양)가 받아들이지 못해 구토.
- 즉 소변 불통 + 구토의 동시 발생. 음양이 상하로 격절(隔絕)된 위중한 병증.
- 후세의 『상한론(傷寒論)』에서도 관격을 논하며, 신기능 부전(요독증) 등에 비견된다.
(8) 사시(四時) 맥상론
이 부분은 천인상응(天人相應) 사상의 핵심 적용이다.
- 春應中規(춘응중규): 봄 맥은 규(規, 컴퍼스·원을 그리는 도구)에 응하여 부드럽고 둥글다 — 현맥(弦脈)이되 부드러운 것.
- 夏應中矩(하응중구): 여름 맥은 구(矩, 직각자)에 응하여 모나고 뚜렷하다 — 홍맥(洪脈)의 성대함.
- 秋應中衡(추응중형): 가을 맥은 형(衡, 저울대)에 응하여 가볍게 부유한다 — 모맥(毛脈, 가볍고 떠 있는 맥).
- 冬應中權(동응중권): 겨울 맥은 권(權, 저울추)에 응하여 무겁게 가라앉는다 — 석맥(石脈, 침하고 단단한 맥).
규·구·형·권(規·矩·衡·權)의 의미: 이것은 단순 비유가 아니라 맥의 형태적 질감(質感)을 표현한 것이다. 규(規)는 둥글고 유연한 움직임(봄의 생발), 구(矩)는 각이 지고 뚜렷한 힘(여름의 왕성), 형(衡)은 가볍게 균형을 이루는 떠 있음(가을의 수렴 시작), 권(權)은 묵직하게 가라앉는 힘(겨울의 폐장).
동지(冬至)와 하지(夏至)의 음양 전환:
- 冬至四十五日(동지사십오일) → 입춘(立春)에 해당. 양기가 미미하게 위로 오르기 시작.
- 夏至四十五日(하지사십오일) → 입추(立秋)에 해당. 음기가 미미하게 위로 오르기 시작.
- 이 전환 시점에서 맥의 변화를 관찰하면 음양의 소장(消長)을 알 수 있다.
期而相失(기이상실): 맥이 해당 계절의 기대값과 어긋나면 → 병의 소재(所在)·예후(豫後)·사시(死時)를 추정할 수 있다.
察之有紀,從陰陽始(찰지유기, 종음양시): 맥 진찰의 법칙은 음양(陰陽)에서 시작하고, 오행(五行)에서 전개하며, 사시(四時)로 적절함을 삼아, 보사(補瀉)를 시행한다.
(9) 꿈과 음양의 관계
이 부분은 몽진(夢診)의 원형이다.
| 상태 | 꿈의 내용 | 병기적 해석 |
|---|---|---|
| 陰盛(음성) | 큰 물을 건너며 두려워함 | 한수(寒水)가 성하여 공포감 발생. 신한(腎寒)·수습(水濕) 과다 |
| 陽盛(양성) | 큰 불에 탐 | 심화(心火)·양열(陽熱) 성(盛) |
| 陰陽俱盛(음양구성) | 서로 죽이고 해침 | 음양이 모두 성하여 교쟁(交爭) → 극심한 갈등 |
| 上盛(상성) | 나는 꿈 | 기(氣)가 위로 몰림. 풍기(風氣)·간양(肝陽) 상항(上亢) |
| 下盛(하성) | 떨어지는 꿈 | 기가 아래로 쏠림. 신기(腎氣)·하초(下焦) 실조 |
| 甚飽(심포) | 무언가를 주는 꿈 | 과잉 → 배출 욕구의 반영 |
| 甚飢(심기) | 무언가를 취하는 꿈 | 결핍 → 보충 욕구의 반영 |
| 肝氣盛(간기성) | 노(怒)하는 꿈 | 간(肝)은 노(怒)를 주관. 간기울결(肝氣鬱結)·간양상항(肝陽上亢) |
| 肺氣盛(폐기성) | 우는 꿈 | 폐(肺)는 비(悲)·우(憂)를 주관 |
| 短蟲多(단충다) | 무리가 모이는 꿈 | 기생충(회충 등)이 많으면 뒤엉키는 이미지 반영 |
| 長蟲多(장충다) | 서로 치고 해치는 꿈 | 촌충 같은 장충이 많으면 파괴적 이미지 반영 |
임상적 의의: 이 몽진론은 단순한 미신이 아니라, 인체의 음양·한열·허실·장부 편성이 수면 중 의식(잠재의식)에 투사된다는 심신일원론(心身一元論)의 표현이다. 현대 심리학에서도 신체 상태가 꿈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10) 지맥대법(持脈大法)
- 虛靜為保(허정위보): 맥을 잡을 때 의사는 마음을 비우고(虛) 고요히(靜) 해야 한다. 편견·선입관·조급함이 맥 감지를 방해한다.
사계절 맥의 부침(浮沈):
| 계절 | 맥의 위치 | 비유 |
|---|---|---|
| 春(춘) | 浮(부) | 魚之遊在波(어지유재파) — 물고기가 물결 위에서 노님 |
| 夏(하) | 在膚(재부, 피부에) | 泛泛乎萬物有餘(범범호만물유여) — 넘실넘실 만물이 충만 |
| 秋(추) | 下膚(하부, 피부 아래) | 蟄蟲將去(칩충장거) — 벌레가 장차 숨으려 함 |
| 冬(동) | 在骨(재골, 뼈에) | 蟄蟲周密,君子居室(칩충주밀, 군자거실) — 벌레가 깊이 숨고, 군자가 방 안에 거함 |
해석: 봄→여름으로 갈수록 맥이 표면 쪽으로 부상하고, 가을→겨울로 갈수록 깊이 침잠한다. 이것은 양기의 승강출입(升降出入)을 반영한다.
- 知內者按而紀之(지내자안이기지): '안을 알려면 눌러서(按) 기록·법칙(紀)을 세운다' — 침취(沈取)로 장부 내부의 상태를 파악.
- 知外者終而始之(지외자종이시지): '밖을 알려면 끝(終)에서 시작(始)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현재 나타난 증상(終)에서 원인(始)으로 거슬러 추론.
- 此六者(차육자): '이 여섯 가지'가 무엇인지에 대해 주석가마다 견해가 다르다.
- 왕빙(王冰): 사계절 맥 + 知內(지내) + 知外(지외) = 6가지.
- 장지총(張志聰): 사시 맥상 4가지 + 안(按)하여 내를 아는 것 + 종시(終始)하여 외를 아는 것 = 6가지.
6. 병기 분석
이 조문 전체를 하나의 병기 분석 틀로 정리하면:
진단의 기본 조건 설정 (平旦)
↓
종합 진단의 4대 요소:
① 맥(脈) — 동정(動靜)을 절(切)함
② 색(色) — 오색(五色)을 찰(察)함
③ 형(形) — 형체 성쇠를 관(觀)함
④ 성(聲) — 언성(言聲)을 문(聞)함
↓
맥상으로 기혈 상태 판단:
장(長)→기치(氣治) / 단(短)→기병(氣病) / 삭(數)→열(熱)
대(大)→사성(邪盛) / 대(代)→기쇠(氣衰) / 세(細)→기소(氣少)
삽(澀)→혈어(血瘀) / 용천(湧泉)맥→극양(極陽)위험
현절(弦絕)맥→극허(極虛)사맥
↓
오색으로 장부 정기 상태 판단:
윤택·은은 = 정상(正常) / 탁·노출 = 비정상(非正常)
오색 정미 현로(顯露) → 수불구(壽不久)
↓
성·형으로 장부 기능 판단:
실중언(室中言) → 중기습(中氣濕)
언미(言微) → 탈기(奪氣)
신명란(神明亂) → 심신실조(心神失調)
문호불요(門戶不要) → 고섭(固攝) 실조
방광불장(膀胱不藏) → 저장 실조
↓
형체 외형으로 장부 쇠약 판단:
두경시심(頭傾視深) → 정신장탈(精神將奪)
배곡견수(背曲肩隨) → 흉부장부(胸部臟腑) 쇠약
전요불능(轉搖不能) → 신허(腎虛)
굴신불능(屈伸不能) → 근(筋) 피폐
진도(振掉) → 골수(骨髓) 피폐
↓
사시 맥상 응대로 예후 판단:
맥-사시 상응 → 정상
맥-사시 불응 → 병·사(死)
음양 격절(隔絕) → 관격(關格) = 극위중(極危重)
7. 임상적 의의와 현대 적용
(1) 진찰 시간의 문제
현대 임상에서 평단(平旦)에 진찰하기는 어렵지만, 이 원칙의 핵심은 환자의 기혈이 가장 안정된 상태에서 진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소한 공복, 정서 안정, 과도한 활동 전 상태가 이상적이다.
(2) 맥상의 체계
이 조문의 맥상 분류는 후세 맥학(脈學)의 기초가 된다:
- 장·단(長·短) → 기의 성쇠
- 삭(數) → 열
- 대(大) → 사기(邪氣) 성
- 대(代) → 장기(臟氣) 쇠
- 세(細) → 기혈 부족
- 삽(澀) → 혈행 장애
이 체계는 『빈호맥학(瀕湖脈學)』 28맥의 원형이 된다.
(3) 오색 판독의 원칙
"은은히 비치면서 윤택한가, 아니면 탁하고 노출되어 있는가"라는 판별 기준은 현대 한의 망진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핵심은 含蓄(함축)과 潤澤(윤택)의 유무이다.
(4) 오장 수호론의 임상
- 실중언(室中言) → 중기습(中氣濕): 비만, 다담(多痰), COPD, 성대 부종 등에서 이와 같은 목소리 관찰.
- 탈기(奪氣): ICU 환자, 말기 암, 심한 빈혈 등에서 극도로 약한 목소리.
- 신명지란(神明之亂): 섬망, 고열에 의한 의식 혼미, 치매.
- 창름불장(倉廩不藏): 만성 설사, 과민성 장증후군, 항문 괄약근 약화.
- 방광불장(膀胱不藏): 요실금, 다뇨(polyuria), 신부전.
(5) 관격(關格)
- 고전적 의미: 소변 불통 + 구토. 음양 격절.
- 현대적 대응: 신부전(요독증) — 소변이 안 나오면서 요독 물질로 인한 오심·구토 발생. 이것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임상 관찰이다.
(6) 몽진(夢診)의 활용
환자의 반복적인 꿈 내용이 진단의 보조 자료가 될 수 있다:
- 반복적인 물·홍수 꿈 → 음한(陰寒)·수습(水濕) 과다 의심
- 반복적인 불·열 관련 꿈 → 심화항진(心火亢進)·음허화왕(陰虛火旺) 의심
- 반복적인 추락 꿈 → 하초허(下焦虛)·신기부족(腎氣不足) 의심
- 반복적인 분노 관련 꿈 → 간기울결(肝氣鬱結) 의심
8. 유사 조문·관련 조문 비교
| 관련 조문 | 출전 | 내용 |
|---|---|---|
| 『素問(소문)·脈要精微論(맥요정미론)』 후반부 | 같은 편 | 사지(四肢)·구규(九竅)의 진단 보충 |
| 『素問(소문)·平人氣象論(평인기상론)』 | 素問 | 평인(平人)의 정상 맥을 정의 — 위기(胃氣)의 유무 |
| 『素問(소문)·玉機眞藏論(옥기진장론)』 | 素問 | 진장맥(眞臟脈, 위기 없는 사맥)의 상세 기술 |
| 『靈樞(영추)·邪氣藏府病形(사기장부병형)』 | 靈樞 | 맥과 장부 병증의 구체적 대응 |
| 『靈樞(영추)·淫邪發夢(음사발몽)』 | 靈樞 | 꿈과 장부·사기의 관계 — 본 조문의 몽진론의 확장판 |
| 『難經(난경)·제15난(第十五難)』 | 難經 | 사시 맥상(춘현·하홍·추모·동석)의 보다 구체적 기술 |
9. 오해하기 쉬운 지점
① "평단에만 진찰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이것은 최적 조건을 제시한 것이지 절대 조건이 아니다. 응급 상황에서는 당연히 언제든 진찰한다. 다만 기혈이 교란된 상태에서 맥을 잡으면 오진 가능성이 있음을 경계하는 것이다.
② "오색정미상견(五色精微象見)"이 왜 나쁜가?
정상적인 안색은 기색이 피부 아래에서 은은히 비치는 것이다. 그런데 오색의 정미한 변화가 밖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나면(見), 이는 장기의 정기가 안에서 지켜지지(守) 못하고 밖으로 새어 나온 것이므로, 장기(臟氣)가 외부로 폭로(暴露)된 위험한 징후다.
③ "반사시(反四時)"에서 정(精)과 소(消)의 해석
이 부분은 역대 주석가마다 해석이 분분하다. 가장 일반적인 해석은:
- 正常(정상): 해당 계절에 맞는 맥이 나옴 → 건강
- 精(정): 맥이 유여해야 할 때 부족 → 정기가 내부에 울체(鬱滯)
- 消(소): 맥이 부족해야 할 때 유여 → 정기가 부적절하게 소산(消散)
- 어느 경우든 사시(四時)와 맥이 어긋나면 병리적 상태임.
④ "此六者(차육자)"의 정체
'여섯 가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원문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가장 통용되는 해석:
- 봄의 맥상
- 여름의 맥상
- 가을의 맥상
- 겨울의 맥상
- 知內者按而紀之(안으로 눌러 내부를 아는 법)
- 知外者終而始之(밖에서 시작과 끝을 추론하는 법)
10. 종합 정리
이 『素問(소문)·脈要精微論(맥요정미론)』 제1절은 한의 진단학의 헌법(憲法)과 같은 조문이다.
- 진찰의 전제 조건 — 평단(平旦), 기혈미란(氣血未亂)
- 진단의 종합 방법 — 맥·색·형·성의 참오(參伍)
- 맥상의 체계 — 장·단·삭·대·상성·하성·대·세·삽 + 사맥(死脈) 2종
- 안색의 정상·비정상 — 윤택·함축 vs 탁·노출
- 오장의 내적 기능 — 장(藏)·수(守) → 득수자생, 실수자사
- 형체의 외적 징후 — 두·배·요·슬·골 → 득강자생, 실강자사
- 사시와 맥의 응대 — 규·구·형·권, 동지·하지의 음양 전환
- 꿈과 음양의 관계 — 몽진(夢診)의 원형
- 지맥의 태도와 방법 — 허정위보(虛靜為保), 부침(浮沈)의 사시 변화
이 모든 것이 "得一之情, 以知死生(득일지정, 이지사생)" — 하나의 이치(一)를 얻어 생사를 아는 것이라는 한 문장으로 수렴된다.
이것이야말로 한의 진단학이 단순한 기술(技術)이 아니라, 천인상응(天人相應)의 철학 위에 세워진 의도(醫道)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溫谷
https://ongok.com/library/somun/somun-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