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 황제내경(소문)
73 本病論 · 제89편
本病論 第一部
溫谷 · · 32분
1. 조문 원문
黃帝問曰:天元九窒,余已知之,願聞氣交,何名失守?岐伯曰:謂其上下升降,遷正退位,各有經論,上下各有不前,故名失守也。是故氣交失易位,氣交乃變,變易非常,即四失序,萬化不安,變民病也。
帝曰:升降不前,願聞其故,氣交有變,何以明知?岐伯曰:昭乎哉問,明乎道矣?氣交有變,是謂天地機,但欲降而不得降者,地窒刑之。又有五運太過,而先天而至者,即交不前,但欲升而不得其升,中運抑之,但欲降而不得其降,中運抑之。於是有升之不前,降之不下者,有降之不下,升而至天者,有升降俱不前,作如此之分別,即氣交之變。變之有異,常各各不同,災有微甚者也。
帝曰:願聞氣交遇會勝抑之由,變成民病,輕重何如?岐伯曰:勝相會,抑伏使然。是故辰戌之歲,木氣升之,主逢天柱,勝而不前;又遇庚戌,金運先天,中運勝之忽然不前,木運升天,金乃抑之,升而不前,即清生風少,肅殺於春,露霜復降,草木乃萎。民病溫疫早發,咽嗌乃干,四肢滿,肢節皆痛;久而化郁,即大風摧拉,折隕鳴紊。民病卒中偏痹,手足不仁。
是故巳亥之歲,君火升天,主窒天蓬,勝之不前;又厥陰未遷正,則少陰未得升天,水運以至其中者,君火欲升,而中水運抑之,升之不前,即清寒復作,冷生旦暮。民病伏陽,而內生煩熱,心神驚悸,寒熱間作;日久成郁,即暴熱乃至,赤風瞳翳,化疫,溫癘暖作,赤氣彰而化火疫,皆煩而燥渴,渴甚,治之以洩之可止。
是故子午之歲,太陰升天,主窒天沖,勝之不前;又或遇壬子,木運先天而至者,中木運抑之也,升天不前,即風埃四起,時舉埃昏,雨濕不化。民病風厥涎潮,偏痹不隨,脹滿;久而伏郁,即黃埃化疫也。民病夭亡,臉肢府黃疸滿閉。濕令弗布,雨化乃微。
是故丑未之年,少陽升天,主窒天蓬,勝之不前;又或遇太陰未遷正者,即少陰未升天也,水運以至者,升天不前,即寒冰反布,凜冽如冬,水復涸,冰再結,暄暖乍作,冷夏布之,寒暄不時。民病伏陽在內,煩熱生中,心神驚駭,寒熱間爭;以久成郁,即暴熱乃生,赤風氣腫翳,化成疫癘,乃化作伏熱內煩,痹而生厥,甚則血溢。
是故寅申之年,陽明升天,主窒天英,勝之不前;又或遇戊申戊寅,火運先天而至;金欲升天,火運抑之,升之不前。即時雨不降,西風數舉,鹹鹵燥生。民病上熱喘嗽,血溢;久而化郁,即白埃翳霧,清生殺氣,民病脅滿,悲傷,寒鼽嚏,嗌干,手坼皮膚燥。
是故卯酉之年,太陽升天,主窒天芮,勝之不前;又遇陽明未遷正者,即太陽未升天也,土運以至,水欲升天,土運抑之,升之不前,即濕而熱蒸,寒生兩間。民病注下,食不及化;久而成郁,冷來客熱,冰雹卒至。民病厥逆而噦,熱生於內,氣痹於外,足脛痠疼,反生心悸,懊熱,暴煩而復厥。
黃帝曰:升之不前,余已盡知其旨,願聞降之不下,可得明乎?岐伯曰:悉乎哉問也!是之謂天地微旨,可以盡陳斯道。所謂升已必降也,至天三年,次歲必降,降而入地,始為左間也。如此升降往來,命之六紀也。
是故丑未之歲,厥陰降地,主窒地晶,勝而不前;又或遇少陰未退位,即厥陰未降下,金運以至中,金運承之,降之未下,抑之變郁,木欲降下,金運承之,降而不下,蒼埃遠見,白氣承之,風舉埃昏,清燥行殺,霜露復下,肅殺布令。久而不降,抑之化郁,即作風燥相伏,暄而反清,草木萌動,殺霜乃下,蟄蟲未見,懼清傷藏。
是故寅申之歲,少陰降地,主窒地玄,勝之不入;又或遇丙申丙寅,水運太過,先天而至,君火欲降,水運承之,降而不下,即彤雲才見,黑氣反生,暄暖如舒,寒常布雪,凜冽復作,天雲慘淒。久而不降,伏之化郁,寒勝復熱,赤風化疫,民病面赤、心煩、頭痛、目眩也,赤氣彰而溫病欲作也。
是故卯酉之歲,太陰降地,主窒地蒼,勝之不入;又或少陽未退位者,即太陰未得降也;或木運以至,木運承之,降而不下,即黃雲見而青霞彰,郁蒸作而大風,霧翳埃勝,折隕乃作。久而不降也,伏之化郁,天埃黃氣,地布濕蒸。民病四肢不舉、昏眩、肢節痛、腹滿填臆。
是故辰戌之歲,少陽降地,主窒地玄,勝之不入;又或遇水運太過,先天而至也,水運承之,降而不下,即彤雲才見,黑氣反生,暄暖欲生,冷氣卒至,甚則冰雹也。久而不降,伏之化郁,冰氣復熱,赤風化疫,民病面赤、心煩、頭痛、目眩也,赤氣彰而熱病欲作也。
是故巳亥之歲,陽明降地,主窒地彤,用而不入;又或遇太陽未退位,即陽明未得降;即火運以至之,火運承之不下,即天清而肅,赤氣乃彰,暄熱反作。民皆錯倦,夜臥不安,咽乾引飲,懊熱內煩,天清朝暮,暄還復作;久而不降,伏之化郁,天清薄寒,遠生白氣。民病掉眩,手足直而不仁,兩脅作痛,滿目然。
是故子午之年,太陽降地,主窒地阜勝之,降而不入;又或遇土運太過,先天而至,土運承之,降而不入,即天彰黑氣,暝暗淒慘,才施黃埃而布濕,寒化令氣,蒸濕復令。久而不降,伏之化郁,民病大厥,四肢重怠,陰痿少力,天布沉陰,蒸濕間作。
2. 직역
황제(黃帝)가 물었다: "천원구질(天元九窒)에 대해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원컨대 기교(氣交)가 어떤 것을 실수(失守)라 이름하는지 듣고자 합니다."
기백(岐伯)이 답했다: "이것은 그 상하(上下)의 승강(升降)에서 천정(遷正)·퇴위(退位)가 각각 경론(經論)이 있는데, 상하(上下) 각각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바가 있으니 이를 실수(失守)라 이름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기교(氣交)가 잃어 자리를 바꾸면 기교(氣交)가 곧 변(變)하고, 변역(變易)이 비상(非常)하면 곧 사시(四時)가 서(序)를 잃고, 만화(萬化)가 편안치 못하여 백성의 병이 됩니다."
황제가 말했다: "승강(升降)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하였으니, 원컨대 그 연고를 듣고자 합니다. 기교(氣交)에 변(變)이 있다면 어떻게 밝히 알 수 있습니까?"
기백(岐伯)이 답했다: "밝도다, 질문이시여! 도(道)에 밝으신 것입니다. 기교(氣交)에 변(變)이 있음은 이것이 천지(天地)의 기(機)라 하는 것입니다. 단지 내려가고자 하나 내려가지 못하는 것은 지질(地窒)이 형(刑)하기 때문입니다. 또 오운(五運)이 태과(太過)하여 선천(先天)에 이르는 자가 있으면 곧 교(交)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니, 단지 올라가고자 하나 올라가지 못하는 것은 중운(中運)이 억(抑)하는 것이요, 내려가고자 하나 내려가지 못하는 것도 중운(中運)이 억(抑)하는 것입니다. 이에 올라가려 하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 내려가려 하되 내려가지 않는 경우, 내려가지 못하여 도리어 하늘에까지 올라가는 경우, 승강(升降)이 모두 나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니, 이와 같은 분별을 두면 곧 기교(氣交)의 변(變)입니다. 변(變)에 차이가 있어 항상 각각 같지 않으니 재(災)에 미(微)함과 심(甚)함이 있는 것입니다."
황제가 말했다: "원컨대 기교(氣交)가 만나 이기고[勝] 억눌리는[抑] 연유와, 변하여 백성의 병이 되는 것의 경중(輕重)이 어떠한지 듣고자 합니다."
기백(岐伯)이 답했다: "이기는 것[勝]이 서로 만나고, 억눌리는 것[抑]이 엎드리게[伏] 하는 것이 그렇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진술(辰戌)의 해에 목기(木氣)가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주(天柱)를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경술(庚戌)을 만나면 금운(金運)이 선천(先天)하여 중운(中運)이 이기니 홀연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목운(木運)이 하늘로 올라가려 하나 금(金)이 곧 억(抑)하여 올라가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곧 맑은 기운[清]이 생기고 바람[風]이 적어지며, 숙살(肅殺)이 봄에 이루어지고 이슬과 서리가 다시 내려 초목(草木)이 곧 시듭니다. 백성의 병은 온역(溫疫)이 일찍 발하고, 인후(咽嗌)가 곧 마르며, 사지(四肢)가 만(滿)하고, 지절(肢節)이 모두 아픕니다. 오래되어 울(郁)로 화(化)하면 곧 대풍(大風)이 꺾고 잡아당기며, 부러지고 떨어지고 울리고 어지럽습니다. 백성의 병은 졸중(卒中)·편비(偏痹)가 되고, 수족(手足)이 불인(不仁)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사해(巳亥)의 해에 군화(君火)가 하늘로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봉(天蓬)을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궐음(厥陰)이 아직 천정(遷正)하지 못하면 소음(少陰)이 아직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수운(水運)이 그 가운데 이르면 군화(君火)가 올라가고자 하나 가운데 수운(水運)이 억(抑)하여 올라가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곧 맑고 찬 기운[清寒]이 다시 일어나고 냉기(冷)가 아침저녁으로 생깁니다. 백성의 병은 복양(伏陽)이 되어 안으로 번열(煩熱)이 생기고, 심신(心神)이 경계(驚悸)하며, 한열(寒熱)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날이 오래되어 울(郁)이 이루어지면 곧 폭열(暴熱)이 이르고, 적풍(赤風)·동예(瞳翳)가 되며, 역(疫)으로 화(化)하고, 온려(溫癘)가 따뜻하게 일어나며, 적기(赤氣)가 드러나 화역(火疫)으로 화(化)하니, 모두 번(煩)하고 조갈(燥渴)하며, 갈(渴)이 심하면 설(洩)로써 치료하면 그칠 수 있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자오(子午)의 해에 태음(太陰)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충(天沖)을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혹 임자(壬子)를 만나면 목운(木運)이 선천(先天)하여 이르는 것이니, 중(中)의 목운(木運)이 억(抑)하여 하늘로 올라감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곧 풍매(風埃)가 사방에서 일어나고, 때때로 먼지가 어둡게 일어나며, 비와 습기[雨濕]가 화(化)하지 못합니다. 백성의 병은 풍궐(風厥)·연조(涎潮), 편비(偏痹)·불수(不隨), 창만(脹滿)이요, 오래되어 복울(伏郁)하면 곧 황매(黃埃)가 역(疫)으로 화(化)합니다. 백성의 병은 요망(夭亡)이요, 안면·사지·부(府)에 황달(黃疸)·만폐(滿閉)가 됩니다. 습령(濕令)이 펴지지 못하고 비(雨)의 화(化)가 곧 미미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축미(丑未)의 해에 소양(少陽)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봉(天蓬)을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혹 태음(太陰)이 아직 천정(遷正)하지 못한 것을 만나면 곧 소음(少陰)이 아직 하늘에 올라가지 못한 것이니, 수운(水運)이 이르면 하늘에 올라가지 못합니다. 곧 한빙(寒冰)이 도리어 펼쳐지고 차갑기가 겨울과 같으며, 물이 다시 마르고 얼음이 다시 얼며, 따뜻함이 갑자기 일어났다가 차가운 여름이 펼쳐지니, 한훤(寒暄)이 때를 맞추지 못합니다. 백성의 병은 복양(伏陽)이 안에 있어 번열(煩熱)이 가운데에서 생기고, 심신(心神)이 경해(驚駭)하며, 한열(寒熱)이 번갈아 다툽니다. 오래되어 울(郁)이 이루어지면 곧 폭열(暴熱)이 생기고, 적풍(赤風)·기종(氣腫)·예(翳)가 되며, 역려(疫癘)로 화(化)하여 곧 복열(伏熱)·내번(內煩)으로 화(化)하고, 비(痹)가 되어 궐(厥)이 생기니 심하면 혈일(血溢)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인신(寅申)의 해에 양명(陽明)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영(天英)을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혹 무신(戊申)·무인(戊寅)을 만나면 화운(火運)이 선천(先天)하여 이르니, 금(金)이 하늘로 올라가려 하나 화운(火運)이 억(抑)하여 올라가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곧 때에 맞는 비[時雨]가 내리지 않고, 서풍(西風)이 자주 일어나며, 함로(鹹鹵)와 조(燥)가 생깁니다. 백성의 병은 상열(上熱)·천수(喘嗽)·혈일(血溢)이요, 오래되어 울(郁)로 화(化)하면 곧 백매(白埃)·예무(翳霧)가 되고, 맑은 것[清]이 살기(殺氣)를 생하니, 백성의 병은 협만(脅滿)·비상(悲傷)·한구(寒鼽)·체(嚏)·인후건조(嗌干)·수척(手坼)·피부조(皮膚燥)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묘유(卯酉)의 해에 태양(太陽)이 하늘로 올라가는데, 주(主)가 천예(天芮)를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양명(陽明)이 아직 천정(遷正)하지 못한 것을 만나면 곧 태양(太陽)이 아직 하늘로 올라가지 못한 것이니, 토운(土運)이 이르면 수(水)가 하늘로 올라가려 하나 토운(土運)이 억(抑)하여 올라가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곧 습(濕)하고 열증(熱蒸)이 되며, 한(寒)이 양간(兩間)에서 생깁니다. 백성의 병은 주하(注下)·식불급화(食不及化)요, 오래되어 울(郁)이 이루어지면 냉(冷)이 와서 열(熱)에 객(客)하고, 빙박(冰雹)이 갑자기 이릅니다. 백성의 병은 궐역(厥逆)하여 딸꾹질[噦]하고, 열(熱)이 안에서 생기며, 기(氣)가 밖에서 비(痹)가 되고, 족경(足脛)이 산동(痠疼)하며, 도리어 심계(心悸)가 생기고, 오열(懊熱)·폭번(暴煩)이 되었다가 다시 궐(厥)합니다."
황제가 말했다: "올라가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내가 이미 그 뜻을 다 알았습니다. 원컨대 내려가되 아래로 내려가지 못하는 것을 들을 수 있겠습니까?"
기백(岐伯)이 답했다: "자세하도다, 질문이시여! 이것이 천지(天地)의 미묘한 뜻[微旨]이라 하는 것이니, 이 도(道)를 다 진술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올라간 것은 반드시 내려가는 것이니, 하늘에 이른 지 삼년(三年)이면 다음 해에 반드시 내려가고, 내려가 땅에 들어가면 비로소 좌간(左間)이 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승강(升降)이 왕래(往來)하는 것을 육기(六紀)라 명(命)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축미(丑未)의 해에 궐음(厥陰)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정(地晶)을 만나 이겨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또 혹 소음(少陰)이 아직 퇴위(退位)하지 못한 것을 만나면 곧 궐음(厥陰)이 아직 내려가지 못한 것이니, 금운(金運)이 가운데에 이르면 금운(金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하고 억(抑)하여 울(郁)로 변합니다. 목(木)이 아래로 내려가려 하나 금운(金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하니, 푸른 먼지[蒼埃]가 멀리 보이고 흰 기운[白氣]이 승(承)하며, 바람이 일어나 먼지가 어둡고, 청조(清燥)가 살(殺)을 행하며, 서리와 이슬이 다시 내리고, 숙살(肅殺)이 영(令)을 펼칩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억(抑)하여 울(郁)로 화(化)하니, 곧 풍조(風燥)가 서로 엎드리고, 따뜻하다가 도리어 맑아지며, 초목(草木)이 싹트는데 살상(殺霜)이 곧 내리고, 칩충(蟄蟲)이 아직 나타나지 않으니 맑은 기운[清]이 장(藏)을 상(傷)할까 두렵습니다."
"이런 까닭으로 인신(寅申)의 해에 소음(少陰)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현(地玄)을 만나 이겨서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혹 병신(丙申)·병인(丙寅)을 만나면 수운(水運)이 태과(太過)하여 선천(先天)에 이르니, 군화(君火)가 내려가려 하나 수운(水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합니다. 곧 붉은 구름[彤雲]이 겨우 보이다가 검은 기운[黑氣]이 도리어 생기고, 따뜻하고 누그러지는 듯하다가 추위가 항상 눈을 뿌리며, 차갑기가 다시 일어나고 하늘 구름이 참처(慘淒)합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엎드려 울(郁)로 화(化)하니, 한(寒)이 이겨 도리어 열(熱)하고, 적풍(赤風)이 역(疫)으로 화(化)하여 백성의 병은 면적(面赤)·심번(心煩)·두통(頭痛)·목현(目眩)이며, 적기(赤氣)가 드러나고 온병(溫病)이 일어나려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묘유(卯酉)의 해에 태음(太陰)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창(地蒼)을 만나 이겨서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혹 소양(少陽)이 아직 퇴위(退位)하지 않으면 곧 태음(太陰)이 내려가지 못하는 것이니, 혹 목운(木運)이 이르면 목운(木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합니다. 곧 누런 구름[黃雲]이 보이고 푸른 노을[青霞]이 드러나며, 울증(郁蒸)이 일어나 대풍(大風)이 되고, 안개[霧]·예(翳)·먼지[埃]가 이기며, 꺾이고 떨어짐이 일어납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엎드려 울(郁)로 화(化)하니, 하늘에 황색 먼지[黃氣]가 끼고 땅에 습증(濕蒸)이 펼쳐집니다. 백성의 병은 사지불거(四肢不舉)·혼현(昏眩)·지절통(肢節痛)·복만전억(腹滿填臆)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진술(辰戌)의 해에 소양(少陽)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현(地玄)을 만나 이겨서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혹 수운(水運)이 태과(太過)하여 선천(先天)에 이르면 수운(水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합니다. 곧 붉은 구름[彤雲]이 겨우 보이다가 검은 기운[黑氣]이 도리어 생기고, 따뜻함이 생기려 하다가 냉기(冷氣)가 갑자기 이르며 심하면 우박[冰雹]입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엎드려 울(郁)로 화(化)하니, 얼음의 기운[冰氣]이 도리어 열(熱)하고, 적풍(赤風)이 역(疫)으로 화(化)하여 백성의 병은 면적(面赤)·심번(心煩)·두통(頭痛)·목현(目眩)이며, 적기(赤氣)가 드러나고 열병(熱病)이 일어나려 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사해(巳亥)의 해에 양명(陽明)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동(地彤)을 만나 작용(用)하여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혹 태양(太陽)이 아직 퇴위(退位)하지 않으면 곧 양명(陽明)이 내려가지 못하는 것이니, 곧 화운(火運)이 이르면 화운(火運)이 승(承)하여 내려가지 못합니다. 곧 하늘이 맑고 숙연(肅)하나 적기(赤氣)가 곧 드러나며, 따뜻한 열기[暄熱]가 도리어 일어납니다. 백성이 모두 착란(錯)하여 피곤[倦]하고, 밤에 편히 눕지 못하며[夜臥不安], 인후(咽)가 마르고 물을 찾으며[引飲], 오열(懊熱)·내번(內煩)하며, 하늘이 맑다가 아침저녁으로 따뜻함이 돌아와 다시 일어납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엎드려 울(郁)로 화(化)하니, 하늘이 맑고 엷은 한기[薄寒]가 있으며 멀리 흰 기운[白氣]이 생깁니다. 백성의 병은 도현(掉眩)·수족(手足)이 곧고 불인(不仁)하며, 양협(兩脅)에 통증이 일어나고, 눈이 가득 그러합니다."
"이런 까닭으로 자오(子午)의 해에 태양(太陽)이 땅으로 내려가는데, 주(主)가 지부(地阜)를 만나 이겨서 내려가되 들어가지 못합니다. 또 혹 토운(土運)이 태과(太過)하여 선천(先天)에 이르면 토운(土運)이 승(承)하여 내려가되 들어가지 못합니다. 곧 하늘에 검은 기운[黑氣]이 드러나 어둡고 처참(慘)하며, 겨우 누런 먼지[黃埃]를 펼치나 습(濕)이 펼쳐지고, 한(寒)이 기(氣)를 영(令)으로 화(化)하여 증습(蒸濕)이 다시 영(令)합니다. 오래되어 내려가지 못하면 엎드려 울(郁)로 화(化)하니, 백성의 병은 대궐(大厥)·사지중태(四肢重怠)·음위(陰痿)·소력(少力)이요, 하늘에 침음(沉陰)이 펼쳐지고 증습(蒸濕)이 번갈아 일어납니다."
3. 의역
황제가 기백에게 물었다. "천원구질(天元九窒)에 대해서는 이미 이해하였으나, 기교(氣交)에서 말하는 '실수(失守)'란 무엇을 뜻하는 것입니까?"
기백이 대답하였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오르고 내리는[升降] 과정에서 각각 정해진 자리로 옮겨가고[遷正] 물러나는[退位] 규칙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승강의 어느 쪽이든 제때에 진행되지 못하는 것을 '실수(失守)'라 합니다. 기교(氣交)가 제자리를 잃으면 기후가 변하고, 사시(四時)의 질서가 무너져 만물이 불안해지며, 결국 백성에게 질병을 일으킵니다."
이어서 황제가 승강이 막히는 원인을 묻자, 기백은 이것이 천지(天地)의 핵심 기제(機)라 하면서, 세 가지 원인을 제시하였다:
- 지질(地窒)이 형(刑)하는 경우 — 내려가려는 기운이 땅의 질(窒)에 의해 차단됨
- 오운(五運)이 태과(太過)하여 선천(先天)에 이르는 경우 — 교(交)가 진행되지 못함
- 중운(中運)이 억(抑)하는 경우 — 올라가려는 기운이든 내려가려는 기운이든 중운(中運)에 의해 눌려 막힘
그 결과 네 가지 변이 양상이 나타난다: ① 올라가려 하되 못 나아감, ② 내려가려 하되 내려가지 못함, ③ 내려가지 못하여 도리어 올라감, ④ 승강 모두 막힘. 이러한 변이의 정도에 따라 재해와 질병의 경중이 달라진다.
이후 기백은 여섯 해의 배당(辰戌·巳亥·子午·丑未·寅申·卯酉)에 따라 어떤 기운이 올라가는데[升天] 어떤 장애를 만나 막히는지, 그 결과 어떤 기후 이상과 질병이 생기는지를 각각 설명한다. 이를 "승지불전(升之不前)" 여섯 조목이라 한다.
다음으로 "내려가되 들어가지 못하는[降之不下]" 여섯 경우를 동일한 구조로 설명하되, 이때는 '승(承)'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여 내려가려는 기운이 아래에서 역으로 받쳐 올려 차단되는 병리를 기술한다.
핵심 구조는 동일하다: 특정 기운이 정해진 시기에 승(升) 또는 강(降)해야 하는데 → 천질(天窒)·지질(地窒) 또는 중운(中運)의 태과(太過)·불급(不及) 때문에 차단 → 기후 이상 → 울(郁) 발생 → 울극(郁極)하면 폭발적 변화 → 역병·질병 발생.
4. 핵심 요지
본병론(本病論) 제1절의 핵심은 "기교실수(氣交失守)", 즉 삼음삼양(三陰三陽)의 승강(升降) 질서가 깨지는 원리와 그 결과를 체계적으로 논한 것이다. 오운육기(五運六氣)의 정상 순환이 중운(中運)의 태과(太過), 천질·지질(天窒·地窒)의 형극(刑剋), 또는 천정·퇴위(遷正·退位)의 지연 등에 의해 교란되면, 기후 이상과 역병(疫病)·울병(郁病)이 발생한다. 특히 "울(郁)"의 개념 — 막혀서 쌓이다가 극(極)에 달하면 폭발적으로 변화한다 — 이 본편의 가장 중요한 병기 원리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1) 총론부 핵심 용어
- 天元九窒(천원구질): 하늘의 원기(元氣)가 막히는 아홉 가지 상황. 『소문(素問)·천원기대론(天元紀大論)』 등에서 다루는 운기학(運氣學)의 기본 틀을 전제한다. 窒(질)은 막힘·저체(阻滯)의 의미.
- 氣交(기교): 천기(天氣)와 지기(地氣)가 만나 교류하는 것. 운기학에서 가장 핵심적인 개념. 하늘의 기운은 내려오고 땅의 기운은 올라가는데, 이 교차점에서 만물이 화생(化生)한다.
- 失守(실수): '지킴을 잃다'. 기교(氣交)의 정상적 질서가 깨지는 것. 실수(失守)는 단순한 '실수(mistake)'가 아니라, 규정된 자리[守]를 잃어버린다[失]는 의미.
- 遷正(천정): 육기(六氣)가 정위(正位)로 옮겨가는 것. 매년 정해진 시기에 특정 기운이 사천(司天)·재천(在泉) 등의 자리로 '옮겨[遷] 바로잡는[正]' 것.
- 退位(퇴위): 이전 자리의 기운이 물러나는 것. 천정(遷正)과 퇴위(退位)는 한 쌍으로, 하나가 들어오면 하나가 나간다.
- 升之不前(승지불전): 올라가려 하되 앞으로 나아가지 못함. 본편 전반부의 핵심 병기.
- 降之不下(강지불하): 내려가려 하되 아래로 들어가지 못함. 본편 후반부의 핵심 병기.
- 中運(중운): 오운(五運) 중 해당 해의 주운(主運). 천(天)과 지(地) 사이에서 작용하므로 '중(中)'이라 한다. 중운(中運)이 태과(太過)하면 승강을 억압[抑]한다.
- 先天而至(선천이지): 오운(五運)이 태과(太過)하여 정해진 시기보다 앞서[先天] 도래하는 것. 이로 인해 기교(氣交)가 진행되지 못한다.
- 抑(억): 눌러 막음. 중운(中運)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려는 기운을 눌러서 진행을 저지하는 것.
- 承(승): 받쳐 올림·이어받음. 강(降)하려는 기운 아래에서 역으로 받쳐 올려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것. 승(升)의 장애가 '억(抑)'이라면, 강(降)의 장애는 '승(承)'이다.
- 郁(울): 쌓여 막힘. 기운이 승강하지 못하고 갇혀 쌓이는 것. 오래되면 울극(郁極)하여 폭발적으로 변화한다. 이를 "울극내발(郁極乃發)" 또는 "울이화(郁而化)"라 한다.
(2) 천질(天窒)·지질(地窒) 명칭
각 해마다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기운이 만나는 장벽을 '천○(天○)' 또는 '지○(地○)'로 명명한다:
| 명칭 | 한글 독음 | 해당 경우 |
|---|---|---|
| 天柱(천주) | 천주 | 辰戌(진술)의 해, 木氣(목기) 승천 시 |
| 天蓬(천봉) | 천봉 | 巳亥(사해)/丑未(축미)의 해, 火氣(화기)·少陽(소양) 승천 시 |
| 天沖(천충) | 천충 | 子午(자오)의 해, 太陰(태음) 승천 시 |
| 天英(천영) | 천영 | 寅申(인신)의 해, 陽明(양명) 승천 시 |
| 天芮(천예) | 천예 | 卯酉(묘유)의 해, 太陽(태양) 승천 시 |
| 地晶(지정) | 지정 | 丑未(축미)의 해, 厥陰(궐음) 강지 시 |
| 地玄(지현) | 지현 | 寅申(인신)/辰戌(진술)의 해, 少陰(소음)·少陽(소양) 강지 시 |
| 地蒼(지창) | 지창 | 卯酉(묘유)의 해, 太陰(태음) 강지 시 |
| 地彤(지동) | 지동 | 巳亥(사해)의 해, 陽明(양명) 강지 시 |
| 地阜(지부) | 지부 | 子午(자오)의 해, 太陽(태양) 강지 시 |
이 명칭들은 구성(九星)의 명칭과 관련되며, 각각의 '질(窒)'이 특정 오행(五行)의 성격을 가진다.
(3) "升之不前" 여섯 조목 핵심 구조
| 해 | 승천하는 기 | 천질(天窒) | 중운 억압 예시 | 초기 민병 | 울화 후 민병 |
|---|---|---|---|---|---|
| 辰戌(진술) | 木氣(목기) | 天柱(천주) | 庚戌(경술) 金運(금운) | 溫疫(온역), 咽嗌干(인익건), 肢節痛(지절통) | 卒中(졸중), 偏痹(편비), 不仁(불인) |
| 巳亥(사해) | 君火(군화) | 天蓬(천봉) | 水運(수운) | 伏陽(복양), 煩熱(번열), 驚悸(경계) | 暴熱(폭열), 火疫(화역), 燥渴(조갈) |
| 子午(자오) | 太陰(태음) | 天沖(천충) | 壬子(임자) 木運(목운) | 風厥(풍궐), 偏痹(편비), 脹滿(창만) | 黃疸(황달), 滿閉(만폐), 夭亡(요망) |
| 丑未(축미) | 少陽(소양) | 天蓬(천봉) | 水運(수운) | 伏陽(복양), 煩熱(번열), 驚駭(경해) | 伏熱(복열), 痹厥(비궐), 血溢(혈일) |
| 寅申(인신) | 陽明(양명) | 天英(천영) | 戊申(무신) 火運(화운) | 上熱(상열), 喘嗽(천수), 血溢(혈일) | 脅滿(협만), 悲傷(비상), 皮膚燥(피부조) |
| 卯酉(묘유) | 太陽(태양) | 天芮(천예) | 土運(토운) | 注下(주하), 食不及化(식불급화) | 厥逆(궐역), 噦(딸꾹질), 心悸(심계) |
(4) "降之不下" 여섯 조목 핵심 구조
| 해 | 강지하는 기 | 지질(地窒) | 승(承) 억압 | 초기 기후 이상 | 울화 후 민병 |
|---|---|---|---|---|---|
| 丑未(축미) | 厥陰(궐음) | 地晶(지정) | 金運(금운) 승 | 清燥肅殺(청조숙살) | 風燥相伏(풍조상복), 清傷藏(청상장) |
| 寅申(인신) | 少陰(소음) | 地玄(지현) | 丙申(병신) 水運(수운) 승 | 寒常布雪(한상포설) | 面赤(면적), 心煩(심번), 溫病(온병) |
| 卯酉(묘유) | 太陰(태음) | 地蒼(지창) | 木運(목운) 승 | 大風霧翳(대풍무예) | 四肢不舉(사지불거), 腹滿(복만) |
| 辰戌(진술) | 少陽(소양) | 地玄(지현) | 水運(수운) 승 | 冷氣卒至(냉기졸지) | 面赤(면적), 心煩(심번), 熱病(열병) |
| 巳亥(사해) | 陽明(양명) | 地彤(지동) | 火運(화운) 승 | 暄熱反作(훤열반작) | 掉眩(도현), 手足不仁(수족불인) |
| 子午(자오) | 太陽(태양) | 地阜(지부) | 土運(토운) 승 | 寒化蒸濕(한화증습) | 大厥(대궐), 陰痿(음위), 少力(소력) |
(5) 주요 병증 용어
- 伏陽(복양): 양기(陽氣)가 겉으로 드러나지 못하고 안에 숨어 있는 상태. 밖은 한(寒)하고 안에서 번열(煩熱)이 생긴다.
- 卒中(졸중): 갑자기 쓰러지는 것. 풍(風)이 울(郁)한 후 폭발적으로 터지면서 발생. 현대의 뇌졸중과 유사한 개념을 포함.
- 偏痹(편비): 한쪽이 마비·통증으로 불수(不隨)하는 것.
- 不仁(불인): 감각이 둔해지거나 소실되는 것. 마목(麻木).
- 涎潮(연조): 침[涎]이 밀물처럼[潮] 넘치는 것. 풍담(風痰)의 증상.
- 風厥(풍궐): 풍(風)으로 인한 궐증(厥證). 사지의 역냉(逆冷)이나 의식 장애.
- 注下(주하): 설사가 쏟아지듯 나오는 것. 수(水)가 토(土)에 눌려 습(濕)이 운화되지 못할 때.
- 血溢(혈일): 피가 넘치는 것. 출혈 제증상. 울열(郁熱)이 극에 달하면 혈(血)을 동(動)하게 함.
- 懊熱(오열): 가슴이 답답하고 은은하게 열감이 나는 것. 胸中懊憹(흉중오농)과 유사한 개념.
- 掉眩(도현): 흔들리고 어지러운 것. 掉(도)는 진전(振顫)·동요(動搖).
- 陰痿(음위): 음기(陰氣)가 쇠약하여 위축·무력해지는 것. 양기(陽氣)가 하강하지 못하고 한습(寒濕)이 하초(下焦)를 가로막음.
- 大厥(대궐): 크게 궐역(厥逆)하는 것. 양기가 극도로 울체되어 전신적 기혈 순환이 장애.
6. 병기 분석
(1) 총론적 병기 구조
본병론(本病論)의 전체 병기는 다음과 같은 단계적 구조를 갖는다:
① 정상 상태: 六氣(육기)의 升降(승강) 순환이 규칙적으로 진행
↓
② 교란 원인 발생:
- 天窒(천질) / 地窒(지질)의 형극(刑剋)
- 中運(중운) 太過(태과)로 인한 억압(抑)
- 遷正(천정)·退位(퇴위)의 지연
↓
③ 升之不前(승지불전) 또는 降之不下(강지불하)
→ 기교(氣交)의 실수(失守)
↓
④ 四時失序(사시실서): 기후 이상
(봄에 서리, 여름에 한냉 등 비정상적 기후)
↓
⑤ 초기 민병(民病): 해당 기운의 울체에 상응하는 질병
↓
⑥ 久而化郁(구이화울): 오래되어 울(郁)로 변함
↓
⑦ 郁極乃發(울극내발): 울(郁)이 극에 달하면 폭발
→ 본래 억눌린 기운이 폭발적으로 분출
→ 역병(疫病)·폭열(暴熱)·대풍(大風) 등 극렬한 변화
↓
⑧ 후기 민병(民病): 더 중한 질병
(졸중, 혈일, 역려 등)
(2) "抑(억)"과 "承(승)"의 구분
이것은 본편의 가장 중요한 개념적 구분이다:
- 抑(억): 중운(中運)이 위에서 아래로 또는 중간에서 올라가려는 기운을 눌러 막는 것. "升之不前"의 핵심 기제.
- 예: 목기(木氣)가 올라가려 하는데 금운(金運)이 중운(中運)으로서 위에서 눌러 못 올라가게 함.
- 承(승): 하강하려는 기운 아래에서 받쳐 올려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것. "降之不下"의 핵심 기제.
- 예: 궐음(厥陰)이 땅으로 내려가려 하는데 금운(金運)이 아래에서 받쳐 올려 내려가지 못하게 함.
이 '억(抑)'과 '승(承)'은 모두 오행(五行)의 상극(相剋) 관계에 기반한다:
| 올라가거나 내려가려는 기운의 오행 | 억압/승제하는 중운의 오행 | 관계 |
|---|---|---|
| 木(목) | 金(금) | 金剋木(금극목) |
| 火(화) | 水(수) | 水剋火(수극화) |
| 土(토) | 木(목) | 木剋土(목극토) |
| 金(금) | 火(화) | 火剋金(화극금) |
| 水(수) | 土(토) | 土剋水(토극수) |
(3) "伏陽(복양)" 병기의 반복 출현
巳亥(사해)·丑未(축미)의 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伏陽(복양)" 병기가 특히 주목된다:
君火(군화) 또는 少陽(소양)이 올라가려 함
→ 水運(수운)에 의해 억(抑)됨
→ 밖은 寒(한)하고 안에 陽(양)이 갇힘 = 伏陽(복양)
→ 안에서 煩熱(번열), 心神驚悸(심신경계)
→ 寒熱間作(한열간작)
→ 오래되면 鬱極(울극)
→ 暴熱(폭열) 폭발, 赤風(적풍), 火疫(화역)/疫癘(역려)
이 병기는 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겉은 한(寒)한데 속은 열(熱)한 형태, 즉 외한내열(外寒內熱)·진열가한(眞熱假寒)의 전형적 양상이며, 오래되면 온역(溫疫)·복열(伏熱)의 형태로 발전한다.
(4) "久而化郁(구이화울)" — 울(郁) 이론의 핵심
본편에서 반복되는 "久而化郁(구이화울)" 또는 "久而不降, 伏之化郁(구이불강, 복지화울)"은 단순히 '오래되면 막힌다'는 뜻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역동적 병리 전환을 의미한다:
- 축적 단계: 기운이 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갇혀 쌓임
- 전환 단계: 쌓인 기운이 성질을 바꿈 (한→열, 습→조 등)
- 폭발 단계: 변환된 기운이 갑자기 터져 나옴
이것은 후대 온병학(溫病學)의 복기온병론(伏氣溫病論), 즉 한사(寒邪)가 들어와 안에 숨어 있다가 열(熱)로 변하여 봄에 온병(溫病)으로 발한다는 이론의 경전적 근거가 된다.
또한 이 "울극내발(郁極乃發)"의 원리는 『소문(素問)·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의 오울(五郁) 이론과 직결된다:
- 木郁達之(목울달지) — 목(木)이 울(郁)하면 펼쳐라
- 火郁發之(화울발지) — 화(火)가 울(郁)하면 터뜨려라
- 土郁奪之(토울탈지) — 토(土)가 울(郁)하면 빼앗아라
- 金郁泄之(금울설지) — 금(金)이 울(郁)하면 설(泄)하라
- 水郁折之(수울절지) — 수(水)가 울(郁)하면 꺾어라
(5) 치법 제시 — "治之以洩之可止(치지이설지가지)"
본문에서 유일하게 직접적 치법이 언급된 곳은 巳亥(사해)의 해 군화(君火)가 억(抑)되어 화역(火疫)이 된 경우다:
"皆煩而燥渴,渴甚,治之以洩之可止。"
이것은 화울발지(火郁發之)의 원리와 통한다. 울(郁)한 화(火)가 안에서 번(煩)하고 조갈(燥渴)을 만드니, 설법(泄法)으로 울(郁)한 열(熱)을 밖으로 풀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설(泄)'은 단순한 사하(瀉下)만이 아니라, 청열(清熱)·투열(透熱)·발산(發散) 등 울체된 기운을 풀어주는 모든 방법을 포괄한다.
(6) 각 해별 병기의 특징 정리
① 辰戌(진술)의 해 — 木氣(목기) 승천 불전
원인: 天柱(천주)의 금기(金氣)가 승, 庚戌(경술) 金運(금운) 태과
병위: 肝(간)·筋(근)·四肢(사지)
병성: 木鬱(목울) → 風(풍)이 억눌림 → 金(금)의 淸肅(청숙) 우세
기혈진액: 肝氣(간기) 울체, 筋脈(근맥) 불리
초기 증상: 溫疫(온역) 조발, 咽嗌干(인익건), 四肢滿(사지만), 肢節痛(지절통)
울화 후: 大風(대풍), 卒中(졸중), 偏痹(편비), 手足不仁(수족불인)
목기(木氣)가 올라가지 못하면 간풍(肝風)이 울체되고, 금기(金氣)의 숙강(肅降)이 지나쳐 봄에 서리가 내리는 비정상적 기후가 된다. 울(郁)이 극에 달하면 간풍(肝風)이 폭발적으로 발동하여 졸중(卒中)·편비(偏痹)를 일으킨다.
② 巳亥(사해)의 해 — 君火(군화) 승천 불전
원인: 天蓬(천봉)의 수기(水氣)가 승, 水運(수운)이 억
병위: 心(심)·小腸(소장)·血脈(혈맥)
병성: 火鬱(화울) → 伏陽(복양) → 외한내열(外寒內熱)
초기: 伏陽(복양), 煩熱(번열), 驚悸(경계), 寒熱間作(한열간작)
울화 후: 暴熱(폭열), 火疫(화역), 燥渴(조갈)
치법: 泄法(설법)
③ 子午(자오)의 해 — 太陰(태음) 승천 불전
원인: 天沖(천충)이 승, 壬子(임자) 木運(목운) 억
병위: 脾(비)·四肢(사지)·肌肉(기육)
병성: 土鬱(토울) → 濕(습)이 운화(運化)되지 못함 → 風(풍)이 우세
초기: 風厥(풍궐), 涎潮(연조), 偏痹(편비), 脹滿(창만)
울화 후: 黃疸(황달), 滿閉(만폐), 夭亡(요망)
④ 丑未(축미)의 해 — 少陽(소양) 승천 불전
원인: 天蓬(천봉)이 승, 水運(수운) 억
병위: 三焦(삼초)·膽(담)
병성: 相火鬱(상화울) → 伏陽(복양)
초기: 伏陽(복양), 煩熱(번열), 驚駭(경해), 寒熱間爭(한열간쟁)
울화 후: 伏熱(복열), 痹厥(비궐), 血溢(혈일)
巳亥(사해)의 해와 매우 유사한 구조. 군화(君火)와 상화(相火)의 차이가 있을 뿐 병기의 골격은 동일하다.
⑤ 寅申(인신)의 해 — 陽明(양명) 승천 불전
원인: 天英(천영)의 화기(火氣)가 승, 戊申(무신) 火運(화운) 억
병위: 肺(폐)·大腸(대장)·皮毛(피모)
병성: 金鬱(금울) → 燥(조)가 울체 → 火(화)가 우세
초기: 上熱(상열), 喘嗽(천수), 血溢(혈일)
울화 후: 脅滿(협만), 悲傷(비상), 寒鼽嚏(한구체), 嗌干(익건), 皮膚燥(피부조)
금기(金氣)=폐(肺)의 숙강(肅降) 기능이 올라가지 못하고 화(火)에 억눌리니, 폐(肺)의 선발(宣發)·숙강(肅降)이 모두 장애되어 해수(咳嗽)·천(喘)·피부건조(皮膚乾燥) 등 폐계(肺系) 증상이 두드러진다.
⑥ 卯酉(묘유)의 해 — 太陽(태양) 승천 불전
원인: 天芮(천예)의 토기(土氣)가 승, 陽明(양명) 미천정 시 土運(토운) 억
병위: 腎(신)·膀胱(방광)·骨(골)
병성: 水鬱(수울) → 濕(습)과 熱蒸(열증)이 섞임
초기: 注下(주하), 食不及化(식불급화)
울화 후: 厥逆(궐역), 噦(딸꾹질), 心悸(심계), 懊熱(오열), 暴煩(폭번)
수기(水氣)가 올라가지 못하고 토(土)에 억눌리니, 한수(寒水)가 울(郁)하여 안에서 열(熱)로 변하고, 동시에 토습(土濕)이 우세하여 설사(泄瀉)·소화불량 등이 초기에 나타난다.
(7) 강(降) 계열 병기의 특징
강(降)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승(承)'이라는 독특한 기제가 작용한다. 승(承)은 아래에서 위로 받치는 힘이므로, 내려가야 할 기운이 도리어 위에 머무르게 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 寅申(인신)·辰戌(진술)의 해 — 少陰(소음)·少陽(소양) 강지 불입: 水運(수운)이 승(承)하여 화기(火氣)가 내려가지 못함 → 울(郁)이 극에 달하면 "寒勝復熱, 赤風化疫(한승부열, 적풍화역)" → 면적(面赤), 심번(心煩), 두통(頭痛), 목현(目眩), 온병(溫病)·열병(熱病)
이것은 사해(巳亥)·축미(丑未)의 승천불전(升天不前)과 같은 복양(伏陽)·울열(鬱熱) → 역병(疫病) 패턴의 강(降) 버전이다.
7. 임상적 의미와 현대적 적용
(1) 온역(溫疫)·역병(疫病)의 발생 원리
본편은 역병(疫病)의 운기학적 예측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핵심 논리는:
- 특정 해에 특정 기운이 승강(升降)하지 못함
- 울(郁)이 오래 쌓임
- 울극내발(郁極乃發)로 폭발
- 역려(疫癘)·온병(溫病)·화역(火疫) 등 유행성 질병 발생
이것은 후대 오운육기(五運六氣) 역병 예측론의 원형이 된다.
(2) 복양(伏陽)·복기(伏氣) 온병론의 경전적 근거
巳亥(사해)·丑未(축미)의 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伏陽在內, 煩熱生中, 寒熱間作(복양재내, 번열생중, 한열간작)" 패턴은:
- 왕숙화(王叔和)의 "冬傷於寒, 春必病溫(동상어한, 춘필병온)"
- 유완소(劉完素)의 화열론(火熱論)
- 오우가(吳又可)의 『온역론(溫疫論)』
- 엽천사(葉天士)의 위기영혈변증(衛氣營血辨證)
등의 이론적 원류가 된다.
(3) 졸중(卒中)·편비(偏痹)의 풍울(風郁) 기전
辰戌(진술)의 해에서 목(木)이 울(郁)하여 졸중(卒中)·편비(偏痹)가 발생하는 과정은, 내풍(內風) 이론의 원형을 보여준다. 간풍(肝風)이 오래 울체되다가 갑자기 폭발하면 졸중(卒中)이 되는데, 이것은 현대 의학의 뇌혈관 사건(cerebrovascular event)과 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4) 현대 생리학적 참조
- "升之不前": 자율신경계의 상승성(교감신경 흥분성) 반응이 억제되어 순환·대사 기능이 저하되는 상태로 비유할 수 있다.
- "伏陽": 외부적으로는 저체온·한증(寒症)이나, 내부적으로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축적되어 있다가 면역 반응이 폭발하는 양상과 유사.
- "郁極乃發": 항상성(homeostasis) 유지 기전이 한계를 넘어 보상 불능(decompensation) 상태에 이르러 급격한 병리 변화가 발생하는 것과 유사.
8. 유사 조문·관련 문헌
(1) 직접 관련 편
- 『소문(素問)·천원기대론(天元紀大論)』: 운기(運氣)의 기본 원리
- 『소문(素問)·오운행대론(五運行大論)』: 오운(五運)의 운행 법칙
- 『소문(素問)·육미지대론(六微旨大論)』: "升降出入, 無器不有(승강출입, 무기불유)" — 승강 이론의 기본 원리
- 『소문(素問)·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 오울(五郁)의 치법 (木郁達之 등)
- 『소문(素問)·지진요대론(至眞要大論)』: 승강실상(升降失常)의 치료 원칙
(2) 개념적 관련 조문
- 『소문(素問)·육미지대론(六微旨大論)』: "出入廢則神機化滅, 升降息則氣立孤危(출입폐즉신기화멸, 승강식즉기립고위)" — 승강이 멈추면 기립(氣立)이 위태로워진다. 본병론(本病論)의 "승강불전(升降不前)"이 왜 위험한지의 이론적 근거.
- 『소문(素問)·육원정기대론(六元正紀大論)』: "木郁達之, 火郁發之, 土郁奪之, 金郁泄之, 水郁折之(목울달지, 화울발지, 토울탈지, 금울설지, 수울절지)" — 본병론에서 "治之以泄之可止(치지이설지가지)"가 바로 이 원리의 적용.
9. 오해하기 쉬운 지점
(1) "先天而至(선천이지)"의 '先天(선천)'
여기서 先天(선천)은 '선천적(congenital)'이 아니라 "정해진 천시(天時)보다 앞서서[先]" 도래한다는 의미이다. 오운(五運)이 태과(太過)하면 정해진 시기보다 일찍 와서 기교(氣交)를 교란한다.
(2) 巳亥(사해)와 丑未(축미)의 유사성
두 해 모두 화기(火氣)가 수기(水氣)에 억(抑)되어 복양(伏陽)이 생기는 구조가 동일하다. 차이는 巳亥(사해)는 군화(君火)=심화(心火)이고, 丑未(축미)는 소양상화(少陽相火)=삼초·담화(三焦·膽火)라는 점. 병증의 기본 양상은 유사하나, 丑未(축미)의 경우 "痹而生厥, 甚則血溢(비이생궐, 심즉혈일)"이 추가되어 더 심한 단계까지 진행됨을 보여준다.
(3) "承(승)"과 일반적 "承(승)"의 구분
한의학에서 '承(승)'은 여러 의미로 사용된다 (예: 承氣(승기)=기를 이어받아 통하게 함). 그러나 본편에서의 '承(승)'은 "아래에서 받쳐 올려 막는다"는 특수한 의미이다. 降(강)하려는 기운의 진행을 아래에서 역으로 저지하는 힘을 가리킨다.
(4) 본편의 문헌적 진위 문제
『소문(素問)·본병론(本病論)』은 원래 『소문(素問)』 72편 이후의 일곱 편 중 하나로, 당(唐)의 왕빙(王冰)이 보충한 편이며, 일부 학자는 후대 위탁(僞託)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러나 내용의 운기학적 체계성과 다른 운기칠편(運氣七篇)과의 논리적 정합성은 높으며, 임상 운용 가치는 인정된다.
10. 종합 정리
본병론(本病論) 제1절은 오운육기(五運六氣) 체계 내에서 기교실수(氣交失守)의 전체 메커니즘을 해명한 편이다.
핵심 구조:
- 육기(六氣)의 승강(升降)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어야 사시(四時)가 순조롭고 만물이 평안하다.
- 천질(天窒)·지질(地窒)·중운(中運)의 태과(太過) 등에 의해 승강이 차단되면 기교(氣交)가 실수(失守)한다.
- 올라가지 못하면[升之不前] 억(抑)이, 내려가지 못하면[降之不下] 승(承)이 핵심 기제이다.
- 차단된 기운은 처음에는 해당 기후의 부재(不在)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면 울(郁)로 화(化)한다.
- 울(郁)이 극에 달하면 폭발적으로 발(發)하여 역병(疫病)·중증 질환이 발생한다.
- 치법의 핵심은 울(郁)한 기운의 성질에 따라 풀어주는 것이며, 화울(火郁)의 경우 설법(泄法)이 대표적이다.
이 편은 단순한 천문학적·기상학적 기술이 아니라, 기후-인체-질병의 상응 관계를 체계적으로 논한 것으로, 후대 온병학(溫病學)·역병학(疫病學)·오울론(五郁論)의 이론적 토대가 된다.
溫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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