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 상한론
2 辨陽明病脈證幷治 · 제194편
條文 第一百九十二
溫谷 · · 13분
1. 조문 원문
陽明病, 初欲食, 小便反不利, 大便自調, 其人骨節疼, 翕翕如有熱狀, 奄然發狂, 濈然汗出而解者, 此水不勝穀氣, 與汗共幷, 脈緊則愈.
2. 직역
陽明病(양명병)에, 처음에 먹고자 하고[初欲食(초욕식)], 소변이 도리어 잘 나오지 않으며[小便反不利(소변반불리)], 대변은 저절로 조화로운데[大便自調(대변자조)], 그 사람의 뼈마디가 아프고[骨節疼(골절동)], 翕翕(흡흡)히 열이 있는 것 같은 상태가 있으며[翕翕如有熱狀(흡흡여유열상)], 갑자기 미쳐 날뛰고[奄然發狂(엄연발광)], 濈然(즙연)히 땀이 나면서 풀리는 자[濈然汗出而解(즙연한출이해)]는, 이는 水(수)가 穀氣(곡기)를 이기지 못하여[此水不勝穀氣(차수불승곡기)], 땀과 함께 아울러 나간 것이니[與汗共幷(여한공병)], 맥이 緊(긴)하면 곧 낫는다[脈緊則愈(맥긴즉유)].
3. 의역
양명병(陽明病)인데, 처음에는 식욕이 있고, 소변은 오히려 시원하지 않으며, 대변은 정상적으로 통하고, 온몸의 뼈마디가 쑤시며, 몸에서 훈훈하게 열이 오르는 듯하다가, 갑자기 발광(發狂)하는 것처럼 정신이 혼란해지고, 이윽고 온몸에서 흠뻑 땀이 쏟아지면서 병이 스스로 풀리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체내에 정체된 水濕(수습)이 회복된 穀氣(곡기 = 위기·정기)를 이기지 못하고, 땀과 함께 밖으로 배출된 것이다. 이 때 맥이 緊(긴)하면 낫는다.
4. 핵심 요지
양명병(陽明病) 단계에서 수습(水濕) 내정(內停)이 겸한 상황인데, 위기(胃氣 = 곡기)가 살아 있어 정기(正氣)가 사기(邪氣)를 자력으로 구축(驅逐)하는 과정을 묘사한 조문이다.
- 이 조문은 치료를 가하지 않고도 자연 치유(自解)되는 기전을 설명한다.
- 핵심 기전: 穀氣(곡기)가 왕성하여 水邪(수사)를 밖으로 밀어내고, 그것이 汗出(한출)로 배출되면서 해소된다.
- "發狂(발광)"은 양명(陽明) 특유의 열이 일시적으로 극성(極盛)한 모습이나, 곧바로 땀으로 빠지므로 심각한 蓄血(축혈) 발광과는 다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① 陽明病(양명병)
- 六經辨證(육경변증)에서 足陽明胃經(족양명위경)·手陽明大腸經(수양명대장경)과 관련된 병증.
- 양명병은 크게 經證(경증) = 陽明外候(양명외후)와 腑證(부증) = 裏實熱(이실열)로 나뉜다.
- 이 조문은 "大便自調(대변자조)"이므로 아직 腑實(부실 = 燥屎, 조시 결성)이 형성되지 않은 단계, 즉 양명경증(陽明經證)에 수습(水濕)이 겸한 상태다.
② 初欲食(초욕식)
- 初(초): 처음, 병의 초기.
- 欲食(욕식): 먹고자 한다 = 식욕이 있다.
- 이것은 胃氣(위기)가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 양명병이라 해도 위기가 건재하면 穀氣(곡기)가 사기(邪氣)를 내쫓을 힘이 있다는 뜻이다.
- ⚠️ 만약 "不欲食(불욕식)"이었다면 위기 쇠패로 자연 치유가 어렵다.
③ 小便反不利(소변반불리)
- 反(반): "도리어", "오히려" — 예상과 반대된다는 뉘앙스.
- 양명병에서 열이 있으면 보통 소변이 짧고 붉어야[小便短赤(소변단적)] 하는데, 여기서는 소변이 잘 안 나온다.
- 이것은 水濕(수습)이 체내에 정체[水停(수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수습이 기화(氣化)되지 못하고 내부에 머물러 정상적인 소변 배출이 방해받고 있다.
④ 大便自調(대변자조)
- 自調(자조): 저절로 조화롭다 = 대변이 정상이다 (설사도 아니고 변비도 아니다).
- 양명부증(陽明腑證)이라면 大便硬(대변경)·不大便(불대변)이어야 하는데, 여기서는 자조(自調)이므로 장위(腸胃)에 燥屎(조시)가 결성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 이는 양명부실(陽明腑實)이 아닌 경증(經證) 단계임을 확인시켜 준다.
- 동시에 수습(水濕)이 장관(腸管)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로 기분(氣分)·근골(筋骨)·표리지간(表裏之間)에 정체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⑤ 其人骨節疼(기인골절동)
- 骨節(골절): 뼈마디, 관절.
- 疼(동): 아프다.
- 관절통은 보통 表證(표증)·風寒濕(풍한습)·水氣(수기)와 관련된다.
- 여기서는 수습(水濕)이 경락(經絡)·관절에 유주(流注)하여 氣血(기혈) 소통을 저해한 것.
- 양명병 상태에서 골절동(骨節疼)이 있다는 것은, 사기(邪氣)가 완전히 이열(裏熱)로 전화하지 않고 아직 表裏之間(표리지간)에 수습이 걸려 있는 과도기적 상황을 반영한다.
⑥ 翕翕如有熱狀(흡흡여유열상)
- 翕翕(흡흡): 모여드는 듯한, 훈훈한 — 열이 안에서 밖으로 蒸騰(증등)하여 피부 위로 나오는 느낌.
- 이 표현은 傷寒論(상한론) 제12조 桂枝湯證(계지탕증)의 "翕翕發熱(흡흡발열)"과 동일한 글자.
- 如有熱狀(여유열상): "열이 있는 것 같은 모습" — 실제 고열이 아니라, 은은하게 체표에 열감이 나타나는 것.
- 이것은 정기(正氣)가 사기(邪氣)를 밖으로 밀어내려는 투쟁 과정에서 나타나는 발열이다.
⑦ 奄然發狂(엄연발광)
- 奄然(엄연): 갑자기, 홀연히 — 예고 없이 돌발적으로.
- 發狂(발광): 미쳐 날뛴다, 정신이 혼란해진다.
이 "發狂(발광)"의 성격이 매우 중요하다:
| 구분 | 陽明蓄血(양명축혈)의 發狂 | 본 조문의 發狂 |
|---|---|---|
| 원인 | 瘀血(어혈)이 下焦(하초)에 축적 | 水邪(수사)와 正氣(정기)의 격렬한 교쟁(交爭) |
| 경과 | 持續(지속)적, 악화 경향 | 一過性(일과성), 곧 한출(汗出)로 해소 |
| 소변 | 自利(자리) | 不利(불리) |
| 대변 | 黑色(흑색)·반드시 下血(하혈) | 自調(자조) |
| 치법 | 抵當湯(저당탕)·桃核承氣湯(도핵승기탕) | 불치자해(不治自解) |
- 여기서의 발광은 정기(正氣)가 수사(水邪)를 한꺼번에 밀어낼 때 양기(陽氣)가 일시적으로 폭발적으로 항진(亢進)되면서 나타나는 戰汗(전한) 직전의 과도기적 흥분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⑧ 濈然汗出而解(즙연한출이해)
- 濈然(즙연): 물이 모이듯이, 흠뻑 — 땀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모양.
- 이 글자는 傷寒論(상한론)에서 드물게 쓰이는 형용으로, 전신에서 동시에 풍부한 양의 땀이 쏟아지는 것을 묘사한다.
- 而解(이해): "그리하여 풀린다" — 땀이 나면서 병이 저절로 해소된다.
- 이것은 戰汗(전한)→透汗(투한)→解(해)의 기전이다:
- 정기(正氣)가 사기(邪氣)를 밖으로 밀어내는 과정에서 먼저 발광(發狂 = 전한의 정신적 표현)이 나타나고,
- 이어서 전신에서 흠뻑 땀이 나면서(濈然汗出) 사기가 배출되고,
- 병이 풀린다(解).
⑨ 此水不勝穀氣(차수불승곡기)
이것이 조문의 핵심 병기 해석문이다.
- 水(수): 체내에 정체된 수습(水濕), 수사(水邪). 소변불리(小便不利)의 원인이었던 바로 그 수(水).
- 不勝(불승): 이기지 못하다.
- 穀氣(곡기): 음식물에서 비위(脾胃)가 생성하는 정기(精氣) = 위기(胃氣) = 후천지본(後天之本)의 기운.
"수사(水邪)가 곡기(穀氣 = 정기)를 이기지 못했다"
- "初欲食(초욕식)"에서 이미 곡기가 살아 있음을 확인했는데, 그 곡기가 결국 수사를 압도한 것이다.
- 비위(脾胃)의 운화기능(運化機能)이 회복·강화되면서, 정체되었던 수습이 기화(氣化)되어 체표의 한공(汗孔)을 통해 밖으로 배출된 것이다.
⑩ 與汗共幷(여한공병)
- 與(여): ~와 함께.
- 汗(한): 땀.
- 共幷(공병): 함께 합쳐져서, 아울러서.
수사(水邪)가 땀과 합쳐져서 함께 나갔다.
- 원래 소변으로 나갔어야 할 수(水)가 기화(氣化) 장애로 배출되지 못했는데, 정기(正氣)의 힘으로 한출(汗出) 경로를 통해 한꺼번에 배출된 것.
- 이것은 邪有出路(사유출로) — 사기에게 나갈 길이 생긴 것이다.
⑪ 脈緊則愈(맥긴즉유)
이 구절은 주석가들 사이에서 가장 논쟁이 많은 부분이다.
해석 1: 成無己(성무기) 계통 — "맥긴(脈緊)이면 낫는다"
- 緊脈(긴맥)은 寒邪(한사)·水氣(수기)의 맥이다.
- 한출(汗出) 후 긴맥이 없어지면(去緊) 낫는다는 뜻으로, "脈緊則愈(맥긴즉유)" = "긴맥이 (사라지면) 곧 낫는다."
- 즉, 원래 긴맥이 있었는데 땀이 나면서 긴맥이 풀리면 치유된 것.
해석 2: 方有執(방유집)·柯韻伯(가운백) 계통 — "맥이 긴(緊)할수록 낫는다"
- 緊脈(긴맥)은 여기서 정기(正氣)가 충실함을 반영한다.
- 맥이 긴(緊)하다는 것은 기혈(氣血)이 팽팽하게 차 있어 사기를 밀어낼 힘이 있다는 의미.
- 곡기가 왕성한 사람의 맥이 긴(緊)하게 유지되면, 그 힘으로 수사를 내쫓을 수 있으므로 낫는다.
해석 3: 절충적 해석
- 한출(汗出) 전에 긴맥(緊脈)이 있었다 = 수습·한사가 아직 체내에 있다는 증거.
- 그런데 이 긴맥 상태에서 곡기가 살아 있으면(初欲食) → 정기 > 사기 → 전한(戰汗) → 한출(汗出) → 수사 배출 → 긴맥 소실 → 愈(유).
- "脈緊則愈(맥긴즉유)"는 "(이전에) 맥이 긴(緊)했던 것이 (한출 후) 곧 낫는다"의 의미.
필자의 견해: 해석 3이 가장 조문의 문맥과 부합한다. 緊脈(긴맥)은 수사(水邪) 재내(在內)의 표징이었고, 한출(汗出) 후 사기가 빠지면서 긴맥이 해소되면 치유가 확인된다는 의미다. "則(즉)"은 "곧, ~하면"의 조건이 아니라 "결국, 마침내"의 시간 접속으로 읽는다.
6. 병기 분석
[원인]
陽明(양명)에 邪氣(사기)가 있으면서 + 水濕(수습)이 내부에 정체
[병위]
表裏之間(표리지간) ~ 陽明經(양명경)
水濕(수습)이 관절·기분(氣分)에 유주(流注)
[병성]
水邪(수사) 내정 + 양명(陽明)의 열이 완전히 부증(腑證)으로 전입하지 않은 상태
→ 실열(實熱) + 수정(水停)의 복합
[기혈진액 변화]
① 水濕停滯(수습정체) → 소변불리(小便不利)
② 수습이 경락 유주 → 骨節疼(골절동)
③ 양명 열 + 수습 → 翕翕發熱(흡흡발열)
④ 胃氣(위기) 건재 → 欲食(욕식) = 穀氣(곡기) 충분
[전환점]
穀氣(곡기) > 水邪(수사)
정기가 사기를 내쫓는 힘이 생김
[해소 과정]
正邪交爭(정사교쟁) 격화
→ 양기(陽氣) 일시 항진 = 奄然發狂(엄연발광)
→ 戰汗(전한) → 透汗(투한) = 濈然汗出(즙연한출)
→ 水邪(수사)가 汗(한)과 함께 배출 = 與汗共幷(여한공병)
→ 解(해)
[결과]
脈緊(맥긴) → 소실 → 愈(유)
병기 흐름도
陽明邪熱(양명사열)
+
水濕內停(수습내정) ──→ 小便不利(소변불리)
│ 骨節疼(골절동)
│ 翕翕發熱(흡흡발열)
│
穀氣充盛(곡기충성) ←── 初欲食(초욕식) = 胃氣(위기) 건재
│
▼
正氣(정기) > 邪氣(사기)
│
▼
正邪劇烈交爭(정사극렬교쟁)
│
▼
奄然發狂(엄연발광) [양기 일시적 극항진(極亢進)]
│
▼
濈然汗出(즙연한출) [전신 투한(透汗)]
│
▼
水邪(수사) + 汗(한) → 共幷而出(공병이출)
│
▼
脈緊去(맥긴거) → 愈(유)
7. 치법 분석
이 조문은 "무치법(無治法)" 조문이다
- 처방이 제시되지 않는다.
- 장중경(張仲景)이 "자연 치유의 기전"을 설명하는 조문이다.
- 핵심 메시지: 위기(胃氣)가 살아 있으면 인체는 스스로 사기를 내쫓을 수 있다.
임상적 함의: 치료 개입의 시점 판단
이 조문을 통해 임상가가 배워야 할 것:
- 欲食(욕식) = 위기 건재 → 예후 양호의 신호
- 어떤 병이든 "밥이 먹고 싶다"는 것은 정기가 살아 있다는 가장 중요한 지표.
- 小便不利(소변불리) + 骨節疼(골절동) → 水氣(수기) 병의 징후
- 그러나 대변이 정상이므로 하법(下法)을 쓰면 안 된다.
- 발한(發汗)이나 이수(利水)를 인위적으로 쓰지 않아도, 정기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 發狂(발광)에 놀라서 잘못된 치료를 하지 말 것
- 일시적인 발광이 나타날 때 鎮靜(진정)·攻下(공하)를 성급하게 쓰면 정기(正氣)의 구사 과정(驅邪過程)을 방해한다.
- "不治(불치)"가 최선의 치료인 경우가 있음을 가르친다.
- "脈緊(맥긴)"의 감별
- 한출(汗出) 후 긴맥이 없어지면 → 사기 배출 완료 → 치유.
- 한출 후에도 긴맥이 지속되면 → 아직 수사 잔류 → 추가 조치 필요 가능.
8. 유사 조문 비교
① 제237조(판본 상이) — 陽明蓄血發狂(양명축혈발광)
"陽明證, 其人喜忘者, 必有蓄血. 所以然者, 本有久瘀血, 故令喜忘. 屎雖硬, 大便反易, 其色必黑者, 宜抵當湯下之."
| 항목 | 본 조문(水邪 發狂) | 축혈 발광(蓄血 發狂) |
|---|---|---|
| 원인 | 水濕(수습) 내정 | 瘀血(어혈) 하초 축적 |
| 소변 | 不利(불리) | 자리(自利) 가능 |
| 대변 | 自調(자조) | 硬而黑(경이흑) |
| 정신증상 | 奄然發狂(일과성) | 喜忘(희망)·如狂(여광) 지속 |
| 경과 | 汗出自解(한출자해) | 不治則不解(불치즉불해) |
| 치법 | 무치(자연치유) | 抵當湯(저당탕) 공하 |
→ 감별 포인트: 소변의 이리(利·不利), 대변의 색과 성상, 발광의 지속성이 가장 중요한 감별 기준이다.
② 太陽病 戰汗(태양병 전한) — 제93조 및 제94조
태양병에서도 정사교쟁(正邪交爭) 후 전한(戰汗)→투한(透汗)→해(解)의 패턴이 있다.
본 조문은 같은 기전이 양명병 + 수습 내정(水濕內停) 상황에서 일어난 것으로, 전한 자해(自解)의 양명병 판(版)이라 할 수 있다.
③ 제28조 — 桂枝去桂加茯苓白朮湯(계지거계가복령백출탕)
"服桂枝湯, 或下之, 仍頭項強痛, 翕翕發熱, 無汗, 心下滿微痛, 小便不利者, 桂枝去桂加茯苓白朮湯主之."
- 이 조문도 翕翕發熱(흡흡발열) + 小便不利(소변불리) 조합이다.
- 그러나 제28조는 자연 해소가 되지 않는 상황이므로 처방 개입이 필요하다.
- 차이점: 본 조문은 "初欲食(초욕식)" = 곡기 충분 → 자해 가능. 제28조는 심하만미통(心下滿微痛) = 수음(水飮)이 중초(中焦)를 눌러 위기(胃氣) 방해 → 자해 불가 → 처방 필요.
④ 제71조 — 五苓散證(오령산증)
"太陽病, 發汗後, 大汗出, 胃中乾, 煩躁不得眠, 欲得飮水者, 少少與飮之, 令胃氣和則愈. 若脈浮, 小便不利, 微熱消渴者, 五苓散主之."
- 五苓散(오령산)도 소변불리(小便不利) + 수정(水停) 치료.
- 본 조문과 비슷한 병기이나, 자연 해소가 안 될 때 쓰는 처방이 오령산이다.
9. 현대 임상적 적용과 사례
사례 1: 급성 감염 후 관절통 + 전신 발한 해소
감기(급성 상기도 감염) 후 미열이 지속되고, 전신 관절통이 있으며, 소변량이 줄고 약간 부종이 있는 환자. 식욕은 있음. 수일 후 갑자기 한기가 들면서 정신이 불안정해지다가, 전신에서 흠뻑 땀이 나면서 증상이 일시에 해소되는 경우.
→ 이것이 본 조문의 "水不勝穀氣(수불승곡기), 與汗共幷(여한공병)"에 해당한다.
임상가의 판단: 식욕이 있으면 위기가 건재하므로 무리하게 발한제·이수제를 쓰지 않고 경과를 관찰할 수 있다.
사례 2: 습열형 관절염에서의 자연 완화
류마티스 양상의 관절통 + 미열 + 소변량 감소인 환자. 수분 대사가 불량하여 체내 수습이 정체된 상태. 어느 날 일시적으로 불안·흥분 상태가 되었다가 대량 발한 후 관절통과 미열이 현저히 완화.
사례 3: 입원 환자의 전한(戰汗) 현상
감염성 질환으로 입원 중 미열 + 부종 + 소변량 감소 + 관절통이 있던 환자가, 어느 날 갑자기 오한전율(惡寒戰慄)과 정신 불안이 나타난 뒤 대량 발한 → 해열 → 소변량 회복 → 부종 감소.
→ 현대의학에서도 감염 질환의 "crisis(위기)"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체온이 갑자기 상승했다가 대량 발한과 함께 급격히 하강하면서 회복되는 것. 본 조문은 이 현상을 2천 년 전에 이미 기술한 것이다.
사례 4: 위장기능이 좋은 사람의 빠른 회복
같은 감기에 걸려도 평소 식욕이 좋고 위장 기능이 건실한 사람은 며칠 앓다가 땀을 한번 흠뻑 흘리고 저절로 낫는 반면, 위장이 약한 사람은 오래 끈다. 이것이 바로 "穀氣(곡기)"의 차이다.
10. 오해하기 쉬운 지점
⚠️ 오해 1: "發狂(발광)이니 承氣湯(승기탕)을 써야 한다"
- 양명병에서 발광하면 바로 承氣湯類(승기탕류)를 떠올리기 쉽다.
- 그러나 본 조문은 大便自調(대변자조) → 부실(腑實)이 없다 → 하법(下法) 금기.
- 발광이 일과성(一過性)이고 곧 한출(汗出)로 해소되므로 치료 개입이 불필요하다.
⚠️ 오해 2: "소변불리이니 五苓散(오령산)을 써야 한다"
- 소변불리(小便不利) + 수정(水停)이면 오령산(五苓散)을 쓸 수 있지만, 곡기가 충분하여 자연 해소가 진행되는 경우에는 개입하지 않는 것이 낫다.
- 억지로 이수(利水)하면 오히려 정기의 자연 구사(驅邪) 작용을 방해할 수 있다.
⚠️ 오해 3: "脈緊(맥긴)이 좋은 맥이다"
- 긴맥(緊脈) 자체는 수한(水寒)의 사맥(邪脈)이지, 좋은 맥이 아니다.
- 다만 이 상황에서 긴맥은 아직 사기가 있지만 정기도 충분하여 곧 내쫓을 수 있다는 예후 판단의 근거가 된다.
- 한출(汗出) 후 긴맥이 사라지면 치유된 것이고, 여전히 남아 있으면 사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은 것.
⚠️ 오해 4: "양명병인데 왜 골절동(骨節疼)이 있는가"
- 양명병의 정형적 증상(正型的 症狀)은 壯熱(장열)·大汗(대한)·大渴(대갈)·脈洪大(맥홍대) 혹은 潮熱(조열)·譫語(섬어)·腹滿(복만)·不大便(불대변).
- 골절동은 보통 太陽病(태양병) 혹은 濕邪(습사)와 관련.
- 여기서는 양명 단계에 진입했지만 수습(水濕)이 아직 잔류하여 경락·관절에 영향을 주고 있는 과도기적 복합 상태이기 때문이다.
11. 현대 생리학적 참고 해석
| 한의학 개념 | 현대 생리학적 대응 |
|---|---|
| 穀氣(곡기) | 영양 상태, 면역 기능의 에너지 기반 |
| 水邪(수사) 내정 | 세포외액 저류, 부종, 신기능 저하에 의한 수분 배설 장애 |
| 小便不利(소변불리) | 항이뇨호르몬(ADH) 항진, 신장 혈류 저하 등으로 소변 감소 |
| 骨節疼(골절동) | 조직 부종에 의한 관절 주위 압박, 염증성 사이토카인 |
| 翕翕發熱(흡흡발열) | 저등도 발열, 면역 반응에 의한 체온 상승 |
| 奄然發狂(엄연발광) | 발열 극기(crisis)의 정신 증상, 고열에 의한 일시적 섬망 |
| 濈然汗出(즙연한출) | 해열 시 발한(defervescence by crisis), 대량 발한 |
| 水不勝穀氣(수불승곡기) | 면역 기능(정기)이 병리적 수분 저류(사기)를 극복 |
| 與汗共幷(여한공병) | 발한을 통한 체액 재분배, 과잉 세포외액의 배출 |
12. 학습 정리
이 조문에서 반드시 기억할 것
- "初欲食(초욕식)" — 위기(胃氣)가 살아 있는지가 예후 판단의 핵심이다.
- 陽明病(양명병) + 小便不利(소변불리) + 大便自調(대변자조) + 骨節疼(골절동) = 양명 경증(經證) + 수습 내정(水濕內停)의 복합.
- 奄然發狂(엄연발광) → 濈然汗出(즙연한출) → 解(해) = 전한자해(戰汗自解)의 양명병 판.
- 水不勝穀氣(수불승곡기) = 정기가 사기를 이긴 것. 위기(胃氣)의 중요성을 역설.
-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인 경우가 있다 — 정기가 스스로 사기를 내쫓는 과정을 방해하지 말 것.
- 發狂(발광)의 감별 — 일과성(一過性) vs 지속성(持續性), 수사(水邪) vs 어혈(瘀血), 자해(自解) vs 공치(攻治) 필요.
한 줄 요약
양명병에 수습이 겸했으나 위기가 건재하면, 인체 스스로 전한(戰汗)을 통해 수사를 밀어내고 자연 치유될 수 있다 — 이때 의사는 성급히 개입하지 말고 지켜보아야 한다.
溫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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