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2 辨陽明病脈證幷治 · 제232편

條文 第二百三十

溫谷 · · 15분

1. 조문 원문

陽明病, 脇下硬滿, 不大便而嘔, 舌上白苔者, 可與小柴胡湯, 上焦得通, 津液得下, 胃氣因和, 身濈然汗出而解.

2. 직역

陽明病(양명병)인데, 脇下(협하)가 硬滿(경만)하고, 大便(대변)이 나오지 않으면서 嘔(구)하며, 舌上(설상)에 白苔(백태)가 있는 자는, 小柴胡湯(소시호탕)을 줄 수 있으니, 上焦(상초)가 通(통)하게 되고, 津液(진액)이 아래로 내려가게 되며, 胃氣(위기)가 이로 인해 和(화)해지면, 몸에서 濈然(즙연)히 땀이 나면서 풀린다.


3. 의역

陽明病(양명병)이라 명명되었지만, 옆구리 아래가 단단하게 그득하고, 대변이 나오지 않으면서 구역질이 있고, 혀 위에 하얀 태가 끼어 있는 경우라면 — 이것은 실제 陽明腑實(양명부실)이 아니라 少陽(소양)의 樞機(추기)가 막힌 것이므로 小柴胡湯(소시호탕)을 줄 수 있다. 이 처방을 써서 上焦(상초)의 기기(氣機)가 소통되면, 진액이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고, 위장의 기운이 조화되어, 온몸에서 촉촉하게 땀이 나면서 병이 풀리게 된다.


4. 핵심 요지

"陽明(양명)의 이름 아래 少陽(소양)이 숨어 있다."

이 조문의 핵심은 不大便(불대변)이라는 증상이 있더라도 반드시 陽明腑實(양명부실)로 귀결하지 않으며, 脇下硬滿(협하경만)·嘔(구)·舌上白苔(설상백태)라는 감별 단서를 통해 少陽病(소양병)임을 판별하고, 下法(하법)이 아닌 和解法(화해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조문 후반부의 "上焦得通, 津液得下, 胃氣因和"는 小柴胡湯(소시호탕)의 치료 기전(機轉)을 가장 명확하게 설명한 문장으로, 경전 전체에서 이 처방의 작용 원리를 가장 핵심적으로 보여주는 구절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① 陽明病(양명병)

  • 여기서 陽明病(양명병)이라고 칭한 것은 환자가 不大便(불대변)이라는 陽明(양명) 특유의 주소를 보이기 때문이다.
  • 즉, 겉으로 보이는 주증(主症)의 귀속이지 병기적 확정 진단이 아니다.
  • 仲景(중경)은 의도적으로 "陽明病(양명병)"이라는 이름을 먼저 내걸고, 이어서 少陽(소양) 증거를 제시하여 감별 진단의 사유 과정을 보여준다.

② 脇下硬滿(협하경만)

  • 脇下(협하): 옆구리 아래, 양쪽 肋骨弓(늑골궁) 아래 부위. 少陽經(소양경)의 순행 영역이자, 少陽病(소양병)의 핵심 병위(病位).
  • 硬滿(경만): 단단하고[硬(경)] 가득 찬 느낌[滿(만)]. 단순한 脹滿(창만)이 아니라 촉진 시 저항감이 있는 상태.
  • 이것은 少陽(소양)의 경락과 부(腑)인 膽(담)·三焦(삼초)의 기기(氣機)가 울체(鬱滯)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 "胸脇苦滿(흉협고만)"의 少陽病(소양병) 제강(提綱) 증상과 같은 계열이지만, 硬(경)자가 추가된 것은 울체 정도가 더 심함을 시사한다.

③ 不大便(불대변)

  • 대변이 통하지 않는 것.
  • 陽明腑實(양명부실)의 不大便(불대변)이라면 潮熱(조열)·腹滿硬痛(복만경통)·拒按(거안)·譫語(섬어)·脈沈實(맥침실) 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 그러나 여기서는 그런 陽明(양명) 실증(實證) 증거가 없고, 대신 少陽(소양) 증거가 나열된다.
  • 不大便(불대변)의 원인이 다르다: 腸胃(장위)의 燥屎(조시) 때문이 아니라, 少陽(소양) 樞機(추기)가 불리(不利)하여 三焦(삼초) 기화(氣化)가 막히고, 진액이 하강하지 못하여 대변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④ 而嘔(이구)

  • 嘔(구): 구역·구토. 少陽病(소양병)의 핵심 증상 중 하나.
  • 少陽(소양) 제강(提綱)에서 "心煩喜嘔(심번희구)"라 하였고, 少陽(소양)의 邪熱(사열)이 胃(위)를 범하면 胃氣上逆(위기상역)하여 구역이 발생한다.
  • 陽明腑實(양명부실)에서도 간혹 嘔(구)가 나타나지만, 그때는 "食穀欲嘔(식곡욕구)" 등의 양상이며, 여기서는 脇下硬滿(협하경만)과 결합되어 있으므로 少陽(소양)의 嘔(구)이다.

⑤ 舌上白苔(설상백태)

  • 白苔(백태): 혀에 하얀 이끼가 낀 상태.
  • 이것이 이 조문에서 감별 진단의 결정적 증거이다.
  • 陽明腑實(양명부실)이 확립되었다면 黃苔(황태)·乾燥(건조)·焦黑苔(초흑태) 등 燥熱(조열) 소견이 나타나야 한다.
  • 白苔(백태)는 熱이 아직 裏(리)로 완전히 전입하지 않았고, 津液(진액)이 아직 크게 손상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 즉, 邪(사)는 半表半裏(반표반리)에 머물러 있으며, 陽明(양명)의 燥熱(조열)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핵심적 설태 소견이다.

⑥ 可與小柴胡湯(가여소시호탕)

  • 可與(가여): "줄 수 있다." 仲景(중경)의 용어법에서 可與(가여)는 "적합하니 사용할 수 있다"는 허용·추천의 의미로, 主之(주지)·宜(의)보다 약간 여유 있는 표현이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처방이 적합함을 말한다.
  • 小柴胡湯(소시호탕): 少陽(소양) 和解(화해)의 주방(主方).

⑦ 上焦得通(상초득통)

  • 上焦(상초): 三焦(삼초)의 상부. 心肺(심폐)가 주관하며, 宣發(선발)·布散(포산) 기능을 담당.
  • 得通(득통): 통하게 된다.
  • 少陽(소양) 울체가 풀리면 上焦(상초)의 氣機(기기)가 선통(宣通)되어, 肺(폐)의 宣發肅降(선발숙강) 기능이 회복된다.
  • 이로써 嘔(구)가 멎고, 氣(기)가 순행하게 된다.

⑧ 津液得下(진액득하)

  • 津液(진액): 인체의 정상적 수액(水液).
  • 得下(득하): 아래로 내려갈 수 있게 된다.
  • 上焦(상초)가 통하여 肺(폐)의 通調水道(통조수도) 기능이 정상화되면, 진액이 大腸(대장)으로 내려갈 수 있게 된다.
  • 이것이 바로 不大便(불대변)이 해결되는 기전이다 — 瀉下(사하)로 대변을 밀어낸 것이 아니라, 기기(氣機)를 소통시켜 진액이 자연스럽게 하행하여 대변이 윤통(潤通)된 것이다.

⑨ 胃氣因和(위기인화)

  • 胃氣(위기): 위장의 정상적 기능. 넓게는 中焦(중초)의 운화(運化) 기능 전체.
  • 因和(인화): 이로 인하여 조화로워진다.
  • 上焦(상초)가 통하고 津液(진액)이 내려가면, 中焦(중초)의 胃氣(위기)도 자연스럽게 조화된다.
  • 순서가 핵심: 上焦得通(상초득통) → 津液得下(진액득하) → 胃氣因和(위기인화). 이것은 三焦(삼초) 기화(氣化)의 연쇄적 회복 과정이다.

⑩ 身濈然汗出而解(신즙연한출이해)

  • 濈然(즙연): 촉촉하게, 윤택하게 스며 나오듯이. 大汗淋漓(대한임리)가 아니라 온몸에서 부드럽고 고르게 땀이 나는 상태.
  • 汗出而解(한출이해): 땀이 나면서 병이 풀린다.
  • 이 땀은 麻黃湯(마황탕) 등으로 강제 발한한 것이 아니라, 正氣(정기)와 營衛(영위)가 조화를 회복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전신적 화해지한(和解之汗)이다.
  • 少陽(소양)의 樞機(추기)가 회복되어 表裏(표리)가 소통되면, 邪(사)에 출로(出路)가 열려 汗(한)으로 투사(透邪)되면서 해제되는 것이다.

6. 병기 분석

원인: 邪(사)가 少陽(소양) 半表半裏(반표반리)에 위치
  ↓
병위: 少陽(소양) — 脇下(협하), 膽(담)·三焦(삼초) 영역
  ↓
병성: 氣機鬱滯(기기울체) — 아직 燥熱化(조열화)되지 않음 (白苔(백태)가 증거)
  ↓
기혈진액 변화:
  ⑴ 三焦(삼초) 기화 장애 → 津液(진액) 하행 불능 → 不大便(불대변)
  ⑵ 膽熱犯胃(담열범위) → 胃氣上逆(위기상역) → 嘔(구)
  ⑶ 少陽(소양) 경기 울체 → 脇下硬滿(협하경만)
  ↓
핵심 감별점:
  - 白苔(백태) = 裏熱(리열) 未成(미성), 燥屎(조시) 없음
  - 脇下硬滿(협하경만) = 少陽(소양) 병위
  - 嘔(구) = 少陽(소양) 특징적 증상
  ↓
치법: 和解少陽(화해소양), 疏利樞機(소리추기)
  ↓
처방: 小柴胡湯(소시호탕)
  ↓
치료 기전(機轉):
  上焦得通(상초득통) → 津液得下(진액득하) → 胃氣因和(위기인화) → 汗出而解(한출이해)

병기의 핵심 구조

이 조문의 병기를 한마디로 압축하면:

少陽(소양) 樞機不利(추기불리) → 三焦(삼초) 氣化障碍(기화장애) → 上不通(상불통)·下不行(하불행)·中不和(중불화)

小柴胡湯(소시호탕)은 이 세 가지를 동시에 해결하는 처방이다.


7. 처방 분석: 小柴胡湯(소시호탕)

구성

약물용량역할
柴胡(시호)半斤(반근)君藥(군약). 少陽(소양) 경기를 疏暢(소창)하여 鬱結(울결)을 풀고, 邪(사)를 外透(외투)시킨다.
黃芩(황금)三兩(삼량)臣藥(신약). 少陽(소양)의 相火(상화)·邪熱(사열)을 淸(청)한다. 柴胡(시호)와 짝을 이루어 一散一清(일산일청).
半夏(반하)半升(반승)佐藥(좌약). 胃氣(위기)를 降(강)하여 嘔(구)를 멎게 하고, 痰飮(담음)을 散(산)한다.
人參(인삼)三兩(삼량)佐藥(좌약). 正氣(정기)를 扶(부)하여 抗邪(항사)를 돕고, 胃氣(위기)를 보한다.
甘草(감초)三兩(삼량)使藥(사약). 諸藥(제약)을 조화시키고, 中焦(중초)를 보한다.
生薑(생강)三兩(삼량)佐藥(좌약). 胃(위)를 따뜻하게 하여 止嘔(지구)하고, 柴胡(시호)의 疏散(소산)을 돕는다.
大棗(대조)十二枚(십이매)佐藥(좌약). 脾胃(비위)를 보하고 營氣(영기)를 자양한다.

처방의 치료 기전과 조문의 대응

조문 구절약물 기전
上焦得通(상초득통)柴胡(시호)가 少陽(소양) 기기를 疏暢(소창)하여 上焦(상초) 宣通(선통)
津液得下(진액득하)半夏(반하)가 降逆(강역)하고, 樞機(추기) 회복으로 三焦(삼초) 통조수도 기능 정상화 → 津液(진액) 자연 하행
胃氣因和(위기인화)人參(인삼)·甘草(감초)·生薑(생강)·大棗(대조)가 中焦(중초)를 調和(조화)·補益(보익)
汗出而解(한출이해)柴胡(시호) 疏散(소산) + 正氣(정기) 회복 → 營衛(영위) 조화 → 자연 투한(透汗)

8. 감별 진단: 이 不大便(불대변)은 왜 承氣湯(승기탕)이 아닌가?

이 조문의 최대 임상적 가치는 不大便(불대변)의 감별 진단에 있다.

陽明腑實(양명부실)의 不大便(불대변)과의 비교

감별 항목陽明腑實(양명부실) — 承氣湯(승기탕)증本條(본조) — 小柴胡湯(소시호탕)증
병위胃·大腸(위·대장) — 裏(리)少陽(소양) — 半表半裏(반표반리)
병기燥屎(조시) 내결, 熱與實結(열여실결)樞機不利(추기불리), 氣化障碍(기화장애)
腹診(복진)腹滿硬痛(복만경통), 拒按(거안), 繞臍痛(요제통)脇下硬滿(협하경만) — 병위가 다르다
嘔(구)드물거나, 있어도 부차적顯著(현저) — 少陽(소양)의 主症(주증)
舌苔(설태)黃苔(황태)·燥苔(조태)·焦黑苔(초흑태)白苔(백태) — 핵심 감별점
脈(맥)沈實(침실)·沈遲有力(침지유력)弦(현) — 少陽脈(소양맥)
潮熱(조열)日晡潮熱(일포조열)往來寒熱(왕래한열) 가능
譫語(섬어)있을 수 있음없음
치법攻下(공하)和解(화해)

오치(誤治)의 위험성

만약 이 환자에게 不大便(불대변)만 보고 承氣湯(승기탕)류를 투여하면:

  • 少陽(소양)의 邪(사)는 풀리지 않고
  • 正氣(정기)만 損傷(손상)되어
  • 病(병)이 깊어지거나 變證(변증)이 발생한다

仲景(중경)이 "陽明病(양명병)"이라는 제목 아래 小柴胡湯(소시호탕)을 배치한 것 자체가 "속지 말라"는 경고이다.


9. "上焦得通, 津液得下, 胃氣因和"의 이론적 의의

이 열두 글자는 小柴胡湯(소시호탕)의 치료 원리를 三焦(삼초) 기화론의 관점에서 설명한 것으로, 仲景(중경) 치료학의 정수(精髓)를 담고 있다.

三焦(삼초) 기화의 연쇄적 회복

少陽(소양) = 三焦(삼초)의 樞紐(추뉴, 중심축)
  ↓
樞機(추기) 회복
  ↓
上焦得通(상초득통): 心肺(심폐)의 宣發(선발)·肅降(숙강) 회복
  → 嘔(구) 해소, 氣道(기도) 소통
  ↓
津液得下(진액득하): 肺(폐)의 通調水道(통조수도) → 津液(진액)이 大腸(대장)으로
  → 不大便(불대변) 해소
  ↓
胃氣因和(위기인화): 中焦(중초) 升降(승강) 정상화
  → 脾升胃降(비승위강) 회복
  ↓
身濈然汗出而解(신즙연한출이해): 營衛(영위) 조화 → 全身(전신) 투사(透邪)

이 구절이 시사하는 치료 철학

"通(통)하면 和(화)하고, 和(화)하면 해(解)한다."

小柴胡湯(소시호탕)은 直接(직접) 攻下(공하)하지 않고도 대변을 통하게 하고, 直接(직접) 發汗(발한)하지 않고도 땀을 내어 해표(解表)한다. 이것이 바로 和法(화법)의 본질이다 — 偏勝(편승)을 교정하여 인체 스스로 정상 기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10. 유사 조문·관련 조문과 비교

① 少陽病(소양병) 제강(提綱): 제263조

"少陽之爲病, 口苦, 咽乾, 目眩也."

본 조문의 환자는 제강 증상 외에 脇下硬滿(협하경만)·嘔(구)라는 少陽(소양) 경증(經證)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② 少陽(소양) 주증 열거: 제96조

"傷寒五六日中風, 往來寒熱, 胸脇苦滿, 嘿嘿不欲飲食, 心煩喜嘔…… 小柴胡湯主之."

본 조문의 脇下硬滿(협하경만)은 "胸脇苦滿(흉협고만)"과 동일 계열이고, 嘔(구)는 "心煩喜嘔(심번희구)"에 대응한다.

③ 小柴胡湯(소시호탕)의 "但見一證便是(단견일증편시)" 원칙: 제96조 후반

"傷寒中風, 有柴胡證, 但見一證便是, 不必悉具."

본 조문은 이 원칙의 실제 적용 사례이다. 往來寒熱(왕래한열)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脇下硬滿(협하경만)과 嘔(구)만으로도 少陽(소양)을 확진할 수 있다.

④ 陽明(양명)과 少陽(소양)의 합병(合病/竝病): 제229조와의 관계

"陽明病, 發潮熱, 大便溏, 小便自可, 胸脇滿不去者, 與小柴胡湯."

이 조문도 陽明(양명)이라 칭하면서 少陽(소양) 증거[胸脇滿(흉협만)]가 있어 小柴胡湯(소시호탕)을 사용한 경우이다. 본 조문과 같은 논리 구조.

⑤ 반대 조문: 陽明腑實(양명부실) 확립 시

제212조: "傷寒若吐若下後不解, 不大便五六日, 上至十餘日, 日晡所發潮熱…… 此爲實也, 宜大承氣湯."

不大便(불대변) + 日晡潮熱(일포조열) + 譫語(섬어) + 腹滿硬痛(복만경통) → 이때는 承氣湯(승기탕).
本條(본조)와 정반대의 치료 경로이다.

⑥ 大柴胡湯(대시호탕)과의 감별: 제103조 등

  • 만약 少陽(소양)과 陽明(양명)이 모두 實(실)한 경우 — 脇下硬滿(협하경만) + 不大便(불대변) + 黃苔(황태) + 心下急(심하급) + 鬱鬱微煩(울울미번) — 라면 大柴胡湯(대시호탕)을 고려한다.
  • 본 조문에서 白苔(백태)인 점이 大柴胡湯(대시호탕)이 아닌 小柴胡湯(소시호탕)을 선택하는 근거가 된다. 白苔(백태)는 裏熱(리열)이 熾盛(치성)하지 않고 燥屎(조시)가 형성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므로, 和解(화해)만으로 충분하다.

11. 현대 임상 적용 사례

사례 1: 급성 담낭염(膽囊炎) 초기

  • 60세 여성. 우측 肋下(늑하) 통증과 팽만감, 구역·구토, 3일간 대변 없음.
  • 혀에 白膩苔(백니태), 脈弦(맥현).
  • 복부 CT 상 담낭벽 경도 부종이나 담석 감돈은 아님.
  • 분석: 脇下硬滿(협하경만) = 우늑하 통증, 嘔(구) = 구역·구토, 不大便(불대변) = 변비, 白苔(백태) = 백니태. 전형적 小柴胡湯(소시호탕) 증에 해당.
  • 小柴胡湯(소시호탕) 가감으로 2~3일 내 증상 완화, 대변 자연 소통.

사례 2: 기능성 소화불량 + 변비

  • 45세 남성. 스트레스 과다. 양측 옆구리가 답답하고 속이 메스꺼우며, 수일간 대변 없음.
  • 설태 백색, 맥현세(脈弦細).
  • 대장내시경 정상.
  • 분석: 少陽(소양) 기기 울체 → 三焦(삼초) 기화 장애 → 불대변. 공하법 불필요.
  • 小柴胡湯(소시호탕)으로 기기 소통 → 자연 배변 회복.

사례 3: 감기 후 위장 장애

  • 35세 여성. 감기 후 열은 내렸으나 식욕부진, 구역, 옆구리 불쾌감, 변비 지속.
  • 설상 박백태(薄白苔), 맥부현(脈浮弦).
  • 분석: 外感(외감) 후 邪(사)가 少陽(소양)에 머문 상태. 表證(표증)은 거의 해소되었으나 半表半裏(반표반리)에 邪(사) 잔류.
  • 小柴胡湯(소시호탕)으로 잔사(殘邪) 투해(透解).

사례 4: 만성 간질환(慢性肝炎) 환자의 변비

  • 50세 남성. 만성 B형 간염. 우협하 불편감 만성화, 간헐적 구역, 대변 불규칙(변비 경향).
  • 설태 백, 맥현(脈弦).
  • 분석: 肝膽(간담) 소양 영역의 만성 기기 울체. 단순 완하제로는 근본 해결 불가.
  • 小柴胡湯(소시호탕) 장기 가감 복용으로 전반적 개선.

사례 5: 과민성 장증후군(IBS) — 변비형

  • 28세 여성. 정서적 스트레스 시 양측 옆구리 팽만, 구역감, 변비 악화.
  • 혀 정상 또는 박백태, 맥현(脈弦).
  • 서양의학적 검사상 기질적 이상 없음.
  • 분석: 少陽(소양) 樞機不利(추기불리)의 전형. 情志(정지) → 肝膽(간담) 기울(氣鬱) → 三焦(삼초) 기화 장애.
  • 小柴胡湯(소시호탕) + 逍遙散(소요산) 가감 등 응용 가능.

12. 오해하기 쉬운 지점

⑴ "陽明病(양명병)이라 했으니 양명을 치료해야 하지 않는가?"

→ 仲景(중경)은 환자의 주소(主訴) 혹은 초기 판단에 따라 六經(육경) 명칭을 먼저 제시하되, 이후 세부 증상 분석을 통해 실제 병기가 다른 경(經)에 속함을 보여주는 방법을 자주 사용한다. 이것은 감별 진단의 교육적 구조이다.

⑵ "白苔(백태)가 왜 그렇게 중요한가?"

→ 설태는 裏(리)의 상태를 반영하는 가장 직접적 지표 중 하나이다. 陽明腑實(양명부실)이라면 장관 내 열이 축적되어 진액을 소모하므로 설태가 반드시 黃(황)·乾(건)·厚(후)해진다. 白苔(백태)는 이 과정이 아직 진행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다.

⑶ "小柴胡湯(소시호탕)으로 어떻게 대변이 통하는가?"

→ 소시호탕 자체에 사하(瀉下) 약물은 없다. 그러나 三焦(삼초) 기기 소통 → 肺(폐) 통조수도 회복 → 진액 하행 → 대장 윤통이라는 기전을 통해 대변이 자연스럽게 통한다. 이것이 바로 "和而不攻(화이불공)"의 치료 철학이다.

⑷ "汗出而解(한출이해)인데, 발한제가 아니지 않은가?"

→ 맞다. 小柴胡湯(소시호탕)은 發汗劑(발한제)가 아니다. 그러나 少陽(소양) 樞機(추기)가 회복되면 營衛(영위)가 조화되고, 正氣(정기)가 邪(사)를 밖으로 밀어내면서 자연스러운 全身(전신) 微汗(미한)이 나온다. 이것은 "戰汗(전한)"이나 "暴汗(폭한)"이 아닌, 正復邪退(정복사퇴)의 和汗(화한)이다. "濈然(즙연)"이라는 표현 자체가 이 부드러운 발한의 양상을 정확히 묘사한다.


13. 현대 생리학적 해석 (보조적 참고)

경전 개념현대 생리학적 대응 가능성
少陽(소양) 樞機不利(추기불리)자율신경(교감-부교감) 실조, 간담계 기능 장애, 미주신경 자극에 의한 구역 반사
上焦得通(상초득통)흉곽 내 순환·호흡 기능 정상화, 미주신경 긴장도 조절
津液得下(진액득하)장관 분비 기능 회복, 대장 수분 흡수-분비 균형 회복
胃氣因和(위기인화)위장관 운동성(motility) 정상화, 위-십이지장-담도계 협조 운동 회복
濈然汗出(즙연한출)면역 반응 소퇴 시 체온 조절 중추의 set point 하강에 따른 발한

⚠️ 이상의 현대적 해석은 참고용이며, 경전의 원래 논리 체계인 六經辨證(육경변증)·氣化(기화)론을 대체하지 않는다.


14. 총괄 정리

이 조문은 《傷寒論(상한론)》에서 감별 진단의 정수(精髓)를 보여주는 대표적 조문이다.

항목내용
교훈不大便(불대변)이 있다고 무조건 下法(하법)을 쓰지 말라
감별 근거脇下硬滿(협하경만) + 嘔(구) + 白苔(백태) → 少陽(소양)
치법和解少陽(화해소양), 疏利樞機(소리추기)
처방小柴胡湯(소시호탕)
치료 기전上焦得通(상초득통) → 津液得下(진액득하) → 胃氣因和(위기인화) → 汗出而解(한출이해)
치료 철학和而不攻(화이불공) — 공격하지 않고 소통시켜 인체 스스로 회복하게 함
仲景(중경)은 이 한 조문으로 "병명에 속지 말고, 병기를 읽어라"는 가르침을 후세에 남겼다. 陽明(양명)이라는 이름 아래 少陽(소양)이 숨어 있고, 不大便(불대변)이라는 증상 뒤에 氣機鬱滯(기기울체)가 숨어 있으며, 그 해결은 攻下(공하)가 아닌 和解(화해)에 있다는 것이 이 조문 전체의 메시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