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16 驚悸吐衄下血胸滿瘀血病脈證治 · 제306편

條文 第二百八十九

溫谷 · · 15분

1. 조문 원문

下血,先便後血,此遠血也,黃土湯主之.

黃土湯方:甘草 乾地黃 白朮 附子(炮) 阿膠 黃芩各三兩 灶中黃土半斤 上七味,以水八升,煮取三升,分溫二服.

2. 직역

하혈(下血)하는데, 먼저 대변(大便)을 보고 뒤에 피가 나오면, 이것은 원혈(遠血)이라 하며, 황토탕(黃土湯)이 이를 주치(主治)한다.

황토탕방(黃土湯方): 감초(甘草), 건지황(乾地黃), 백출(白朮), 부자(附子, 포(炮)), 아교(阿膠), 황금(黃芩) 각 3냥(兩), 조중황토(灶中黃土) 반근(半斤). 위 7미(味)를 물 8승(升)으로 달여 3승(升)을 취하여, 나누어 따뜻하게 2번 복용한다.


3. 의역

항문으로 출혈이 있을 때, 대변을 먼저 본 뒤에 혈액이 나오는 경우는 출혈 부위가 항문에서 먼 상부(上部) 소화관에 있는 것이므로 이를 '원혈(遠血)'이라 한다. 이는 비양(脾陽)이 허약하여 혈(血)을 통섭(統攝)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이므로, 비양(脾陽)을 온보(溫補)하면서 출혈을 지혈(止血)하는 황토탕(黃土湯)으로 치료한다.


4. 핵심 요지

비양허한(脾陽虛寒)으로 인한 하부 출혈(便血)의 대표 처방이다.

  • "선변후혈(先便後血)"은 출혈 부위가 항문에서 먼 곳(위·소장 등)임을 의미한다.
  • 병기(病機)의 핵심은 비불통혈(脾不統血), 즉 비장의 양기(陽氣)가 허약하여 혈(血)을 경맥(經脈) 안에 머물게 하는 통섭 기능이 상실된 것이다.
  • 치법(治法)은 온비섭혈(溫脾攝血) — 비양(脾陽)을 따뜻하게 보하면서 동시에 혈(血)을 거두어들이는 것이다.
  • 황토탕(黃土湯)은 온보(溫補)와 양혈(養血)·지혈(止血)·청열(清熱)을 겸비한, 한의학 지혈방(止血方) 중 가장 정교한 구성 중 하나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下血(하혈)

  • 下(하): 아래로 나온다.
  • 血(혈): 피.
  • 대변과 함께 또는 대변 전후로 항문을 통해 출혈되는 것을 총칭한다.
  • 금궤요략(金匱要略)에서 하혈(下血)은 변혈(便血)을 의미하며, 토혈(吐血)·뉵혈(衄血)과 구별한다.

先便後血(선변후혈)

  • 先(선): 먼저. 便(편): 대변. 後(후): 뒤에. 血(혈): 피.
  • 대변이 먼저 나오고, 그 뒤에 혈액이 따라 나온다는 뜻이다.
  • 이것은 출혈 부위의 위치를 진단하는 핵심 감별 포인트이다.

원리:

  • 출혈 부위가 항문에서 먼 곳(상부 소화관: 위·소장·상행결장 등)에 있으면, 혈액은 장관(腸管) 깊은 곳에 고여 있다가 대변이 먼저 배출된 후에야 뒤따라 나온다.
  • 반대로 출혈 부위가 항문에 가까우면(직장·항문 부근), 배변 시 혈액이 먼저 나오거나 대변과 섞여 나온다 — 이것이 근혈(近血)이다.

此遠血也(차원혈야)

  • 遠(원): 멀다. 항문으로부터 출혈 부위까지의 거리가 먼 것.
  • 遠血(원혈): 출혈원이 항문에서 먼 곳에 있는 변혈(便血).
  • 이 용어는 단순히 해부학적 거리만이 아니라, 병기(病機)의 차이를 함축한다:
  • 遠血(원혈) → 비양허한(脾陽虛寒)이 주된 병기 → 온보(溫補)가 치법
  • 近血(근혈) → 습열하주(濕熱下注)가 주된 병기 → 청열(清熱)이 치법

黃土湯主之(황토탕주지)

  • 黃土湯(황토탕)이 이 병증을 주치(主治)한다.
  • "주지(主之)"는 금궤요략(金匱要略)에서 해당 처방이 정치방(正治方)임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6. 병기(病機) 분석

원인(原因)
  비양허쇠(脾陽虛衰) — 중초(中焦)의 양기(陽氣)가 부족

      ↓

병위(病位)
  비(脾) — 중초(中焦), 특히 비장(脾臟)의 통혈(統血) 기능 영역
  (출혈은 하부 소화관으로 표현되지만, 근본 원인은 비(脾)에 있다)

      ↓

병성(病性)
  허한(虛寒) — 양허(陽虛)로 인한 한증(寒證)

      ↓

기혈진액 변화(氣血津液 變化)
  ① 비양부족(脾陽不足) → 기(氣)의 고섭(固攝) 기능 저하
  ② 기불섭혈(氣不攝血) → 혈(血)이 경맥(經脈) 밖으로 이탈
  ③ 양허(陽虛) → 한(寒)이 내생(內生) → 혈행(血行) 저하
  ④ 출혈이 지속되면 → 혈허(血虛)·음허(陰虛) 동반 가능
  ⑤ 만성 출혈 → 음혈양허(陰血兩虛)의 복합 병기

      ↓

증상 발생(症狀)
  - 하혈(下血): 대변 후 출혈
  - 혈색(血色): 암흑(暗黑) 또는 자흑(紫黑)색 (양허한응으로 혈색이 선홍하지 않음)
  - 동반 증상 추정: 복냉(腹冷), 면색위황(面色萎黃), 
    사지불온(四肢不溫), 식소(食少), 신피(神疲), 
    대변당(大便溏), 맥침세무력(脈沉細無力) 등

      ↓

치법(治法)
  온비지혈(溫脾止血), 양혈청열(養血清熱)
  — 온양보비(溫陽補脾)를 위주로 하되, 
    양혈자음(養血滋陰)·청열(清熱)을 겸한다

병기의 심층 분석

이 조문의 병기를 이해하려면 "비통혈(脾統血)" 이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비통혈(脾統血)의 원리:

  • 비(脾)는 후천지본(後天之本)으로서 기혈생화(氣血生化)의 원천이다.
  • 비기(脾氣)는 혈(血)이 맥관(脈管) 안에서 정상적으로 순행하도록 "통섭(統攝)"하는 기능을 한다.
  • 비양(脾陽)이 허(虛)하면 기(氣)의 고섭력(固攝力)이 약해져, 혈(血)이 맥외(脈外)로 이탈한다.
  • 이탈된 혈(血)은 중력에 따라 하부(下部)로 흘러나오므로 "하혈(下血)"의 형태로 나타난다.

왜 "원혈(遠血)"이 비양허(脾陽虛)인가?

  • 출혈 부위가 깊고 먼 곳이라는 것은, 국소적 병변(痔瘡(치창), 항문열상 등)이 아니라 전신적·기능적 원인에 의한 출혈임을 의미한다.
  • 비(脾)의 통혈 기능 부전은 전신적 병기이므로, 출혈이 상부 소화관의 넓은 범위에서 발생한다.
  • 따라서 "원혈(遠血) = 비양허한(脾陽虛寒)"이라는 등식이 성립한다.

7. 처방 분석: 黃土湯(황토탕)

구성

약물용량역할
灶中黃土(조중황토)반근(半斤)군약(君藥)
白朮(백출)3냥(兩)신약(臣藥)
附子(부자, 炮(포))3냥(兩)신약(臣藥)
甘草(감초)3냥(兩)좌약(佐藥)·사약(使藥)
乾地黃(건지황)3냥(兩)좌약(佐藥)
阿膠(아교)3냥(兩)좌약(佐藥)
黃芩(황금)3냥(兩)좌약(佐藥)·반좌약(反佐藥)

약물별 상세 분석

① 灶中黃土(조중황토) — 군약(君藥)

  • 정체: 부뚜막(아궁이) 중심부의 누렇게 구워진 흙. 일명 부룡간(伏龍肝)이라고도 한다.
  • 성미(性味): 신온(辛溫), 비경(脾經)·위경(胃經)에 귀경(歸經).
  • 기능:
  • 온중지혈(溫中止血): 중초(中焦)를 따뜻하게 하면서 출혈을 멈추게 한다.
  • 삽장고탈(澀腸固脫): 장(腸)을 수렴하여 혈(血)의 이탈을 막는다.
  • 화위강역(和胃降逆): 위기(胃氣)를 조화시킨다.
  • 배오 의의: 이 약은 오랜 세월 불에 구워진 흙이므로, "토(土)의 성질"과 "화(火)의 온기"를 겸비한다. 비토(脾土)를 직접 보하면서 온양(溫陽)의 효과까지 지닌다. 용량이 반근(半斤)으로 가장 많은 것은 군약(君藥)으로서의 지위를 확인시켜 준다.

② 白朮(백출) — 신약(臣藥)

  • 성미: 고온(苦溫), 비경(脾經)·위경(胃經).
  • 기능: 건비조습(健脾燥濕), 익기(益氣).
  • 본 처방에서의 역할: 비기(脾氣)를 건강하게 하여 통혈(統血) 기능을 회복시킨다. 조중황토(灶中黃土)와 함께 비토(脾土)를 보강하는 핵심 약대(藥對)를 구성한다.

③ 附子(부자, 炮(포)) — 신약(臣藥)

  • 성미: 신열(辛熱), 대열(大熱). 심(心)·신(腎)·비경(脾經).
  • 기능: 온양거한(溫陽祛寒), 회양구역(回陽救逆).
  • 본 처방에서의 역할:
  • 비양(脾陽)을 강력히 진작(振作)시킨다.
  • 한사(寒邪)를 구축(驅逐)하여 양기(陽氣)의 통섭 기능을 회복시킨다.
  • 포제(炮制)한 것을 사용하는 이유: 생부자(生附子)의 독성을 줄이면서도 온양(溫陽) 효과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 "출혈에 열약(熱藥)을 쓸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
  • 이 경우는 열(熱)로 인한 출혈이 아니라 한(寒)으로 인한 출혈이다.
  • 양허(陽虛)하면 기(氣)가 혈(血)을 고섭(固攝)하지 못하므로, 양(陽)을 보해야 지혈(止血)이 된다.
  • "혈득열즉행(血得熱則行), 득한즉응(得寒則凝)"이라는 원칙을 단순 적용하면 안 되는 경우이다.

④ 乾地黃(건지황) — 좌약(佐藥)

  • 성미: 감한(甘寒), 심(心)·간(肝)·신경(腎經).
  • 기능: 양혈자음(養血滋陰), 양음생진(養陰生津).
  • 본 처방에서의 역할:
  • 출혈로 소모된 음혈(陰血)을 보충한다.
  • 부자(附子)·백출(白朮) 등 온조(溫燥)한 약물이 음(陰)을 손상시키는 것을 방지한다.
  • 지혈(止血)의 보조: 혈(血)을 충족시켜야 맥관(脈管)이 안정된다.

⑤ 阿膠(아교) — 좌약(佐藥)

  • 성미: 감평(甘平), 폐(肺)·간(肝)·신경(腎經).
  • 기능: 보혈지혈(補血止血), 자음윤조(滋陰潤燥).
  • 본 처방에서의 역할:
  • 건지황(乾地黃)과 함께 음혈(陰血)을 보한다.
  • 직접적인 지혈(止血) 효과가 있다 — 아교(阿膠)는 혈(血)의 점도를 높이고 맥관(脈管)을 충실하게 한다.
  • 부자(附子)의 조열(燥熱)을 제어한다.

⑥ 黃芩(황금) — 반좌약(反佐藥)

  • 성미: 고한(苦寒), 폐(肺)·담(膽)·위(胃)·대장경(大腸經).
  • 기능: 청열조습(清熱燥濕), 양혈지혈(涼血止血).
  • 본 처방에서의 역할:

이 약물의 배합이 황토탕(黃土湯)의 가장 정교한 부분이다.

  • 반좌(反佐)의 의미: 방중(方中)에 부자(附子)·백출(白朮)·조중황토(灶中黃土) 등 온열약(溫熱藥)이 다수이므로, 황금(黃芩)을 배합하여 과도한 온열(溫熱)이 혈행(血行)을 촉진시켜 오히려 출혈을 악화시키는 것을 방지한다.
  • 양혈지혈(涼血止血): 출혈이 지속되면 어혈화열(瘀血化熱)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를 미리 예방한다.
  • 한열균형(寒熱均衡): 온보(溫補)만 하면 조열(燥熱)해질 수 있으므로, 황금(黃芩)의 고한(苦寒)으로 전체 방제의 약성을 조화롭게 만든다.

⑦ 甘草(감초) — 좌약(佐藥)·사약(使藥)

  • 성미: 감평(甘平).
  • 기능: 보중익기(補中益氣), 조화제약(調和諸藥).
  • 본 처방에서의 역할: 비기(脾氣)를 보하면서, 한성약(寒性藥)과 열성약(熱性藥)의 약성을 조화시키는 완충 역할을 한다.

처방 구조의 정교함

황토탕(黃土湯)의 약물 구성을 도식화하면:

【온양보비(溫陽補脾) 그룹】          【양혈자음(養血滋陰) 그룹】
  灶中黃土(조중황토)                    乾地黃(건지황)
  白朮(백출)                           阿膠(아교)
  附子(부자)
                    ↕ 균형·조화
              甘草(감초) — 중개 역할
                    ↕
            【반좌(反佐)·청열(清熱)】
              黃芩(황금)

이 구성은 "온이불조(溫而不燥), 보이불체(補而不滯)"의 원칙을 구현한 것이다:

  • 온양(溫陽)하되 건조하지 않게 — 건지황(乾地黃)·아교(阿膠)로 윤(潤)을 보충
  • 보(補)하되 막히지 않게 — 황금(黃芩)의 청(清)과 강(降)으로 기기(氣機)를 소통
  • 지혈(止血)하되 유어(留瘀)하지 않게 — 온양(溫陽)으로 기화(氣化)를 유지

8. 유사 조문·관련 조문과의 비교

① 근혈(近血)과의 감별 — 같은 편의 조문

"下血,先血後便,此近血也,赤小豆當歸散主之."
구분遠血(원혈)近血(근혈)
출혈 순서先便後血(선변후혈)先血後便(선혈후편)
출혈 부위항문에서 먼 곳 (상부)항문에 가까운 곳 (하부)
병기脾陽虛寒(비양허한), 脾不統血(비불통혈)濕熱下注(습열하주), 瘀血內阻(어혈내조)
병성虛寒(허한)實熱(실열) 혹은 濕熱(습열)
혈색(추정)暗黑(암흑)·紫黑(자흑)鮮紅(선홍)
치법溫脾攝血(온비섭혈)清熱利濕(청열이습), 活血化瘀(활혈화어)
처방黃土湯(황토탕)赤小豆當歸散(적소두당귀산)

이 비교는 금궤요략(金匱要略)의 변증논치(辨證論治) 원칙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이다. 같은 "하혈(下血)"이라는 증상이라도, 출혈 순서 하나로 병기(病機)가 완전히 달라지고, 치법(治法)과 처방(處方)이 정반대로 바뀐다.

② 교애탕(膠艾湯)과의 비교

교애탕(膠艾湯, 궁귀교애탕(芎歸膠艾湯))은 충임(衝任)의 허손(虛損)으로 인한 하혈(下血)·붕루(崩漏)를 치료한다.

구분黃土湯(황토탕)膠艾湯(교애탕)
병위脾(비) — 중초(中焦)衝任(충임) — 하초(下焦)·자궁(子宮)
병기脾陽虛(비양허) → 氣不攝血(기불섭혈)衝任虛損(충임허손) → 血不歸經(혈불귀경)
출혈 부위소화관(便血(변혈))자궁(崩漏(붕루))·임신출혈
주약灶中黃土(조중황토)·附子(부자)艾葉(애엽)·阿膠(아교)·川芎(천궁)·當歸(당귀)
온양 정도강력(附子(부자))비교적 완화(艾葉(애엽))

③ 이중탕(理中湯)과의 비교

이중탕(理中湯)도 비양허한(脾陽虛寒)을 치료하지만, 주로 설사(泄瀉)·복통(腹痛)·구토(嘔吐) 등 소화기 증상에 초점을 맞추며, 출혈(出血)을 직접 치료하는 처방은 아니다.

황토탕(黃土湯)은 이중탕(理中湯)의 온비(溫脾) 사상 위에, 양혈(養血)·지혈(止血)·청열(清熱) 기능을 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④ 귀비탕(歸脾湯)과의 비교

후세방(後世方)인 귀비탕(歸脾湯)도 "비불통혈(脾不統血)"을 치법의 기초로 삼지만, 비기허(脾氣虛)와 심혈허(心血虛)를 겸치하는 데 중점을 두며, 양기(陽氣) 부족보다는 기혈양허(氣血兩虛) 위주이다. 황토탕(黃土湯)은 보다 양허(陽虛)가 분명하고 한상(寒象)이 현저한 경우에 적합하다.


9. 현대 임상 적용

임상 사례 1: 만성 소화성 궤양 출혈

  • 환자: 60대 남성, 위십이지장궤양 과거력, 반복적 흑색변(黑色便, melena)
  • 한의학적 소견: 면색위황(面色萎黃), 사지불온(四肢不溫), 복부냉통(腹部冷痛, 온안(溫按)으로 경감), 식후복창(食後腹脹), 대변당(大便溏), 설담(舌淡)·태백(苔白), 맥침세(脈沉細)
  • 변증: 비양허한(脾陽虛寒), 비불통혈(脾不統血)
  • 분석: 흑색변은 상부 소화관 출혈의 증거로 "선변후혈(先便後血)"의 원혈(遠血)에 해당. 전신 양허한증(陽虛寒證)이 뚜렷.
  • 치법: 온비섭혈(溫脾攝血) — 황토탕(黃土湯) 가감(加減)

임상 사례 2: 만성 궤양성 대장염의 출혈

  • 환자: 50대 여성, 궤양성 대장염으로 간헐적 혈변(血便), 만성 경과
  • 한의학적 소견: 피로권태(疲勞倦怠), 식욕부진(食慾不振), 복부은통(腹部隱痛, 찬 음식에 악화), 혈색암(血色暗), 설담지백니(舌淡質白膩), 맥침약(脈沉弱)
  • 변증: 비양허쇠(脾陽虛衰), 한습내정(寒濕內停) 겸 기불섭혈(氣不攝血)
  • 분석: 만성 경과로 비양(脾陽)이 점진적으로 소모. 혈색(血色)이 어두운 것은 양허한응(陽虛寒凝)의 증거.
  • 치법: 황토탕(黃土湯) 합(合) 이중탕(理中湯) 가감(加減)

임상 사례 3: 기능성 자궁출혈 (확장 적용)

  • 환자: 40대 여성, 월경과다(月經過多) 혹은 비경기적 자궁출혈
  • 한의학적 소견: 출혈량 많으나 혈색담(血色淡), 질희박(質稀薄), 면색창백(面色蒼白), 기단(氣短), 요슬산연(腰膝酸軟), 설담(舌淡), 맥세약(脈細弱)
  • 변증: 비신양허(脾腎陽虛), 충임불고(衝任不固)
  • 분석: 비양허(脾陽虛)가 주 병기이면서 출혈이 하부로 나타나므로, 황토탕(黃土湯)의 변증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교애탕(膠艾湯)이나 귀비탕(歸脾湯)과의 감별이 필요.

임상 사례 4: 간경변 문맥고혈압성 위병증

  • 환자: 간경변(肝硬變) 환자에서 만성적 상부 소화관 미량 출혈
  • 한의학적 소견: 면색회암(面色晦暗), 복부팽만(腹部膨滿), 사지불온(四肢不溫), 대변색흑(大便色黑), 설담자(舌淡紫), 맥현세(脈弦細)
  • 변증: 비양허(脾陽虛) 겸 어혈조체(瘀血阻滯)
  • 치법: 황토탕(黃土湯) 가(加) 활혈화어약(活血化瘀藥) — 이 경우 복합 병기이므로 가감이 중요.

10. 오해하기 쉬운 포인트

❶ "선변후혈 = 반드시 비양허"라는 공식의 유연한 적용

조문은 전형적 비양허한(脾陽虛寒)의 원혈(遠血)을 설명하지만, 임상에서는 "선변후혈(先便後血)"이면서도 습열(濕熱)이나 어혈(瘀血)이 주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조문의 원칙을 이해하되, 사진합참(四診合參)으로 종합 판단해야 한다.

❷ 출혈에 부자(附子)를 쓰는 것에 대한 오해

"혈득열즉행(血得熱則行)"이라는 원칙 때문에, 출혈 환자에게 부자(附子) 같은 대열약(大熱藥)을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열증(熱證) 출혈에 해당하는 원칙이고, 한증(寒證) 출혈에서는 오히려 온양(溫陽)해야 기(氣)의 고섭력(固攝力)이 회복되어 지혈(止血)이 가능하다. 이것이 바로 "삽인구과(塞因求果)" 치법의 전형이다.

❸ 황금(黃芩)의 역할에 대한 오해

이 처방이 "온보(溫補)"가 주된 치법인데 왜 한량약(寒涼藥)인 황금(黃芩)을 넣었는가? 이는:

  • 반좌(反佐): 온열약(溫熱藥) 과다로 인한 동혈(動血) 방지
  • 양혈지혈(涼血止血): 출혈 자체에 대한 직접적 치료
  • 약성 균형: 전체 처방이 일방적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조화

이 세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며, 장중경(張仲景) 방제학의 정밀함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이다.

❹ 조중황토(灶中黃土)의 대체

현대에서는 전통적 부뚜막이 없어 진정한 조중황토(灶中黃土, 부룡간(伏龍肝))을 구하기 어렵다. 임상에서는 적석지(赤石脂)나 선석지(禹餘糧(우여량)) 등으로 대체하거나, 별도의 지혈약(止血藥)을 가감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다만 대체 약물을 사용할 경우, 원방(原方)의 의도인 "온중보토지혈(溫中補土止血)"의 기능이 약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11. 현대 생리학적 참고 해석

이하 내용은 경전의 원래 논리를 보조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참고사항이다.
  • "비양허(脾陽虛) → 출혈"의 기전: 만성적 소화기계 기능 저하(소화흡수 장애, 영양결핍) → 혈소판 감소 또는 응고인자 합성 저하 → 지혈 기전 약화 → 만성 출혈. 또한 위장관 점막의 혈류 저하 → 점막 방어기전 약화 → 궤양·미란 → 출혈.
  • "부자(附子)의 온양(溫陽)": 교감신경 활성화, 심박출량 증가, 말초혈관 수축 등의 기전으로 해석 가능. 위장관 혈류의 적절한 조절과 점막 방어인자 회복에 기여.
  • "황금(黃芩)의 반좌(反佐)": 황금(黃芩)의 항염증 효과(baicalin 등)가 점막 염증을 억제하여, 온열약에 의한 과도한 혈행 촉진을 견제하면서 점막 회복을 돕는 것으로 해석 가능.

12. 학습 정리

항목내용
경전금궤요략(金匱要略) 「경락구토하혈흉만어혈병(驚悸吐衄下血胸滿瘀血病)」편
조문 핵심先便後血(선변후혈) = 遠血(원혈) = 脾陽虛寒(비양허한)
병기脾陽虛(비양허) → 氣不攝血(기불섭혈) → 下血(하혈)
치법溫脾攝血(온비섭혈), 養血止血(양혈지혈), 佐以清熱(좌이청열)
처방黃土湯(황토탕)
군약灶中黃土(조중황토) — 溫中止血(온중지혈)
특징적 배합附子(부자)(溫陽(온양)) + 黃芩(황금)(清熱(청열)) = 반좌배합(反佐配合)
감별近血(근혈)(先血後便(선혈후편)) → 赤小豆當歸散(적소두당귀산)
방증 감별歸脾湯(귀비탕): 기혈양허(氣血兩虛) 위주, 陽虛寒象(양허한상) 불현저
膠艾湯(교애탕): 衝任虛損(충임허손), 부인과 출혈
理中湯(이중탕): 비양허(脾陽虛) 소화기 증상 위주, 지혈 기능 없음

이 조문은 겨우 15자의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 진단(출혈 순서를 통한 병위 판정) → 병기(비양허·기불섭혈) → 치법(온비섭혈) → 처방(황토탕)이라는 완전한 변증논치(辨證論治)의 체계가 응축되어 있다. 황토탕(黃土湯)의 약물 배합은 온보(溫補)·양혈(養血)·지혈(止血)·청열(清熱)의 네 가지 치법을 하나의 처방 안에 유기적으로 통합한 것으로, 장중경(張仲景) 방제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처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