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3 百合狐蜮陰陽毒病脈證治 · 제52편

條文 第四十九

溫谷 · · 15분

1. 조문 원문

百合病,不經吐、下、發汗,病形如初者,百合地黃湯主之.

百合地黃湯方:百合七枚(擘)生地黃汁一升
上先以水洗百合,漬一宿,當白沫出,去其水,更以泉水二升,煎取一升,去滓,內地黃汁,煎取一升五合,分溫再服. 中病,勿更服. 大便當如漆.

2. 직역

百合病(백합병)에 걸렸는데, 吐法(토법)·下法(하법)·發汗法(발한법)을 거치지 않고, 병의 형상이 처음과 같은 자는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이 이를 주치한다.

百合地黃湯方(백합지황탕방): 百合(백합) 7매(擘(벽)하여 쪼갬), 生地黃汁(생지황즙) 1승(升).

먼저 물로 百合(백합)을 씻어 하룻밤 담가두면, 마땅히 白沫(백말)이 나올 것이니, 그 물을 버리고 다시 泉水(천수) 2승(升)으로 달여 1승(升)을 취하고, 찌꺼기를 버린 뒤 地黃汁(지황즙)을 넣고 달여 1승(升) 5합(合)을 취하여, 나누어 따뜻하게 두 번 복용한다. 병에 맞으면(中病(중병)) 다시 복용하지 말라. 大便(대변)은 마땅히 옻칠처럼(如漆(여칠)) 검을 것이다.


3. 의역

百合病(백합병)이 발생하였으나, 아직 토법·하법·발한법 어떤 오치(誤治)도 겪지 않아 병세가 처음 발병했을 때 그대로인 경우, 이것은 병의 본체(本體)가 손상되지 않은 순수한 百合病(백합병)이므로,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으로 치료한다. 복용 후 대변이 옻처럼 검게 나오는 것은 정상 반응이며, 병이 나으면 더 이상 복용하지 않는다.


4. 핵심 요지

이 조문은 百合病(백합병)의 "정치방(正治方)", 즉 근본 처방을 제시한다.

百合病(백합병) 관련 조문 중 이 조문이 가장 핵심이 되는 이유는, 오치를 거치지 않은 순수한 百合病(백합병)의 본래 치법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다른 百合病(백합병) 조문들(百合知母湯(백합지모탕), 滑石代赭湯(활석대자탕), 百合雞子湯(백합계자탕), 百合洗方(백합세방) 등)은 모두 토·하·발한 등 오치 후 변증(變證)에 대한 가감방이다. 따라서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은 百合病(백합병)의 主方(주방)이자 기본 치법의 표준이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百合病(백합병)」

  • 《金匱要略(금궤요략)》 〈百合狐惑陰陽毒病脈證治(백합호혹음양독병맥증치)〉편에 등장하는 독립 병증이다.
  • 앞 조문에서 이미 百合病(백합병)의 총론적 증상을 제시하였다:
  • 意欲食復不能食(의욕식부불능식) — 먹고 싶으나 먹지 못함
  • 欲臥不能臥(욕와불능와) — 눕고 싶으나 눕지 못함
  • 欲行不能行(욕행불능행) — 걷고 싶으나 걷지 못함
  • 如寒無寒(여한무한) — 추운 듯 춥지 않음
  • 如熱無熱(여열무열) — 더운 듯 덥지 않음
  • 口苦(구고), 小便赤(소변적), 脈微數(맥미삭)
  • 이 병의 특징은 "百脈一宗(백맥일종), 悉皆致其病也(실개치기병야)" — 온 몸의 맥이 하나의 근원에서 모두 병이 되므로, 증상이 다양하고 일정하지 않으며, 어느 한 경락·장부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병의 본질: 心肺陰虛(심폐음허)로 인한 陰虛內熱(음허내열), 心神失養(심신실양)

「不經吐、下、發汗(불경토·하·발한)」

  • 不經(불경): ~을 거치지 않았다, ~을 경과하지 않았다
  • 吐(토): 瓜蒂散(과체산) 등으로 구토시키는 吐法(토법)
  • 下(하): 承氣湯(승기탕)류 등으로 사하시키는 下法(하법)
  • 發汗(발한): 麻黃湯(마황탕)·桂枝湯(계지탕) 등으로 발한시키는 汗法(한법)

이 세 가지는 당시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으로, 오치(誤治)의 대표적 유형이기도 하다. 百合病(백합병)은 陰虛(음허)가 본질이므로:

오치 유형손상 내용변증(變證)
汗後(한후)津液(진액) 더욱 소모 → 陰虛(음허) 가중虛熱更甚(허열갱심)
吐後(토후)胃氣(위기) 손상, 津液(진액) 상역胃中不和(위중불화)
下後(하후)陰液(음액)·正氣(정기) 하탈裏虛(리허) 가중

"不經(불경)"이라 함은 이런 오치가 아직 가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病形如初(병형여초)」

  • 病形(병형): 병의 형태, 증상의 양상
  • 如初(여초): 처음과 같다

이 구절은 단순한 서술이 아니라 감별 진단의 기준이다:

  • 오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병이 변형(變形)되지 않았다
  • 즉, 앞 조문에서 기술한 百合病(백합병)의 전형적 증상 그대로가 유지되고 있다
  • 이것은 순수한 陰虛內熱(음허내열), 心神不寧(심신불녕)의 본태(本態)임을 확인시켜 준다

「百合地黃湯主之(백합지황탕주지)」

  • 主之(주지): "~이 이를 주치한다" — 《金匱要略(금궤요략)》에서 가장 강한 처방 지시 표현이다.
  • "宜(의)"보다 확정적이며, 이 병증에 대한 정치(正治)·본치(本治)의 처방임을 의미한다.

方文(방문) 해석

「百合七枚 擘(백합 칠매 벽)」

  • 百合(백합): 百合科(백합과) 식물의 鱗莖(인경, 비늘줄기)
  • 七枚(칠매): 7개. 고대 용량으로 상당히 큰 양이다 (약 50~70g 정도로 추산)
  • 擘(벽): 손으로 쪼개다, 갈라놓다 — 약물의 표면적을 넓혀 유효성분 추출을 돕기 위함

「生地黃汁一升(생지황즙 일승)」

  • 生地黃(생지황): 건조하지 않은 신선한 地黃(지황)을 짓찧어 즙을 낸 것
  • 一升(일승): 漢代(한대) 1승 ≒ 약 200ml
  • 汁(즙): 生(생)으로 짓찧은 즙을 사용 — 이는 淸熱凉血(청열양혈)·養陰生津(양음생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건조 地黃(지황)보다 寒凉(한량)하고 潤(윤)하는 성질이 강하다.

「先以水洗百合, 漬一宿(선이수세백합, 지일숙)」

  • 洗(세): 씻다
  • 漬(지): 담그다, 침지하다
  • 一宿(일숙): 하룻밤

「當白沫出(당백말출)」

  • 白沫(백말): 흰 거품
  • 百合(백합)을 하룻밤 담가두면 흰 거품이 생기는데, 이는 百合(백합) 속 점액질·사포닌 성분이 용출되는 현상이다.
  • 仲景(중경)이 이 과정을 지시한 의미:
  • 白沫(백말)을 제거함으로써 약물의 쓴맛·점성(粘性)을 줄이고
  • 약성을 순화(純化)시켜 潤肺養陰(윤폐양음) 효능을 정제한다
  • 이는 炮製(포제)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去其水, 更以泉水二升, 煎取一升(거기수, 갱이천수이승, 전취일승)」

  • 泉水(천수): 샘물 — 맑고 차가운 물. 天然(천연)의 청량한 물을 사용하여 약효에 부합시킨다. 《本草綱目(본초강목)》에서 泉水(천수)는 甘寒(감한)하여 淸熱(청열)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 담가둔 물을 버리고, 새 泉水(천수)로 다시 달인다.

「去滓, 內地黃汁, 煎取一升五合(거재, 내지황즙, 전취일승오합)」

  • 去滓(거재): 찌꺼기를 제거
  • 內(내): = 納(납), 넣다
  • 百合(백합) 달인 액에 生地黃汁(생지황즙)을 나중에 넣고 다시 달인다
  • 나중에 넣는 이유: 生地黃汁(생지황즙)은 생즙이므로 오래 끓이면 凉血養陰(양혈양음)의 효능이 감소한다. 짧게 달여 약성을 보존하는 것이다.
  • 1승 5합(一升五合): 약 300ml

「分溫再服(분온재복)」

  • 나누어 따뜻하게 두 번 복용한다

「中病, 勿更服(중병, 물갱복)」

  • 中病(중병): 병에 적중하다, 즉 효과가 나타나다
  • 勿更服(물갱복): 더 이상 복용하지 말라
  • 이 지시의 의미:
  •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은 甘寒潤(감한윤)한 처방으로, 과복(過服)하면 脾胃(비위)를 손상시킬 수 있다
  • 陰虛(음허) 체질에 潤劑(윤제)를 과도히 쓰면 오히려 滯(체, 정체)가 생길 수 있다
  • 仲景(중경)의 "중병즉지(中病卽止)" 원칙 — 꼭 필요한 만큼만 쓴다

「大便當如漆(대변당여칠)」

  • 如漆(여칠): 옻칠처럼 (검고 윤택하다)
  • 이것은 약물 반응(藥後反應)이다:
  • 生地黃(생지황)의 성분이 장관(腸管)을 통과하면서 대변을 검게 만든다
  • 이는 병적 출혈이 아니라, 약효가 나타나고 있다는 정상적 징후임을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 환자가 놀라지 않도록 사전에 고지하는 仲景(중경)의 세심함이 드러난다
  • 현대적으로 보면, 地黃(지황)의 iridoid glycoside 등 성분이 장내 세균에 의해 대사되면서 흑색 대변을 유발할 수 있다

6. 병기 분석

원인: 情志內傷(정지내상), 思慮過度(사려과도), 혹은 熱病後(열병후) 餘熱未盡(여열미진)으로 陰液(음액) 소모
  ↓
병위: 心(심)·肺(폐)를 중심으로 한 全身(전신) — "百脈一宗(백맥일종)"
  ↓
병성: 陰虛(음허) + 內熱(내열) → 虛熱(허열)
  ↓
기혈진액 변화:
  · 陰液不足(음액부족) → 心神失養(심신실양) → 정신·행동의 불안정
  · 陰虛生內熱(음허생내열) → 虛火(허화)가 全身(전신)을 擾動(요동)
  · 肺陰不足(폐음부족) → 百脈(백맥)이 조화를 잃음
  ↓
증상:
  · 欲食不能食(욕식불능식) — 胃陰(위음) 부족, 虛火(허화) 요란
  · 欲臥不能臥(욕와불능와) — 心陰(심음) 부족, 心神不寧(심신불녕)
  · 如寒無寒, 如熱無熱(여한무한, 여열무열) — 陰陽(음양)의 미묘한 불균형, 虛實(허실) 모호
  · 口苦(구고) — 虛火上炎(허화상염)
  · 小便赤(소변적) — 陰虛(음허)로 津液(진액) 부족, 熱(열)이 下焦(하초)로 하주
  · 脈微數(맥미삭) — 陰虛(음허, 微(미)) + 虛熱(허열, 數(삭))
  ↓
치법: 養陰淸熱(양음청열), 潤肺寧心(윤폐녕심)
  ↓
처방: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

병기의 핵심 구조

百合病(백합병)의 병기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心肺陰虛(심폐음허) → 虛熱內擾(허열내요) → 神志不寧(신지불녕) + 百脈失調(백맥실조)

이 병은 특정 장부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心(심)이 血(혈)을 主(주)하고, 肺(폐)가 百脈(백맥)을 朝(조)하는 관계에서 양자의 陰(음)이 함께 부족해지면서 발생하는 전신적 기능 실조이다.


7. 처방 분석: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

약물 구성

약물용량성미귀경역할
百合(백합)7매(枚)甘(감), 微寒(미한)心(심)·肺(폐)潤肺養陰(윤폐양음), 淸心安神(청심안신)
生地黃汁(생지황즙)1승(升)甘苦(감고), 寒(한)心(심)·肝(간)·腎(신)淸熱凉血(청열양혈), 養陰生津(양음생진)

方義(방의) 분석

① 百合(백합) — 君藥(군약)

  • 潤肺(윤폐): 肺(폐)는 百脈(백맥)을 주조(朝)하므로, 肺陰(폐음)을 윤양하면 百脈(백맥)이 조화를 회복한다 → 이것이 병명 "百合(백합)"과 약명 "百合(백합)"이 일치하는 이유이다
  • 淸心安神(청심안신): 心經(심경)에 들어가 虛煩(허번)·不眠(불면)·불안을 안정시킨다
  • 甘潤(감윤)하면서도 膩(니, 느끼함)하지 않아 長服(장복)이 가능하다

② 生地黃汁(생지황즙) — 臣藥(신약)

  • 凉血養陰(양혈양음): 血分(혈분)의 熱(열)을 식히고 陰血(음혈)을 자양한다
  • 生津止渴(생진지갈): 津液(진액)을 생성하여 陰虛(음허)의 근본을 보충한다
  • 生用(생용, 생것으로 씀)의 의미: 건조 地黃(지황)보다 寒凉(한량)·潤澤(윤택)의 성질이 강하여 虛熱(허열)을 직접 꺼뜨리면서 동시에 陰(음)을 채우는 이중 효과를 발휘한다

配伍(배오)의 묘리

  • 百合(백합)은 上焦(상초)·心肺(심폐)를 潤養(윤양)하고
  • 生地黃(생지황)은 中下焦(중하초)·肝腎(간신)의 陰血(음혈)을 滋養(자양)한다
  • 양약의 합용으로 上下(상하)의 陰(음)을 함께 보충하면서 虛熱(허열)을 淸(청)한다
  • 전체적으로 甘寒養陰(감한양음), 공격적 약물이 전혀 없는 純補(순보)·純潤(순윤)의 처방이다

처방의 특성

이 처방의 가장 큰 특징은 극도의 단순성(簡約)이다:

  • 단 두 가지 약물로만 구성
  • 방제 구조가 군(君)·신(臣)으로만 이루어짐
  • 이는 병기가 단순 명확(陰虛內熱)하기 때문이다
  • 오치를 거치지 않은 "如初(여초)" 상태이므로, 복잡한 겸증(兼證)이 없어 단순 처방으로 본치(本治)할 수 있다

8. 유사 조문·반대 조문 비교

百合病(백합병) 오치 후 변증(變證)과의 비교

조문선행 오치변증처방가감 원리
本條(본조)없음 (不經)如初(여초) — 순수 陰虛(음허)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정치방(正治方)
百合病 發汗後(발한후)汗法(한법)津傷(진상) 가중, 虛熱(허열) 심화百合知母湯(백합지모탕)知母(지모) 가 — 淸虛熱(청허열) 강화
百合病 下之後(하지후)下法(하법)裏陰(리음) 손상, 심하 불편滑石代赭湯(활석대자탕)滑石(활석)·代赭石(대자석) — 利水降逆(이수강역)
百合病 吐之後(토지후)吐法(토법)胃氣(위기) 상역, 陰損(음손)百合雞子湯(백합계자탕)雞子黃(계자황) — 滋陰潤燥(자음윤조), 和胃(화위)
百合病 變發熱(변발열)경과 중 변화발열 현저百合滑石散(백합활석산)滑石(활석) — 利濕淸熱(이습청열)

핵심 감별점:

  •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은 "기준(baseline)" 처방이다
  • 나머지 처방들은 모두 오치로 인해 특정 방향으로 병이 변화했을 때의 가감이다
  • 따라서 이 조문을 정확히 이해해야 다른 변증 처방의 의미도 이해할 수 있다

竹葉石膏湯(죽엽석고탕)과의 비교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竹葉石膏湯(죽엽석고탕)
병기陰虛內熱(음허내열), 心神不寧(심신불녕)氣陰兩虛(기음양허), 餘熱未淸(여열미청)
증상 특징정신·행동의 불안정이 주증虛羸(허리)·氣逆(기역)·嘔吐(구토)가 주증
치법養陰淸熱(양음청열), 安神(안신)益氣養陰(익기양음), 淸熱和胃(청열화위)
처방 구성極簡(극간) — 2미(味)7미(味), 補氣(보기) 약물 포함
補氣(보기) 여부없음 — 순수 陰虛(음허)人參(인삼)·甘草(감초)로 補氣(보기) 겸함

酸棗仁湯(산조인탕)과의 비교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酸棗仁湯(산조인탕)
병기心肺陰虛(심폐음허) → 虛熱(허열) → 神志不寧(신지불녕)肝血不足(간혈부족) → 虛熱(허열) → 虛煩不眠(허번불면)
주요 장부心(심)·肺(폐)肝(간)·心(심)
증상다양하고 불확정적인 정신·신체 증상不眠(불면)이 주증, 비교적 명확
치법潤肺養心(윤폐양심)養血安神(양혈안신), 淸熱除煩(청열제번)

9. 임상 적용 사례

사례 1: 열병 후 불면·불안

40대 여성. 독감(流感(유감)) 후 2주째 회복되었으나,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낮에도 누워 있고 싶으나 누우면 불안하여 또 일어나며, 입이 마르고 쓴 느낌이 있다. 소변이 약간 붉다. 맥은 細數(세삭). 설질(舌質)은 紅(홍), 苔少(태소).

  • 분석: 熱病(열병) 후 陰液(음액) 소모 → 心肺陰虛(심폐음허) → 虛熱(허열) + 心神不寧(심신불녕) → 典型的(전형적) 百合病(백합병) 양상
  • 치법: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 가감
  • 처방 예시: 百合(백합) 30g, 生地黃(생지황) 30g, 知母(지모) 10g, 麥冬(맥동) 15g

사례 2: 갱년기 증후군

52세 여성. 폐경 전후 1년간 가슴이 답답하고, 온몸이 불편한데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모르겠다. 때로 열감이 있으나 체온을 재면 정상이고, 때로 춥다고 하나 이불을 덮으면 답답해한다. 감정 기복이 심하고, 식욕이 있다가도 막상 음식 앞에 앉으면 먹고 싶지 않다. 맥 微數(미삭), 설홍소태(舌紅少苔).

  • 분석: 天癸(천계) 소진 → 腎陰(신음) 부족 → 心腎不交(심신불교) → 百合病(백합병)과 유사한 양상
  • 특히 "如寒無寒, 如熱無熱(여한무한, 여열무열)", "欲食不能食(욕식불능식)"의 典型(전형)
  • 치법: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에 女貞子(여정자), 旱蓮草(한련초) 등을 가하여 滋腎陰(자신음)

사례 3: 신경증·자율신경실조

35세 남성. 업무 스트레스 후 수개월간 불면, 불안, 두근거림, 몸 여기저기 불편감이 이동하며, 검사에서는 특이 소견이 없다. 口乾(구건), 小便偏黃(소변편황), 설첨홍(舌尖紅), 맥 細弦數(세현삭).

  • 분석: 思慮過度(사려과도) → 心陰暗耗(심음암모) → 虛火(허화) 내생 → 정신·신체 증상의 비특이적 산재
  • 이것이 바로 "百脈一宗, 悉皆致其病(백맥일종, 실개치기병)"의 현대적 양상이다
  • 치법: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에 酸棗仁(산조인), 柏子仁(백자인) 등 안신약(安神藥) 가미

사례 4: 우울증 초기 (輕度抑鬱(경도억울))

28세 여성. 실연 후 의욕 저하,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나 가만히 있으면 또 안절부절못한다. 식사를 거르기도 하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다. 체온 정상이나 가슴에서 열이 올라오는 느낌. 맥 微細(미세)하고 약간 數(삭).

  • 분석: 情志(정지) 손상 → 心陰(심음) 소모 → 心神(심신) 失養(실양)
  • 百合病(백합병)의 "欲臥不能臥, 欲行不能行(욕와불능와, 욕행불능행)"과 정확히 부합
  • 치법: 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 합 甘麥大棗湯(감맥대조탕)

10. 오해하기 쉬운 지점

① "百合病(백합병)"은 백합으로 치료해서 百合病(백합병)인가?

이에 대해 두 가지 해석이 있다:

  • 약명설(藥名說): 百合(백합)으로 치료하므로 百合病(백합병)이라 부른다
  • 백맥설(百脈說): "百脈一宗(백맥일종)"에서 百(백)은 많다는 뜻이고, 온 몸의 맥이 모두 병들었다는 뜻에서 百合(백합, 백 가지가 합쳐짐)이라 부른다

실제로는 양자 모두 타당하다. 약물 百合(백합)이 潤肺(윤폐)하여 百脈(백맥)을 조화시키므로, 병명과 약명이 자연스럽게 일치한다.

② "不經吐下發汗(불경토하발한)"이 단순히 "치료를 안 받았다"는 뜻인가?

아니다. 이 구절의 핵심은:

  • 단순히 치료를 안 받았다는 사실 진술이 아니라
  • 오치로 인한 변증이 없다 → 순수한 본병(本病) → 본치방(本治方)을 써야 한다는 진단·치법 논리를 세우는 것이다

③ "大便如漆(대변여칠)"은 출혈인가?

아니다. 이것은 약후반응(藥後反應)이다:

  • 生地黃(생지황)의 성분에 의한 정상적인 변색
  • 消化道出血(소화도출혈)과 감별해야 한다
  • 仲景(중경)이 미리 고지한 이유는, 환자나 의사가 이를 병적 상태로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 현대 임상에서도 地黃(지황) 대량 사용 시 흑색 변이 나타날 수 있다

④ 왜 두 가지 약물만으로 충분한가?

  • 百合病(백합병)의 본질은 陰虛內熱(음허내열)이라는 단순한 병기이다
  • 오치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겸증(兼證)이 없다
  • 따라서 복잡한 가감이 필요 없다
  • 이것은 仲景(중경)의 "방증상응(方證相應)" 원칙의 전형 — 병기가 단순하면 처방도 단순해야 한다

⑤ "中病勿更服(중병물갱복)"의 깊은 의미

이 지시는 단순한 복약 주의사항이 아니라, 治病(치병)의 원칙을 담고 있다:

  • 甘寒潤劑(감한윤제)는 과복하면 脾胃(비위)의 運化(운화)를 방해한다
  • 陰虛(음허)에 潤藥(윤약)을 쓸 때, 陰(음)이 회복되면 즉시 중단해야 한다
  • "衰其大半而止(쇠기대반이지)" 원칙과 상통한다

11. 현대 생리학적 참고 해석

한의학 개념현대 생리학적 대응 가능성
心肺陰虛(심폐음허)자율신경계 부교감신경 기능 저하, HPA축(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과활성
虛熱(허열)저등급 만성 염증(low-grade inflammation), cortisol 일주기 리듬 교란
心神不寧(심신불녕)serotonin/GABA 부족, 교감신경 항진 상태
欲臥不能臥(욕와불능와)수면-각성 리듬(circadian rhythm) 장애
百合(백합)의 작용百合(백합) 속 colchicine 유사 알칼로이드의 진정·항염 효과, 사포닌의 거담·윤폐 효과
生地黃(생지황)의 작용catalpol 등 iridoid glycoside의 항산화·항염·신경보호 효과
大便如漆(대변여칠)地黃(지황)의 다당류·색소 성분이 장내 세균 대사를 거쳐 변색 유발
⚠️ 이상의 현대 해석은 보조적 참고일 뿐, 경전의 원래 논리를 대체하지 않는다.

12. 총괄 정리

항목내용
출전《金匱要略(금궤요략)》 百合狐惑陰陽毒病脈證治(백합호혹음양독병맥증치)
병명百合病(백합병)
조건不經吐·下·發汗(불경토·하·발한) — 오치 없음, 病形如初(병형여초) — 순수 본병
병기心肺陰虛(심폐음허) → 虛熱內擾(허열내요) → 百脈失調(백맥실조) + 心神不寧(심신불녕)
치법養陰淸熱(양음청열), 潤肺寧心(윤폐녕심)
처방百合地黃湯(백합지황탕): 百合(백합) 7매, 生地黃汁(생지황즙) 1승
핵심 의의百合病(백합병)의 正治方(정치방)·本方(본방) — 다른 변증 처방의 기준점
약후 반응大便如漆(대변여칠) — 정상 약물 반응
복약 원칙中病勿更服(중병물갱복) — 효과 나타나면 중단

이 조문은 百合病(백합병) 전체 조문군(條文群)의 총강(總綱)이자 기준 처방으로, 이를 정확히 이해해야 오치 후 변증 각 조문의 의미를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다. 仲景(중경)은 극도로 단순한 二味方(이미방)으로 陰虛內熱(음허내열)의 본질을 직격하면서도, 포제법·전탕법·약후반응·복약 원칙까지 세밀하게 기술하여, 임상가에게 완전한 치료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