溫谷의 따뜻한 생명 읽기

4 瘧病脈證并治 · 제64편

條文 第六十

溫谷 · · 15분

1. 조문 원문

師曰:瘧脈自弦,弦數者多熱,弦遲者多寒,弦小緊者下之差,弦遲者可溫之,弦緊者可發汗,針灸也,浮大者可吐之,弦數者風發也,以飲食消息止之.

2. 직역

스승이 말하였다: 학질(瘧)의 맥(脈)은 본래 현(弦)하니, 현삭(弦數)한 자는 열(熱)이 많고, 현지(弦遲)한 자는 한(寒)이 많다. 현소긴(弦小緊)한 자는 하법(下法)을 쓰면 차도가 있고, 현지(弦遲)한 자는 온법(溫法)을 쓸 수 있으며, 현긴(弦緊)한 자는 발한법(發汗法)을 쓸 수 있으니 침구(針灸)도 가능하다. 부대(浮大)한 자는 토법(吐法)을 쓸 수 있고, 현삭(弦數)한 자는 풍(風)으로 발(發)한 것이니, 음식(飲食)으로 조섭(消息)하여 그치게 한다.


3. 의역

스승이 말하기를, 학질에 걸리면 맥이 저절로 현(弦)하게 나타나는데, 이것이 학병(瘧病)의 기본 맥상이다. 여기에 삭맥(數脈)이 겸해지면 열이 성한 것이고, 지맥(遲脈)이 겸해지면 한이 성한 것이다.

만약 맥이 현(弦)하면서 소(小)하고 긴(緊)하면 사기(邪氣)가 안에 뭉쳐 있는 것이니 하법(下法)으로 치료하면 낫고, 현지(弦遲)한 경우는 한이 성하므로 온법(溫法)으로 치료할 수 있다. 현긴(弦緊)한 경우는 한사(寒邪)가 표(表)에 속박되어 있는 것이니 발한법(發汗法)이나 침구(針灸)로 풀어줄 수 있다. 맥이 부대(浮大)하면 사기가 상부(上部)에 몰려 있으니 토법(吐法)으로 올려 빼낼 수 있다. 현삭(弦數)한 경우는 풍사(風邪)가 원인이 되어 발작하는 것이므로 음식을 적절히 조절하면서 정기(正氣)를 회복시켜 자연히 그치게 한다.


4. 핵심 요지

학병(瘧病)의 기본 맥상은 현맥(弦脈)이며, 현맥에 겸해지는 맥상(數·遲·小緊·浮大)에 따라 한열(寒熱)·병위(病位)·사기(邪氣)의 성질을 판별하고, 이에 맞추어 한(汗)·토(吐)·하(下)·온(溫)·조섭(調攝) 등 치법을 달리 운용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조문은 학병의 맥진(脈診) 감별 총론(總論)이자 치법 결정의 강령(綱領)에 해당한다.


5. 글자별·구절별 해석

① 「瘧脈自弦(학맥자현)」

  • 瘧(학): 학질. 한열왕래(寒熱往來)를 주증으로 하는 병증. 사기(邪氣)가 반표반리(半表半裏)에 출입하면서 정사교쟁(正邪交爭)할 때 발작한다.
  • 自(자): "본래", "저절로". 학병이라면 당연히 나타난다는 뜻.
  • 弦(현): 현맥. 활시위를 누르듯 팽팽하고 곧은 맥상.

해설: 현맥(弦脈)은 소양(少陽)과 간담(肝膽)의 맥이며, 동시에 한열왕래·정사교쟁의 병기를 반영한다. 학병은 사기가 영위(營衛) 사이에서 출입하며 반표반리에 위치하므로, 소양(少陽)의 주맥인 현맥이 기본으로 깔린다. 『내경(內經)』 「학론(瘧論)」에서도 학병은 풍한(風寒)이 피부(皮膚)와 장부(臟腑) 사이를 왕래하는 것으로 설명하는데, 이 출입·교쟁의 긴장 상태가 맥에서 현(弦)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② 「弦數者多熱(현삭자다열)」

  • 數(삭): 맥이 빠른 것. 1호흡에 6지(至) 이상. 열(熱)을 반영.
  • 多熱(다열): 열이 많다, 열이 치우쳐 성하다.

해설: 현(弦)은 학병의 기본이고, 여기에 삭(數)이 가해지면 사기(邪氣)가 양분(陽分)·기분(氣分)에 치우쳐 열이 성한 상태다. 임상적으로 열다한소(熱多寒少)의 학질에 해당하며, 발작 시 오한(惡寒) 시간이 짧고 번열(煩熱)·구갈(口渴)·한출(汗出) 시간이 긴 양상을 보인다.


③ 「弦遲者多寒(현지자다한)」

  • 遲(지): 맥이 느린 것. 1호흡에 3지(至) 이하. 한(寒) 또는 양허(陽虛)를 반영.
  • 多寒(다한): 한이 많다, 한이 치우쳐 성하다.

해설: 현(弦)에 지(遲)가 겸해지면 사기가 음분(陰分)에 치우쳐 한이 성하다. 한다열소(寒多熱少)의 학질에 해당하며, 전율(戰慄)·한전(寒戰)이 오래가고 발열(發熱) 시간이 짧다. 병이 오래되면 양기(陽氣)가 소모되어 비양허한(脾陽虛寒)으로 이행할 수 있다.


④ 「弦小緊者下之差(현소긴자하지차)」

  • 小(소): 맥이 가늘고 작은 것. 사기가 이미 표(表)를 떠나 리(裏)로 들어갔음을 시사.
  • 緊(긴): 팽팽하고 당기는 맥. 한사(寒邪)의 수축, 실사(實邪)의 응체(凝滯).
  • 下(하): 하법(下法), 공하(攻下). 사기를 아래로 배출.
  • 差(차): 차도가 있다, 병이 낫다. "差"는 "瘥(차)"와 통용.

해설: 이 맥상은 세 가지 요소가 결합된 것이다.

  • 弦(현) = 학병의 기본
  • 小(소) = 사기가 리(裏)에 있으며 표(表)에 힘이 없음
  • 緊(긴) = 유형(有形)의 사기가 응결(凝結)되어 있음

사기가 이미 표(表)를 지나 리(裏)에 축적되어 있으므로, 발한(發汗)이 아닌 하법(下法)으로 유형의 적체(積滯)를 배출해야 한다. 여기서 "下之差"라고 한 것은, 하법을 쓰면 반드시 낫는다가 아니라 차도가 있다는 신중한 표현이다.

주의: 현대 주석가들 사이에 "弦小緊"의 해석에 논란이 있다. 일부는 담음(痰飲)이나 숙식(宿食)이 리(裏)에 정체된 것으로 보며, 일부는 음사(陰邪)가 장(腸)에 결박(結縛)된 것으로 본다. 공통적으로 "소(小)"가 표증이 아님을, "긴(緊)"이 실사의 응결을 나타낸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⑤ 「弦遲者可溫之(현지자가온지)」

  • 溫(온): 온법(溫法). 온열약(溫熱藥)으로 양기를 북돋우고 한사를 제거.
  • 可(가): "~할 수 있다"는 허용의 어조. 반드시가 아닌 상황에 따라 가능하다는 의미.

해설: 앞서 ③에서 "弦遲者多寒"이라 하여 한이 성함을 진단했고, 여기서는 그 치법을 제시한다. 한다열소(寒多熱少)의 학질이므로 온법(溫法)으로 비위(脾胃)의 양기를 따뜻이 하고 한사를 산거(散去)한다.

관련 방제: 후세에는 이런 유형에 부자(附子) 계열 처방이나 시호계강탕(柴胡桂薑湯) 등이 활용되었다. 금궤요략(金匱要略) 학병편 뒤에 나오는 백호가계지탕(白虎加桂枝湯)은 열다한소(熱多寒少)에, 촉칠웅환(蜀漆雄丸) 등은 담(痰)이 결합된 학에 사용된다.

⑥ 「弦緊者可發汗,針灸也(현긴자가발한, 침구야)」

  • 弦緊(현긴): 현맥에 긴맥이 겸한 것. 한사(寒邪)가 표(表)를 단단히 속박.
  • 發汗(발한): 한법(汗法). 표사(表邪)를 땀으로 풀어줌.
  • 針灸(침구): 침과 뜸. 발한의 보조 또는 대안.

해설: 현(弦)과 긴(緊)이 함께 나타나면 한사가 표(表)에 강하게 속박되어 영위(營衛)의 소통이 막힌 상태다. 이때는 발한법으로 표(表)를 열어 한사를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針灸也"를 별개의 치법으로 볼 것인가, 발한의 보조 수단으로 볼 것인가에 대해 주석이 나뉜다.

  • 설(說) 1: 침구 자체가 발한을 유도하는 방법이다. 즉 약(藥)으로 발한하거나 침구로 발한하거나, 같은 원리의 다른 수단이라는 것.
  • 설(說) 2: 침구는 별도의 치법으로, 경락(經絡)을 소통시켜 학질의 정사교쟁(正邪交爭)을 조절한다는 것.

임상적으로는 두 가지 모두 타당하며, 실제로 학질 치료에 침구가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특히 『내경(內經)』 「자학론(刺瘧論)」에서는 학질 유형별로 자침(刺鍼) 부위를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④ "弦小緊者下之差"와 ⑥ "弦緊者可發汗"의 감별 포인트:

구분弦小緊(현소긴)弦緊(현긴)
핵심 차이"小(소)"가 있음"小(소)"가 없음
병위裏(리)表(표)
의미사기가 리에 축적·응결한사가 표를 속박
치법下法(하법)汗法(한법)

"小(소)" 한 글자의 유무가 병위(病位)를 표(表)에서 리(裏)로 완전히 바꾸며, 따라서 치법도 정반대가 된다. 장중경(張仲景)의 맥진 감별이 얼마나 정밀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⑦ 「浮大者可吐之(부대자가토지)」

  • 浮(부): 맥이 겉으로 뜬 것. 사기가 상부(上部)·표(表)에 위치.
  • 大(대): 맥이 크고 넓은 것. 사기가 왕성함, 양분(陽分)에 사기가 충만.
  • 吐(토): 토법(吐法). 사기를 위로 토출(吐出)시킴.

해설: 맥이 부대(浮大)하면 사기가 상초(上焦)·흉격(胸膈) 부위에 몰려 있다. 학병에서 담음(痰飲)이나 숙식(宿食)이 상부에 정체되어 발작의 원인이 될 때, 토법으로 이를 위로 제거한다.

이것은 장중경의 한(汗)·토(吐)·하(下) 삼법(三法) 체계의 일환이다:

치법맥상병위
汗法(한법)弦緊(현긴)表(표)
吐法(토법)浮大(부대)上焦(상초)
下法(하법)弦小緊(현소긴)裏(리)·下焦(하초)
溫法(온법)弦遲(현지)裏寒(리한)

⑧ 「弦數者風發也,以飲食消息止之(현삭자풍발야, 이음식소식지지)」

  • 風發(풍발): 풍사(風邪)가 원인이 되어 발작함.
  • 飲食(음식): 먹고 마시는 것, 식이(食餌).
  • 消息(소식): 조절하다, 살피다, 적절히 가감하다. 여기서는 생활·음식 조섭(調攝)의 의미.
  • 止(지): 그치게 하다. 병이 저절로 소실되도록 유도.

해설: 이 구절은 해석이 가장 논쟁적인 부분이다.

의문: 앞서 "弦數者多熱"이라 하여 열이 많다고 했는데, 여기서 다시 "弦數者"가 나오며 "風發也"라 하고 "飲食消息止之"라 한 것은 왜인가?

해석 1 (다수설): 같은 현삭(弦數)이라도 정도의 차이가 있다. 앞의 것은 열이 성하여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이고, 뒤의 것은 풍사(風邪)가 가벼워 스스로 해소될 수 있는 가벼운 학질이다. 풍(風)은 양사(陽邪)이므로 열(熱)로 나타나지만, 풍은 본래 "선행수변(善行數變)"하여 오래 머물지 않는다. 따라서 정기(正氣)를 음식으로 잘 보양하면 정기가 회복되면서 자연히 사기가 물러간다.

해석 2: "弦數者風發也"는 학질이 풍사에 의해 촉발된 경우를 말하는데, 이미 사기의 세력이 쇠퇴(衰退) 국면에 접어들어 공격적 치법(한·토·하)이 불필요하고, 오히려 식이 조절과 양생(養生)으로 정기를 보호하면 자연 치유된다는 것이다.

해석 3 (尤在涇(우재경) 등): 풍(風)으로 발한 학질은 열상(熱象)이 위주이지만 정사교쟁이 비교적 가볍고, 무리하게 한·토·하를 쓰면 오히려 정기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음식으로 비위(脾胃)를 조리하면서 자연 치유를 기다리라는 뜻이다.

이 구절은 장중경이 "치료하지 않는 것이 곧 치료"인 경우가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다. 모든 병에 반드시 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병세가 가볍고 정기가 충분하면 조섭(調攝)만으로 자연 치유될 수 있다는 임상 지혜를 담고 있다.

6. 병기 분석

학병(瘧病)의 기본 병기

풍한서습(風寒暑濕) 등 외사(外邪) 침입
    ↓
사기가 반표반리(半表半裏)에 잠복
    ↓
영위(營衛) 사이에서 사기 출입
    ↓
사기가 양분(陽分)에 들어가면 → 발열(發熱)
사기가 음분(陰分)에 들어가면 → 오한(惡寒)·전율(戰慄)
    ↓
정사교쟁(正邪交爭)으로 한열왕래(寒熱往來) 발작
    ↓
맥상: 기본적으로 弦(현)

맥상별 병기 분류

① 弦數(현삭) → 사기가 양분에 치우침 → 열다한소(熱多寒少)
② 弦遲(현지) → 사기가 음분에 치우침 → 한다열소(寒多熱少) → 양기부족
③ 弦小緊(현소긴) → 사기가 리(裏)에 응결 → 유형실사(有形實邪) 정체
④ 弦緊(현긴) → 한사가 표(表)를 속박 → 표한(表寒) 속박
⑤ 浮大(부대) → 사기가 상초(上焦)에 집결 → 흉격(胸膈) 실사
⑥ 弦數(현삭) + 경증 → 풍사 촉발, 세력 경미 → 자연 해소 가능

치법 결정의 논리 구조

맥진(脈診)으로 사기의 위치(表·裏·上)와 성질(寒·熱·實)을 판별
    ↓
표(表)에 있으면 → 汗法(한법) / 針灸(침구)
상초(上焦)에 있으면 → 吐法(토법)
리(裏)에 응결되면 → 下法(하법)
리한(裏寒)이면 → 溫法(온법)
경증·풍발(風發)이면 → 飲食調攝(음식조섭)

이것은 장중경(張仲景)이 학병이라는 하나의 병증(病證) 안에서도 팔강변증(八綱辨證)과 인·인·제·시(因人因時因地因勢)의 치법 선택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7. 임상 사례와 응용

사례 1: 열다한소(熱多寒少)형 학질 — 弦數(현삭)

40대 남성. 매일 오후 3시경 오한이 약 20분간 지속된 후, 2~3시간의 고열·구갈·번조·다한(多汗)이 이어짐. 맥현삭(脈弦數), 설홍태황(舌紅苔黃).

  • 병기: 사기가 양분(陽分)에 치우쳐 열이 성함
  • 치법: 청열해학(清熱截瘧)
  • 참고 방제: 백호가계지탕(白虎加桂枝湯) 가감, 소시호탕(小柴胡湯) 가석고(加石膏) 등

사례 2: 한다열소(寒多熱少)형 학질 — 弦遲(현지)

50대 여성. 이틀에 한 번 발작. 전율(戰慄)이 1~2시간 지속된 후 미열(微熱)이 잠깐 있다가 한출(汗出)로 해소. 사지궐랭(四肢厥冷), 면색창백(面色蒼白). 맥현지(脈弦遲), 설담태백(舌淡苔白).

  • 병기: 양기부족(陽氣不足), 한사(寒邪)가 음분(陰分)에 깊이 잠복
  • 치법: 온양산한(溫陽散寒), 부정거사(扶正祛邪)
  • 참고 방제: 시호계강탕(柴胡桂薑湯), 또는 소시호탕(小柴胡湯) 가부자(加附子)·건강(乾薑) 등

사례 3: 리(裏) 실사(實邪) 축적형 — 弦小緊(현소긴)

35대 남성. 학질 발작이 반복되면서 복부팽만(腹部膨滿), 대변비결(大便秘結), 복통거안(腹痛拒按). 맥현소긴(脈弦小緊), 설태후니(舌苔厚膩).

  • 병기: 사기가 리(裏)에 들어가 숙식(宿食)·담음(痰飲)과 결합하여 응결
  • 치법: 공하축사(攻下逐邪)
  • 참고: 학질이 반복되면서 비위(脾胃) 운화(運化)가 장애되어 리(裏)에 적체가 형성된 상태. 적체를 제거하면 정사교쟁의 물적 기반이 사라져 학질이 자연 멈출 수 있다.

사례 4: 표한(表寒) 속박형 — 弦緊(현긴)

28세 남성. 최근 비를 맞은 후 학질 발작. 발작 초기에 심한 오한·두통·신통·무한(無汗). 맥현긴(脈弦緊), 설태백(舌苔白).

  • 병기: 한사(寒邪)가 표(表)를 강하게 속박, 위기(衛氣) 폐색(閉塞)
  • 치법: 발한해표(發汗解表)
  • 보조: 침구(針灸)로 대추혈(大椎穴)·합곡혈(合谷穴) 등 자침(刺鍼)하여 발한 유도

사례 5: 상초(上焦) 사기 집결형 — 浮大(부대)

45세 남성. 학질 발작 전 흉민(胸悶)·오심(惡心)·구역(嘔逆)이 심하고 목중(目中) 모호. 맥부대(脈浮大), 흉격비만(胸膈痞滿).

  • 병기: 담음(痰飲) 또는 숙식(宿食)이 상초·흉격에 몰려 있음
  • 치법: 토법(吐法)으로 상부의 사기를 토출
  • 참고: 토법은 현대 임상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지만, 개념적으로 상초(上焦)의 담탁(痰濁)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현대적으로는 화담개결(化痰開結)의 방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사례 6: 경증 풍발(風發)형 — 弦數(현삭) 경증

22세 여성. 한 차례 가벼운 한열왕래 발작 후, 다음 날은 발작 없이 미열·두통만 경미하게 있음. 식욕 양호, 맥현삭(脈弦數)하되 유력(有力)하지 않음.

  • 병기: 풍사(風邪)가 촉발했으나 정기(正氣)가 충분하여 사기 세력이 약해지고 있음
  • 치법: 음식 조섭(調攝). 소화 잘 되는 음식으로 비위(脾胃)를 보양하고, 과로를 피하며 정기 회복을 기다림
  • 의미: 무리한 한·토·하가 오히려 정기를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不治之治(불치지치)"를 택한다.

8. 유사 조문·관련 조문 비교

① 『내경(內經)』 소문(素問) 「학론(瘧論)」과의 관계

『소문(素問)』 「학론(瘧論)」에서 학병의 기본 병기를 설명한다:

"瘧之始發也,先起於毫毛,伸欠乃作,寒慄鼓頷,腰脊俱痛,寒去則內外皆熱,頭痛如破..."

이 조문은 학병의 발작 과정(오한 → 발열 → 한출)을 기술한 것이고, 금궤요략의 본 조문은 맥진에 기반한 감별과 치법 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내경이 병기(病機)의 원론을 제시했다면, 장중경은 진단에서 치료까지의 실천적 강령을 제시한 것이다.

② 『상한론(傷寒論)』 소양병(少陽病)과의 관계

상한론 제96조:

"傷寒五六日中風,往來寒熱,胸脅苦滿..."

소양병(少陽病)의 한열왕래(寒熱往來)와 학병(瘧病)의 한열왕래는 모두 반표반리(半表半裏)의 병위를 공유하며, 기본 맥상이 현(弦)이라는 점도 같다. 차이는:

구분少陽病(소양병)瘧病(학병)
한열왕래 양상불규칙, 지속적 교대규칙적·주기적 발작
주방(主方)소시호탕(小柴胡湯)유형별 한·토·하·온·조섭
병기소양추기(少陽樞機) 불리사기의 영위 출입

그러나 임상적으로 두 병증은 겹치는 부분이 많아, 소시호탕 계열이 학병에도 널리 활용된다.

③ 금궤요략(金匱要略) 학병편 다른 조문과의 관계

금궤요략 학병편에는 본 조문 뒤에 구체적 처방이 등장한다:

  • 촉칠산(蜀漆散): 학질 발작 전에 복용하여 담(痰)을 제거하고 발작을 차단
  • 백호가계지탕(白虎加桂枝湯): 온학(溫瘧), 열다한소형
  • 별갑전환(鱉甲煎丸): 학모(瘧母), 만성 학질로 비장(脾臟) 종대(腫大)

본 조문은 이들 구체적 처방의 총론(總論)·강령(綱領)에 해당하며, 뒤에 나오는 개별 처방 조문은 각 유형의 각론(各論)에 해당한다.


9. 오해하기 쉬운 지점

❶ "弦數"가 두 번 나오는 것의 의미

조문 앞부분의 "弦數者多熱"과 뒷부분의 "弦數者風發也"가 모순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 앞의 弦數: 학병의 한열 감별 기준으로서의 진단적 판단
  • 뒤의 弦數: 치법 결정에서 경증·풍발(風發)형으로 공격적 치료가 불필요한 경우의 치료적 판단

즉 같은 맥상이라도 전체 병세(病勢)의 경중(輕重)에 따라 치법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❷ 현맥(弦脈)이 반드시 학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맥은 간담병(肝膽病), 통증, 담음(痰飲), 소양병(少陽病) 등에서도 나타난다. "瘧脈自弦"은 "학병이면 반드시 현맥이다"라는 뜻이지, "현맥이면 반드시 학병이다"라는 뜻이 아니다. 이것은 진단에서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의 차이를 인식해야 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❸ 토법(吐法)의 현대 임상 적용

토법은 현대에 거의 사용되지 않으나, 개념적으로 상초(上焦)의 담탁(痰濁)·적체(積滯)를 제거하는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현대적으로는 화담(化痰)·이기(理氣)·개결(開結) 방법으로 대체하여 적용한다.

❹ "飲食消息止之"의 범위

이 구절을 단순히 "잘 먹으면 낫는다"로 이해하면 안 된다. 消息(소식)은 "적절히 조절하고 살핀다"는 뜻으로, 과식·편식을 피하고, 비위(脾胃)를 보호하며, 정기(正氣)를 손상시키지 않는 총체적 양생(養生)을 의미한다. 이는 한의학에서 "치미병(治未病)"의 사상과도 통한다.


10. 현대 생리학적 참고 해석

학병(瘧病)은 현대 의학에서 말라리아(Malaria)에 해당하며, 말라리아 원충(Plasmodium)의 적혈구 내 생활 주기에 따른 주기적 발열로 설명된다. 그러나 한의학에서의 학병(瘧)은 말라리아에 국한되지 않고, 주기적 한열왕래 발작을 특징으로 하는 모든 병증을 포괄한다.

현대적으로 본 조문의 맥진 감별 체계를 참고하면:

  • 弦數(현삭) / 열다: 감염 초기의 고열 반응, 면역계 과반응 → 해열·항감염 위주
  • 弦遲(현지) / 한다: 만성 감염으로 체력 소모, 면역 저하 → 보양·면역 강화 위주
  • 弦小緊(현소긴): 비장 종대, 소화기 장애 동반 → 소화기 기능 회복
  • 浮大(부대): 상기도 증상, 흉부 울체 → 상부 울체 해소

이러한 대응은 참고적이며, 경전의 원래 논리 체계를 대체하지는 않는다.


11. 총정리 도표

맥상진단병위병성치법
弦數(현삭)多熱(다열)陽分(양분)熱(열)(열다한소 치법)
弦遲(현지)多寒(다한)陰分(음분)寒(한)溫法(온법)
弦小緊(현소긴)裏實(리실)裏(리)寒實(한실) 응결下法(하법)
弦緊(현긴)表寒(표한)表(표)寒(한) 속박汗法(한법) / 針灸(침구)
浮大(부대)上焦實(상초실)上焦(상초)實(실)吐法(토법)
弦數(현삭) 경증風發(풍발)표리 경미풍사(風邪)飲食消息(음식소식)

이 조문은 학병 한 가지 병증 안에서 맥진(脈診)만으로 병위(病位)·병성(病性)·허실(虛實)·한열(寒熱)을 감별하고, 한(汗)·토(吐)·하(下)·온(溫)·조섭(調攝)이라는 다섯 가지 치법을 체계적으로 배분하는 장중경 변증논치(辨證論治)의 정수를 보여주는 조문이다.